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송우리 상권에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스노우피크어패럴과 휠라 대리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온라인과 비대면 트렌드가 강세를 보이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오프라인 대리(가맹)점 전망은 그 어느때보다 어두운 상황과 맞닥뜨려 있다.
최근 들어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대형 유통시설은 반등한 반면 소상공인이 중심인 가두 시장은 고객이 줄고, 매출이 떨어진 상태가 이어져 여전히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
전국을 대표하던 나들목 상권 가운데 하나인 포천 송우리 상권도 마찬가지 예전의 차량과 고객들로 넘쳐나던 호황기 때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고 지금은 고객들이 현격히 줄어든 모습이 역력하다. 과거엔 대로변을 따라 길게 매장들이 빼곡히 들어섰지만 현재는 중앙 위치를 제외하고 바깥쪽 매장은 아예 공실로 바뀌었을 정도로 상권이 위축돼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포천 송우리 상권에 다시금 활력이 불고 있다. 지난해 1월에 MLB 대리점 오픈에 이어 1년이 지난 올해 2월 스노우피크어패럴, 또다시 3월에 휠라 대리점이 연이어 오픈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3개 대리점을 오픈한 주인공은 패션 기업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지닌 정성찬 대표이다. 정 대표는 과거 이랜드, 세정과미래 등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전국 곳곳에 대리점을 개설하고 매장 관리를 한 사업 본부장 출신이다.
“처음 대리점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9년 9월입니다. 청주 성안길에 ‘탑텐’ 대리점을 오픈하면서 시작했으니까요. 이후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여성복, 아웃도어 브랜드 대리점도 운영해 봤습니다. 그러다 포천 송우리 상권은 지난해 1월에 MLB를 오픈하면서 처음 내딛게 됐습니다. 당시 이곳 상권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이었지만 저는 자신이 있었어요.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시점으로 보면 MLB는 예상보다도 빠르게 안착했고, 순조로운 운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과거 패션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전국 상권을 손바닥 보듯이 누빌 정도로 전국 곳곳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상권전문가이기도 하다. 전국 각 상권의 특징과 고객 수준 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정 대표의 시각으로 볼 때 포천 송우리 상권은 브랜드 본사와 대리점주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매출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포천 송우리 상권이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구리와 포천 간의 고속도로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고속도로 개통 후 차량이 송우리 상권을 그냥 지나치게 되면서 상권이 크게 타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봤습니다. 예전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의 대리점이라면 충분히 이익을 내는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 겁니다.”
◇ 전체 10개 오픈, 그 중 여성복과 아웃도어 등 3개 대리점 중단
정 대표는 직장 생활을 끝마치고, 애초에 대리점 운영이 아닌 창업을 통해 (주)에스씨리테일을 설립하고 유통 컨설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브랜드가 원하는 매장을 매칭하거나, 반대로 패션타운이나 상가가 원하는 브랜드를 매칭하는 일을 주사업으로 해 그간 몇몇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금은 브랜드 대리점 7개를 운영하면서 유통 컨설팅 사업은 제안이 있을 때만 진행하는 등 다 소비중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병행하고 있다. 대리점은 실제 지금까지 전부 10개의 매장을 열었
지만, 그 중 3개는 문을 닫았다.
“그간 패션 업계 근무 경험과 유통 컨설팅 사업, 그리고 3개의 대리점을 중단한 경험 등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습니다. 바로 대리점 사업은 상권·브랜드·사람, 이렇게 삼박자를 갖춰야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인지도 높은 브랜드, 뛰어난 입지, 그리고 실력을 갖춘 직원이 갖춰져 있을 때 대리점 운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상권을 자세히 보면 죽은 것 같지만 살아 있는 곳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또 대리점으로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권에 맞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정 대표가 포천 송우리 상권에 대리점을 열겠다고 처음 몇몇 브랜드에 노크했을 때 예상한대로 이 들로부터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MLB, 스노우피크어패럴, 휠라 매장이 위치한 곳은 송우리 상권에서도 가장 핵심 자리로써 이곳의 입지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또다시 브랜드를 노크했다.
“제가 선택한 송우리 상권 내의 매장 위치는 상위권 브랜드에 속하는 뉴발란스, K2, 아이더, 데상트, 다이나핏 등과 나란히 위치한 곳입니다. 이미 이들 브랜드 매장들이 효율이 나는 매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저 또한 충분히 목표한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브랜드들이 처음엔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제가 과거에 패션 기업에서 쌓은 경험, 상권과 고객 분석을 통한 자료를 토대로 여러 차례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오픈하게 된 겁니다.”
이처럼 정 대표는 송우리 상권 전체가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돼 있긴 하지만 아직 활기가 남아 있는 곳이 있고, 그 중에서도 뛰어난 입지의 매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 상권에 아직 없으면서 이곳 지역과 잘 부합하는 브랜드를 서치해 최종 대리점 대상 브랜드로 정했다는 것이다.
◇ 현재 그간 경험 토대로 성공적 운영, 향후 50개 운영 목표
정 대표는 브랜드를 선택할 때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우선 선택하고, 그 다음 상권, 고객과 잘 맞는지, 그리고 이곳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인지를 살펴본다고 말했다.
“대리점 오픈 시에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가 아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인지도는 높은데 아직 해당 상권에 없는 브랜드, 그리고 대리점을 이제 막 확대하는 검증된 브랜드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후 이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대표는 대리점으로 오픈할 대상 브랜드의 정보를 가장 많이 백화점에서 얻는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인기가 오르거나, 매출이 크게 성장하는 브랜드 중에 선택하기도 하고, 대리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브랜드가 있으면 해당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언론 기사나 업계에 평소 가깝게 지내고 있는 관계자들을 통해서도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확보해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처럼 매장을 여러 개 운영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점장의 역할이 무척 중요합니다. 저의 역할을 대신해야 하기 때문이죠. 먼저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 형성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 판매 능력, 그리고 아래 직원들을 교육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처럼 판매 직원을 구하기 힘들 땐 아래 직원들을 성장시켜 새로 오픈하는 매장의 책임자로 보내야 하니까요.”
정 대표는 업계 인맥이 넓기로 유명하다. 특히 패션 업계에 선후배, 형동생처럼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 대표는 대리점 오픈 시에 자신이 알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 안에서 우선 점장, 매니저, 판매직원들을 찾고, 없을 경우 인맥을 활용해 소개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리점 운영 시에 사람(직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함께 가족처럼 일하고 있는 점장, 매니저, 직원들은 모두 뛰어난 판매력과 좋은 인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대표의 판매 직원은 주변 매장의 매니저보다, 알바만 하더라도 주변 매장의 정식 판매 직원보다 실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정 대표는 패션 대리점 매장 오픈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는계획이다. 우수한 상권을 찾고, 유명한 파워 브랜드를 선택한 다음, 능력있는 직원들과 함께 최대 50개의 대리점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