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니 코로나19 재확산. 유통街 전반에 걸쳐 타격

장마로 휴가철 특수 놓치고, 코로나19로 추석 특수도 놓칠까 우려

0
104
이마트, 올해 대형마트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돼 어려움이 더했다.

유통업계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고민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54일이라는 역대급 장마로 인해 바캉스 대목을 그냥 보낸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자칫 추석 대목도 놓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재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세계·현대·롯데 등 대형 백화점 3사는 어렵게 전년 수준 매출로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서 터진 악재라 망연자실하고 있다. 올초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당시 백화점들은 확진자가 방문했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휴업을 시행해 매출에 타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 백화점 3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7% 급감한 377억원에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보다 6027억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백화점들은 5~6월로 다가오면서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해외 수입품과 명품 등에서 매출이 상승해 내심 위기상황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지금 상황은 오히려 상반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까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통가는 자칫 올해 대목 시기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걱정에 빠져있다.

홈플러스, 대형마트들은 이번 추석 연휴 직전 의무휴업일이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은 추석 특수를 위해 예년보다 빠른 8월초부터 선물 관련 상품군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대형마트가 서둘러 예약판매에 돌입하고 마케팅 활동에 나선 것은 올해 추석 연휴 직전에 의무휴업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은 10월 1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석 전날 또는 직전 주말을 이용해 각종 제수 음식을 장만하기 때문에 유통업계의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대형마트의 경우 바로 직전 주말 중 9월 27일이 의무휴업일이어서 추석 대목 역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지난해에도 추석 연휴 직전 주말에 의무휴업일이 걸려 매출에 큰 차질을 빚은바 있다. 대형마트 측은 이러한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에 거론하며, 명절 등 대목 시기만이라도 의무휴업일 해제를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대형마트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제외되면서 이래저래 어려움이 지속되던 상황이라 의무휴업일이 더 원망스러운 상황이다.

오랜 장마로 인해 올해 과일 가격 역시 폭등
했다. 사진=픽사베이

대형마트의 어려움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54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도 마트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채소와 과일 등 장바구니 물가에도 비상이 걸린 것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채소·과일 출하 감소와 품질 저하로 물량확보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주요 마트들은 미리 계약을 해 물량확보에 힘쓰고 있지만 모든 물품을 맞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량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진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채소와 과일 등의 구매를 위해 다른 물품 구입을 줄이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곧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유통가들의 대목 기대를 저버릴 우려마저 낳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오기 쉽지 않은 것을 감안해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백화점 3사(롯데, 현대, 신세계)는 올해 온라인 전용 상품을 30%~70%까지 늘렸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고객 대면 접수를 분산하기 위해 올해 추석 선물 예약 판매 기간을 지난해보다 열흘 앞당겼다.

이마트는 지난 설 명절 일부 점포에서 선보였던 ‘방문 주문 서비스’를 올해 전 점포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대형마트들은 그나마 위생용품과 건강식품 등 의 세트 상품을 통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만든 새로운 아이템도 눈길을 끈다. 롯데마트는 마스크, 핸드워시, 손 소독 티슈 등을 상자에 담은 위생용품 세트와 황사 마스크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위생용품 선물세트를 나란히 내놨다. 특히 이마트는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해 홍삼·유산균 등 건강식품 종류를 작년 70종에서 올해는 130종으로 2배 가까이로 늘렸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도 9월 12일부터 본격적인 추석 프로모션에 돌입할 예정이다. 새로운 명절 선물 트렌드인 ‘홈쿠킹’, ‘건강·다이어트’ 등을 반영한 선물세트를 확대해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이번 코로나19 확산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에만 타격을 입힌 것은 아니다.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피해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8월 11일 롯데리아 직원들의 코로나 집단 감염으로 소식에 이어 스타벅스, CGV, 롯데월드 등에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폐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행업계에서도 이번 코로나 확산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신라스테이 서대문점과 천안점에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것이 확인되자 해당 지점들의 투숙객을 내보내고 영업장을 폐쇄했다. 또, 전국 곳곳 관광지에 사전 예약을 했던 사람들이 코로나가 확산되자 예약을 취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 확산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경제활동 자체를 다시 한 번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확진자들 중 상당수는 감염경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람들의 활동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커머스와 홈쇼핑 업계만 또다시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는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업종 중 하나로 소비자들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어 높은 이용률을 기록했다. 특히 쿠팡은 지난 1분기 거래액만 3조원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의 결제금액은 1월 1조4400억 원에서 2월 1조6300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그동안 쿠팡 등에 밀려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했던 11번가도 언택트 소비 증가로 반등한 모습이다. 11번가는 2분기 기준 전년 동기대비 18.6%의 거래액 성장을 이뤄냈다.

역대급 최장 기간 장마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해 유통업계는 추석 대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외에도 쓱닷컴, 마켓컬리 등 배송 중심의 비대면 소비 플랫폼 이용률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사들은 적지 않은 고민을 떠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거론한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지만, 이미 온라인 중심의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과 상대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통업계는 더 이상 최악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악재만 가득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