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김장을 담그는 가구가 줄고 포장김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통업계의 김치 프리미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던 포장김치가 최근에는 원재료의 출처와 발효 제조 방식까지 따지는 고관여 상품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시작된 프리미엄 김치 사업에 주요 유통 기업들이 가세하며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고급화 흐름이 단순한 상품 라인업 확장을 넘어 유통사의 식품 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고 본다. 소비자가 식재료 안전성과 품질에 더욱 민감해짐에 따라, 엄선된 원물과 전통 제조 방식을 결합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현대백화점은 전통식품 브랜드의 노하우를 집약한 ‘명인명촌 김치’를 본격 선보인다. 오는 13일 압구정본점 식품관을 시작으로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핵심 점포로 접점을 넓히고 취급 품목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인공 첨가물을 배제하고 명인들의 핵심 부재료와 자연 발효 기법을 채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량생산 김치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이 최근 원물 고급화와 전통 발효 방식에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며 “프리미엄 김치 라인업은 단시일 내 높은 매출을 올리는 목적도 있지만 상권 내 고소득층 고객의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는 앵커 상품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신규 라인업은 일상용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별미용으로 이원화되어 공급된다. 대표 제품인 배추김치(1㎏ 기준 3만 원)와 열무김치(1㎏ 기준 2만 6,000원) 등 기본 품목에 더해, 인천 강화도 순무김치(1㎏ 기준 3만 2,000원)와 여수 갓김치(1㎏ 기준 3만 원)처럼 지역 특색이 강한 별미 김치도 순차적으로 전면에 배치된다.
핵심 경쟁력은 17여 년간 고유 식재료 발굴을 통해 구축한 장인 네트워크다. 경북 의성의 박희태 장인(마늘)과 경북 영양의 방영길 장인(고춧가루)을 비롯해, 신안 박성춘 장인의 천일염, 아산 김정배 장인의 4대 전통 새우젓, 경주 김명수 장인의 멸치액젓 등 검증된 재료만을 조합했다. 대량 생산용 점증제 대신 기장 다시마 육수와 찹쌀풀로 감칠맛을 낸 것도 주요 특징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프리미엄 김치 시장의 성장이 국내 소비에 머물지 않고 K-푸드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검증된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를 해외 미식 시장에 안착시키고, 더 나아가 국내 장인들의 개별 식재료 수출 판로까지 동반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포장김치 시장의 세분화와 프리미엄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1~2인 가구 증가와 외식 물가 상승 속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원하는 미식 수요가 맞물리고 있어서다.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서사(Storytelling)와 품질을 갖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향후 유통가 신선식품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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