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aily NewsChannel동네 토스트·분식의 해외 진출, 유통 대기업이 판 깔았다

동네 토스트·분식의 해외 진출, 유통 대기업이 판 깔았다

국내 외식 시장의 과밀화와 내수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토종 식음료(F&B) 브랜드와 외식 소상공인들의 시선이 국경 밖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브랜드나 영세 점주가 독자적으로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통관, 물류, 오프라인 매장 인허가를 해결하기에는 자본과 정보의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전국 단위 물류망을 갖춘 이커머스 배달 플랫폼과 글로벌 바잉 파워를 보유한 면세점 채널이 소상공인의 해외 시장 안착을 돕는 유통 디딤돌로 자리를 잡고 있다.

대형 유통사가 구축해 둔 유통망과 마케팅 거점을 활용해 초기 진입 비용을 최소화하고, 현지 소비자 반응을 신속하게 검증하는 이른바 플랫폼 기반 글로벌 인큐베이팅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상생 모델로 작동하는 양상이다.

국내 식음료 유통 시장은 원재료비와 임대료, 인건비가 동반 상승하며 한계 이익률이 급격히 저하되는 구조적 난관에 부딪혔다. 가맹 사업 위주의 프랜차이즈나 골목 상권의 외식 점포 모두 국내 시장에서는 출점 여력이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반면 K-컬처 확산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경험한 길거리 음식과 프랜차이즈 메뉴를 본국에 돌아가서도 소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F&B 영역은 화장품이나 패션을 잇는 차세대 글로벌 소비재로 부상했다.

대형 유통 플랫폼과 면세점 업계 역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단순 중개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를 넘어 지속 가능한 셀러 생태계를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면세점은 명품 패션과 면세 화장품에 편중되었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대형 유통사는 차별화된 F&B 브랜드를 발굴해 자사 채널의 킬러 콘텐츠로 육성하고, 외식 소상공인은 유통 대기업의 브랜드 신뢰도와 해외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수출 장벽을 넘는 협력 구조가 만들어졌다.

신세계면세점-이삭토스트, 업무협약식

축제 푸드트럭부터 면세점 소스까지, 리스크 낮춘 현지화 시험대
이러한 유통 전략의 전환은 실제 현장에서 가시적인 단계별 프로그램과 상품화로 실현되고 있다. 쿠팡과 쿠팡이츠는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와 손잡고 외식업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K-푸드 해외 도약 동행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2026년 9월 입문 교육을 시작으로 10월에는 셰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일대일 맞춤형 메뉴 컨설팅을 거쳐, 오는 11월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서 열리는 다문화 한마당축제에서 푸드트럭으로 직접 개발한 메뉴를 현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정식 점포 출점 전에 현지 상권의 트렌드와 미식 수용성을 저비용으로 사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플랫폼사가 직접 마련해 준 셈이다.

면세점 채널에서는 토종 길거리 간식 브랜드를 글로벌 규격 상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토종 토스트 브랜드 이삭토스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면세 판매 활성화와 전용 상품 공동 개발, 북미·오세아니아·유럽 등 해외 판매 채널 진출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인천공항 제1터미널점 입점을 시작으로 5월 명동점과 온라인몰, 7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으로 오프라인 판로를 확장한 이삭토스트는 해외 수출용으로 제작된 ‘이삭토스트 시그니처 소스’를 면세점에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 단독 입점 ‘이삭토스트’

이 상품은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 식품 카테고리 상위권에 오르며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구매 품목으로 안착했으며, 양사는 오는 10월 쓱데이 프로모션과 해외 전용 패키지 개발을 통해 글로벌 유통 확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대형 유통사와 F&B 소상공인의 결합은 유통 산업 전반의 자산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소상공인은 해외 법인 설립이나 대규모 마케팅 비용 지출 없이도 공항 면세점과 해외 지역 축제라는 검증된 상권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다. 유통 플랫폼과 면세점은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려운 고유한 K-푸드 큐레이션을 확보해 외국인 유저 유입과 객단가를 동시에 방어할 수 있다.

앞으로 K-푸드의 글로벌 진출은 단순 개별 출점 중심에서 벗어나, 유통 플랫폼의 데이터 분석력과 면세 채널의 글로벌 바이어 네트워크가 결합된 B2B 인큐베이팅 방식으로 한층 정교해질 전망이다. 국내 유통사와 외식 브랜드들은 현지 통관 기준에 맞춘 소스 및 레시피의 규격화를 서두르는 동시에, 해외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재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역직구 망을 촘촘히 연결해 나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글로벌 수익 모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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