“신발 사업, 진입 장벽 높지만 분명 전망 높은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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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 귀 | 엘에프(LF) 풋웨어 리테일 영업본부 상무

최근 패션 업계가 불황을 탈피하기 위해 신발 사업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에서부터 시작된 패션(의류) 브랜드의 신발 사업 참여는 어느새 국내 패션 업계까지 확대돼 기존 패션 상품의 콘셉트와 동일한 디자인과 스타일의 신발을 만들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패션 브랜드의 신발 시장 참여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의류 시장과 신발 시장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 반대한다는 의견과 기존 신발 시장에 패션 브랜드의 강점을 내세워 참여한다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의견이 서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엘에프의 풋웨어 리테일 영업본부 박부귀 상무를 만나 패션 브랜드의 신발 사업 참여와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신발 사업은 패션과 달리 장치 산업입니다. 신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몰드와 라스트를 제작하고, 그 위에 씌우는 어퍼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장에 나와 있는 오픈 몰드를 사용할 경우 남의 몰드를 사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브랜드마다 가진 고유의 콘셉트에 맞는 자체 몰드와 라스트가 필요한데 이것을 제작하는 데 상당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박 상무는 신발 분야는 각종 설비가 필요한 장치 산업으로 직접 생산에 나설 경우 우선 제조 설비에 큰 투자가 필요하고, 그 다음 지속적인 상품 개발과 전문인력 확보 등이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신발 사업이 패션 사업보다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라고 말했다.

엘에프(LF)의 풋웨어 리테일 본부의 대표 수입 브랜드 버켄스탁은 코르크 소재의 시그니처 아이템에 최근 고무 재질의 에바라인까지 합세해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ABC마트, 풋마트, 네오미오를 거쳐 2017년 엘에프에 영입된 박 상무는 신발의 생산, 수입, 유통 등의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전문가로 요즘 패션 기업들이 신발 사업에 하나둘씩 뛰어 드는 것에 대해 많은 투자와 더불어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써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발의 틀과 모양을 정하는 몰드와 라스트를 하나 만드는 데 꽤 큰 금액이 들어 갑니다. 처음 10개 만들고 시간이 지나 만약 100개를 만든다면 수 억원씩 투자된다고 보면 되죠. 하지만 이런 투자는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시도할 때마다 반복되는 것이어서 투자 비용은 계속 발생됩니다. 따라서 신발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 신발의 생산 사이클과 비용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사업에 뛰어 들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즘 슈즈 업계에 가장 핫한 브랜드가 휠라다. 휠라는 코트디럭스, 디스럽터2, 레이 등 연 이은 신발 히트작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박 상무는 최근 휠라의 부활과 가파른 성장은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하나의 사건과 같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휠라의 이 같은 성장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투자와 경험, 그리고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베트남 등에 갖춰진 탄탄한 연구 시설과 생산 인프라가 뒷받침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휠라는 직접 몰드와 라스트를 제작하고, 여기에 다양한 어퍼 또한 직접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생산 공장과 라인 확대 등 또 다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로 인해 휠라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신발 생산이 가능하게 돼 결국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상무는 신발 업계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업계 종사자의 평균 나이가 타 업계에 비해 높은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술력이 있어야 제대로 생산도 하고 디자인도 할 수 있는데 오랜 경력을 지닌 사람이 결국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이들과 같은 전문 인력이 확보돼야 애초 기획한 대로 제대로 된 신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박 상무는 신발 시장이 장치 산업이라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전문 기술자를 필요로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거시적인 신발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예전에는 옷에 신발을 맞춰 신었는데 지금은 신발에 옷을 맞춰 입을 정도로 신발이 패션 시장의 핵심 아이템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과거처럼 한 켤레를 구매해 오래 신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다양한 용도에 맞춰 여러 켤레를 구매해 신기 때문에 신발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사람들은 신발을 통해 자신을 드러냅니다. 옷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발로 유니크하고 아이코닉한 착장을 표현합니다. 또 구매 패턴도 바뀌었는데요. 신발의 기능성, 오리지널리티, 스토리 등이 담겨있는 신발을 주로 삽니다. 단순히 신발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 담긴 의미까지 가치를 부여해 구매한다는 뜻이죠. 또 예전에는 한 켤레 사서 집에서 신고, 산에도 가고, 운동도 했습니다. 지금은 친구를 만날 때 파티 갈 때, 운동할 때, 학교 갈 때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장소와 모임의 성격에 따라 신발을 바꿔가며 신습니다.”

박 상무는 자신도 슈즈마니아라고 소개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한정판 신발 등 티어가 높은 신발을 중심으로 수집하고 있는데 집 근처에 창고를 별도로 임대해 그곳에 600여 켤레의 신발을 보관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박 상무뿐만 아니라, 신발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성인 평균 한 사람당 15~20컬레의 신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파트 신발장 크기가 수년 전에  비해 4배 켜졌다는 점도 신발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엘에프의 풋웨어 리테일 본부의 영국 브랜드 핏플랍이 스테디한 매출로 캐시카우 브랜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엘에프의 신발 사업은 수입 브랜드의 안착과 더불어 자체 브랜드 런칭에 대한 투자 강화로 사업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입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버켄스탁은 기존 오리지널 라인인 코르크 소재를 사용한 신발의 인기가 그대로 유지된 채 최근에는 고무 재질의 에바라인이 추가로 출시돼 전체 매출 볼륨이 상승하고 있다. 또 다른 수입 브랜드 중 하나인 핏플랍은 10만원 중후반에 40~50대 여성들에게 머스트해브아이템으로 인기다. 여기에 핏플랍은 버켄스탁과 더불어 의사, 강사, 간호사 등 오랫동안 서서 근무하는 무릎이나 관절, 허리가 불편한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탄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엘에프의 신발 사업은 크게 수입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로 나뉜다. 버켄스탁과 핏플랍, 콜한 등은 수입 브랜드이고, 질바이질스튜어트, 바네사브르노 아떼, 질스튜어트뉴욕 등은 직접 디자인과 생산하는 자체 브랜드다. 부서는 크게 수입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의 영업부분을 총괄하는 풋웨어 리테일 영업본부와 디자인과 생산을 맡는 상품본부로 나뉜다.

엘에프는 이보현 상무를 영입해 풋웨어 상품 본부 총괄을 맡겨 질바이질스튜어트이미지 위), 바네사브르노 아떼이미지 아래), 질스튜어트뉴욕 등 자체 신발 브랜드 3 개를 런칭해 사업 강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박부귀 상무는 풋웨어 리테일 영업본부를 맡고 있고, 상품본부 총괄은 슈콤마보니를 거친 이보현 상무가 맡고 있다. 박 상무는 현재 수입 브랜드 가운데 버켄스탁과 핏플랍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부터 자체 브랜드 사업이 본격화돼 이를 통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 브랜드 매출 1위인 버켄스탁은 현재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목표 달성도 가능해 보입니다. 그 다음 핏플랍도 연간 수십만족을 판매해 확실한 캐시카우 브랜드 역할을 하는 있고요. 최근에는 콜한이 또 인기 상승 중에 있습니다. 나이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것이 계기가 돼 인기가 오르고 있죠. 여기에 상품본부가 직접 디자인, 생산하는 자체 브랜드 전개도 상품 개발을 중심으로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 우선 바네사브르노 아떼가 가장 먼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