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 및 유통 시장에서 두피 케어 분야가 단순 세정제나 성분 중심의 기능성 제품군을 넘어 고도화된 과학적 검증과 첨단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탈모 케어 제품들이 영양 공급이나 일상적인 두피 관리에 주력했다면, 최근 관련 기업들은 AI 빅데이터 분석 및 공학적 흡수 기술을 접목해 객관적인 효능을 입증하고 초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두피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기준이 정밀해지고 유통 채널 내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제품 경쟁력이 중요해진 산업 흐름을 반영한다.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유통 플랫폼과 뷰티 제조사들은 고도화된 R&D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외용제나 케어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의학적·생물학적 진단 방식을 상용화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전환하면서 두피 케어 시장의 진입 장벽과 제품 가치가 함께 상승하는 추세다. 유통 시장 역시 단순 판매 중심에서 탈모 위험도 진단과 맞춤형 처방이 결합된 종합 뷰티 솔루션 채널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고주파 마이크로포레이션 기반 약물 전달 기술의 플랫폼화
뷰티 디바이스 기업 에이피알은 자사의 핵심 기기 기술을 탈모 케어 영역에 적용해 유효성분 전달 효율을 높이는 플랫폼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에이피알은 산학 공동연구를 통해 고주파 미세천공술(RF Microporation) 기반 두피 건강 개선 및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 연구 성과를 약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파마슈틱스’에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홈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 X2’의 에어샷 모드에 탑재된 고주파 마이크로포레이션 기술을 국소 도포용 미녹시딜과 병용했을 때의 생체 전달 효과를 분석한 것이다.
전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밀 제어된 고주파 에너지가 두피 각질층에 일시적인 미세 전달 경로를 형성하면서 미녹시딜의 표피 및 진피 내 침착량이 단독 도포 대비 최대 2.40배 증가했다. 또한 안드로겐성 탈모 동물 모델에서도 모발 피복률과 길이, 굵기 등 주요 지표가 유의하게 개선된 점이 확인됐다.
이는 남아 태아 기형 위험성 등으로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경구용 약물 복용이 엄격히 금지되어 바르는 미녹시딜 치료에 의존해야 했던 가임기 여성 등 외용제 치료 환자군에게 기술적 대안을 제시한다. 에이피알은 이번 검증을 바탕으로 해당 고주파 기술을 다양한 유효성분 흡수를 돕는 두피·모발 케어 전반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2,200만 건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 기반 비침습 맞춤 진단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는 방대한 생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비침습적 탈모 예측 및 맞춤형 케어 솔루션을 구축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 중 하나다. 코스맥스는 한국과 일본의 국가 건강검진 빅데이터 약 2,200만 건을 AI에 학습시켜 개발한 ‘원형탈모 예측 모델’의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유전자 검사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 생체 샘플 채취가 필요했던 기존 침습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소비자 접근성을 한층 높인 비침습적 진단 체계를 완성했다. 이 AI 모델은 혈압과 간 수치 등 생리적 지표는 물론 인구통계 및 사회경제적 요인을 포함한 33개 변수를 다각도로 분석해 원형탈모 위험도를 측정한다.
코스맥스는 이 알고리즘을 맞춤형 뷰티 플랫폼 ‘바이닉(BYNIQ)’에 적용해 위험도가 낮은 경우 ‘소이액트’ 기반 제품을, 위험도가 높은 경우 ‘가녹실’ 성분 솔루션을 추천하는 데이터 기반 유통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동아시아계·유럽계·아프리카계 387명을 대상으로 다인종 두피 지질체 분석 연구를 진행해 인종별 맞춤형 바이오마커 패널을 구축하는 등 두피 유형을 세분화한 글로벌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R&D 기술 자산의 매출 성장과 글로벌 리테일 네트워크 확장
이러한 기술 고도화와 원천 기술 확보는 뷰티 기업들의 실질적인 사업 성과와 글로벌 유통망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맥스는 서울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손상모 인장 강도를 120% 이상 개선하는 신소재 ‘코어링크-에스’를 개발하고 세계 최대 뷰티 박람회인 ‘코스모프로프 볼로냐’의 코스모팩어워즈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인체 모낭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스트레스성 새치 발생 기전 규명 연구로 2025년 세계화장품학회(IFSCC) 본상을 수상하는 등 기초 연구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R&D 성과에 힘입어 코스맥스의 올해 상반기 헤어케어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5% 증가했으며, 최근 3년간 헤어케어 분야에서만 37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글로벌 유통 시장 공략도 구체화되어 기능성 소재 기업 사이언스코와 전 세계 17조 원 규모의 곱슬머리 시장을 겨냥한 전용 라인을 개발 중이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일본 미용 유통사 후지신과 합작법인 ‘트라이넥스(TRYNEX)’를 설립하고 현지 유통망에 AI 처방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케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단순 제조를 넘어 진단 데이터와 디바이스 기술을 융합해 글로벌 B2B 시장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다지는 유통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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