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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체코 국영 라거 ‘부드바르’, 아시아 첫 파트너로 ‘서울브루어리’ 택했다

협업 맥주 '서울 메이트' 7일 출시… 체코 전통 디콕션 공법에 국내산 흑미 더한 다크 라거

체코 정통 라거 브랜드 부드바르(Budvar)와 서울브루어리(대표 이수용)가 함께 빚은 ‘서울 메이트 체코 다크 라거(Seoul Mates Czech Dark Lager, 이하 서울 메이트)’가 10월 7일 출시됐다. 부드바르가 세계 각지의 브루어리와 이어온 ‘파트너십 브루잉’ 프로그램의 아시아 첫 사례다.

체코의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은 약 120리터로 세계 1위다. 한국(약 40리터)의 세 배에 이른다. 맥주가 생활 깊숙이 자리한 나라의 국영 브루어리가 아시아 첫 파트너로 서울의 크래프트 양조장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눈여겨볼 만하다.

출시일인 7일, 성수동 서울브루어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부드바르 글로벌 앰배서더 라딤 자노벡(Radim Zvanovec)과 이수용 대표가 나란히 섰다.

부드바르 글로벌 앰배서더 라딤 자노벡(Radim Zvanovec)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로컬 재료로 이전에 없던 맥주가 나왔고, 저희도 새로운 방식으로 만드는 법을 배우게 돼 굉장히 뜻깊다”고 밝혔다. 이수용 대표는 “체코 방식과 한국적인 재료, 두 문화가 만난 맥주가 한국에서 유통된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며 협업의 의미를 되짚었다.

‘서울 메이트’ 제품 사진

130년 헤리티지와 서울 최대 양조장이 만나다
부드바르는 1895년 체코 남부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시작해 131년째 같은 자리에서 맥주를 빚어온 국영 브루어리다. 13세기 보헤미안 왕조 시대부터 이어진 양조 전통을 잇고 있어, 현지에서는 ‘왕의 맥주’로 불린다.

라딤 자노벡은 “부드바르에게 맥주는 단순히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체코의 오랜 라거 양조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는 일”이라며 “그 전통을 지켜오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브루어리는 2018년 합정동의 작은 골목에서 출발해 2023년에는 성수동에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양조 공정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양조장을 열었다. 몰트는 지하에서 분쇄되고, 3층에서 당화, 4층에서 발효와 숙성을 거친 뒤 다시 지하로 내려와 패키징된다.

지금까지 선보인 맥주는 250여 종에 달한다.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이자, 서울에서 가장 큰 양조장이다. 일본, 싱가포르, 미국, 중국, 유럽 등지로 수출하며 해외 맥주 페스티벌에도 초청받고 있다.

“한국에서 맥주는 비교적 새로운 식문화지만, 유럽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음료예요. 어떻게 보면 유럽의 전통주인 셈이죠. 저희는 맥주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말이다.

두 양조장이 함께 내놓은 결과물이 ‘서울 메이트’다. 부드바르의 다크 라거와 서울브루어리의 시그니처 ‘서울 라이스 라거’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체코 전통 양조 방식에 국내산 흑미를 더한 4.7도 다크 라거로 완성했다.

부드바르 글로벌 앰배서더 라딤 자노벡이 ‘서울 메이트’를 들고 있다.

국내산 흑미 30% 이상…체코 다크 라거에 로컬 원료 접목
‘서울 메이트’는 알코올 도수 4.7%의 체코 스타일 다크 라거다. 다크 라거 특유의 은은한 초콜릿 향에 가볍고 산뜻한 바디감을 갖췄고, 끝 맛은 드라이하게 떨어진다.

맛의 골격은 부드바르에서 왔다. 부드바르 효모를 쓰고, 체코 전통 당화 방식인 ‘디콕션 매싱’을 적용했다. 당화는 맥아의 전분을 발효 가능한 당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디콕션은 이 과정에서 당화액 일부를 따로 덜어 끓였다가 다시 합치기를 반복한다. 시간과 품이 드는 대신,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비스킷, 토스트, 빵 껍질, 은은한 꿀 같은 고소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살아난다.

이 대표는 “어떤 라거는 깔끔하고 가볍지만 조금 비어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부드바르 라거는 깔끔한 음용성을 유지하면서도 몰트에서 오는 깊은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적인 개성을 더한 재료는 흑미다. 서울브루어리의 시그니처 맥주 ‘서울 라이스 라거’에서 착안해, 전체 곡물의 30% 이상을 국내산 백미와 흑미로 채웠다. 진한 몰트 풍미 위에 한국 쌀 특유의 부드럽고 은은한 고소함이 더해진다.

공정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쌀은 몰트 분쇄기에 들어가지 않아 방앗간에서 따로 빻아야 했다. 백미보다 단단한 흑미는 분쇄도, 익히는 일도 쉽지 않았다. 쌀을 1시간 이상 끓여 쿠킹한 뒤 맥아를 넣고, 다시 디콕션을 반복하는 복합 공정을 거쳤다. 이 과정을 맞추는 데만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설명이다.

라딤 자노벡은 “유럽에서는 쌀을 끓여 맥주를 만드는 방식을 쓰지 않아 저희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서울브루어리의 전문성 덕분에 잘 협력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서울 메이트는 500ml 캔과 생맥주 두 가지로 나온다. 캔은 7일부터 전국 CU에서, 다음 주부터는 롯데마트에서 판매된다. 생맥주는 수도권 일부 펍과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출시 기념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10월 9~11일에는 서울브루어리 성수를 비롯한 서울 6개 업장에서 라딤 자노벡이 직접 맥주를 따르는 게스트 탭핑 이벤트 ‘Meet the Seoul Mates’가 열린다. 이후 ‘Seoul Mates in Seongsu'(9~18일)와 ‘Seoul Mates in Seoul'(23~31일)이 차례로 진행된다.

해외 무대도 예정돼 있다. 두 브랜드는 다음 주 중국 베이징의 맥주 페스티벌에서 서울 메이트를 처음 해외에 선보인다. 내년 1월에는 체코 프라하의 크래프트 맥주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았다. 이 대표는 “체코 현지에 가서 한국에서 만든 체코 라거를 역으로 소개하고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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