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를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선호 현상이 남성 패션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 여성 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 상품을 둘러보던 남성 소비자들이 독립된 쇼핑 공간과 세분화된 브랜딩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의 매장 구성 방식도 빠르게 변하는 추세다.
이 같은 소비 형태 변화는 실적 지표로 입증됐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에르노는 지난 9월 국내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뛰었으며, 남성 라인 매출 역시 3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기존 대표 품목이던 패딩 중심에서 벗어나 캐시미어 재킷, 테크니컬 블레이저 등 단품과 아우터 전반으로 구매 영역이 확장된 결과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김덕주)은 남성 럭셔리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6층에 국내에서 첫 에르노 남성 단독 매장을 이달 개장했다. 브랜드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북부 레사 지역의 자연관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공간은 따뜻한 목재 소재를 주력으로 적용해 차분하면서도 격조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매장 전면에는 2026년 가을·겨울 남성 컬렉션이 진열된다. 환절기용 레이어링 착장을 제안하는 ‘시티 레이어스’와 골프 클럽하우스 감성을 반영한 ‘모던 레거시’를 중심 테마로 설정해 아우터웨어부터 니트, 팬츠, 셔츠에 이르는 통합 스타일링을 제시한다.
남성 하이엔드 패션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화려한 디테일보다 소재 고유의 완성도를 내세운 브랜드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에르노 관계자는 로고가 없어도 느껴지는 브랜드 특유의 가치를 앞세워 국내 남성 고급 의류 시장 내 입지를 단단히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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