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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디자인 서울’ 20년, DDP 넘어 서울 전역으로…‘서울디자인위크’ 개막

29CM와 꾸린 DDP디자인페어, 100% 국내 리빙 브랜드로…서울디자인어워드 91개국 1,200개 출품 역대 최대

2026 서울디자인위크가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올해로 13회째. 서울디자인재단과 무신사 29CM가 함께 꾸린 이번 행사는 ‘디자인 레시피(The Design Recipe)’를 주제로 오는 25일까지 12일간 DDP와 성수, 연희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이어진다.

개막식과 함께 열린 제7회 서울디자인어워드에서는 91개국 1,200개 프로젝트가 경합했다. 그 끝에 디자인 댓 매터스(Design that Matters)의 ‘오터 신생아 워머(Otter Newborn Warmer)’가 대상과 상금 5,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14일 DDP에서 열린 서울디자인어워드 2026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테넌트뉴스)

올해는 ‘디자인 서울’ 선언 20주년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2006년 당시만 해도 디자인이라고 하면 건물 외관을 꾸미거나 제품을 보기 좋게 만드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디자인으로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의 삶까지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돌아봤다.

개막식에 앞서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와 함께 디자인페어를 둘러본 그는 ‘디자인을 통해 시민의 삶이 더 나아지는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차 대표이사는 달라진 판을 숫자로 설명했다. 지난해 63만 명이 찾은 행사를 DDP 밖으로 끌어내, 서울 5개 권역의 150개 디자인 스팟을 하나로 엮었다는 것이다.

‘취향이 가득한 시장’을 주제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100여 개 국내 브랜드가 4개 테마 시장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사진=테넌트뉴스)

29CM와 꾸린 디자인페어, 100% 국내 브랜드를 ‘생활 방식’으로 묶어
무대를 넓힌 배경에는 확인된 수요가 있다. 서울디자인위크는 2025년부터 29CM와 손잡고 DDP디자인페어에 변화를 시도했고, 지난해 약 3만 명의 유료 관람객이 페어를 찾았다. 올해로 8회째인 페어는 18일까지 DDP 아트홀 전관에서 열린다.

참여 브랜드는 100여 곳이다. 29CM가 79개 브랜드를, 서울디자인재단이 영디자이너 20개 팀을 각각 선정했다. 지난해 국내외 디자인 브랜드를 폭넓게 소개했다면, 올해는 참여 브랜드 전체를 국내 브랜드로 채웠다. 가구·조명·홈데코·패브릭·주방용품까지 분야도 넓다. 전체의 75% 이상이 페어에 처음 참가하고,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도 70% 이상이다. 온라인에서 커 온 브랜드들이 관람객과 직접 마주하는 무대다.

전시 주제 ‘취향이 가득한 시장(Market of Taste)’은 서울의 상징적인 상권인 동대문 시장에서 착안했다. 가구·조명·그릇 등 품목별로 공간을 나누는 일반적인 방식 대신, 일상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관심사를 기준으로 삼았다.

‘나에게 집중하는 삶’과 ‘타인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두 축으로, 쉼·식사·정돈·교감에 따라 4개 시장으로 나뉜다. ‘고요한 몽상가’, ‘다정한 미식가’, ‘세심한 살림꾼’, ‘유쾌한 동반자의 시장’이다. 침구 브랜드 ‘고유’, 도자기 브랜드 ‘이도’, 금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롬버스랩’, 반려동물 브랜드 ‘바잇미’ 등이 각 시장을 채웠다.

서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20개 팀 100여 명의 대학생이 현대자동차, 옥스팜, BKID, 레어로우, 다비치안경 등과 협업한 결과물은 영디자이너 특별관 ‘신선한 첫 번째 레시피’에서 볼 수 있다.

페어는 온라인으로도 이어진다. 29CM 앱에서는 24일까지 기획전 ‘월간 이구홈 DDP디자인페어’가 열리고, 고리스튜디오·롬버스랩·무자기·타월로지스트·호텔파리칠 등 17개 브랜드가 개막일에 맞춰 신상품을 내놨다. 31일까지 페어에서 받은 리플렛을 가져가면 이구홈 5개 점포와 이구키즈 2개 점포에서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올해 처음 페어에 참가한 피아바의 백동화 대표는 “그동안 여러 전시회에 참여했지만, 차별화된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브랜드를 집중 조명한다는 점에서 이번 DDP디자인페어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포스터·쿠션·이불 등 홈·리빙 아이템으로 선보이는 뚜누(TOUNOU) 부스. (사진=테넌트뉴스)

“패션 다음은 K-리빙”…29CM 이구홈, 4년간 연평균 70% 성장
29CM가 홈·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접점을 넓히는 배경에는 ‘이구홈’의 성장세가 있다. 이구홈 거래액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연평균 70% 이상 늘었다. 오프라인 흥행이 온라인 구매로 번진 효과도 확인됐다. 지난해 페어 기간 이구홈 거래액은 직전 주 대비 40% 이상 뛰었다. 올해도 8월 18일 29CM에서 단독 판매한 슈퍼 얼리버드 티켓이 당일 매진됐다.

여성 패션 시장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온 큐레이션 역량이 홈·라이프스타일로 넓혀가는 중이다. 9월 말 기준 이구홈 입점 브랜드는 2024년 대비 25% 늘었고, 약 4,000개 브랜드 가운데 국내 브랜드 비중이 65%에 달한다. 오프라인 성적표도 뚜렷하다. 지난해 문을 연 ‘이구홈 성수 1호점’은 개점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20만 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은 점 초기인 2025년 7월 대비 올해 9월 말 기준 35%p 이상 높아졌다.

시장 흐름도 우호적이다. 국가데이터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가구·생활용품·애완용품 등이 포함된 생활 카테고리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주요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9CM 관계자는 “국내 신진 홈·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갖췄더라도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기회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브랜드를 발굴하고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확대해 브랜드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컨퍼런스에서 성수·연희까지…도시 전체가 디자인 전시장
DDP 곳곳에서는 25일까지 기획전시가 열린다. 잔디사랑방의 ‘스튜디오 실천’은 완성품뿐 아니라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보여준다. 국내외 디자인 스튜디오 8팀이 제품이 나오기 전의 고민과 실험을 펼쳐놓았다.

이간수문 전시장의 ‘콜렉티브 서울’에는 토요가구클럽, 더니트클럽 등 서울 기반 디자인 콜렉티브 10팀이 참여했다. 이탈리아 산업디자인전 ‘잇에일리언스’와 푸드 디자인전 ‘폰도: 음식, 디자인이 되다’도 관람객을 맞는다. 16~18일과 23~25일에는 팔거리에서 빈티지·공예·패션·F&B 창작자가 모이는 디자인 마켓이 선다.

15일과 18일 열리는 컨퍼런스에는 희녹, 프릳츠, 서울모닝커피클럽 등 서울에서 자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대표들이 연사로 나선다. 마리아 포로 살로네 델 모빌레 회장과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CDO도 무대에 오른다.

DDP 밖에서는 ‘서울 디자인 로드’가 동대문·성수·연희·서촌·압구정 5개 권역의 쇼룸, 카페와 F&B 공간, 갤러리, 복합문화공간 150곳을 탐방 코스로 묶었다. 올라이트, 포셋, 애프터노마드 같은 K-디자인 쇼룸부터 태극당, 이상의 집, 호전다실까지 아우른다. 코스는 카카오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성수 ZZON에서는 작가 8인이 기록한 서울과 20여 개 브랜드의 서울 굿즈를 만나는 ‘서울다움(Seoulness)’이 열린다. 연희에서는 BKID, 어반플레이 등이 평소 일반 시민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작업 공간을 여는 ‘디자인 오픈 스튜디오’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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