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랄라블라, 125개 매장에 택스 리펀드 서비스 도입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는 지난 2018년 2월,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내국세 즉시 환급(이하 택스 리펀드, Tax Refund) 서비스를 도입했다.
랄라블라는 지난 2018년 2월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상위 매장 17개점에 서비스를 먼저 도입한 후 2019년 2월 현재까지 전국 125개 매장에서 택스 리펀드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대부분의 매장에서 내국세 즉시 환급이 가능하도록 운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고객들은 국내 상품을 구매할 때 내야하는 세금을 미리 지불한 후 영수증에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는 용지를 추가로 발급받아 공항 등에 마련된 창구에서 사후 환급을 받는다. 하지만 이를 위해 별도로 대기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출국 수속 등으로 시간이 촉박해 내국세를 환급 받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월 방한 입국자수는 110만명으로, 95만여명에 불과하던 지난해 1월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이중 관광 목적은 8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성장했다. 방한 중국인은 3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이중 관광목적은 32만명으로 35.2% 늘었다
이에 랄라블라는 외국인 고객이 3만원 이상의 제품 구매 시 랄라블라 매장 내에 설치된 스캐너로 여권을 스캔하면 부가세가 차감된 금액으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로 랄라블라의 지난 1년간 택스 리펀드 운영 실적을 살펴본 결과, 서비스 도입을 최초로 시작한 2018년 2월 대비 2019년 1월의 택스 리펀드 건수가 매장 평균 약 23% 신장했으며, 환급 금액 역시 약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랄라블라는 매년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성을 크게 높여 매장 방문을 활성화하고, 이로써 매출 향상과 더불어 만족감을 더욱 증대시킴에 따라 외국인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한 랄라블라 서비스상품 MD는 “택스 리펀드 서비스를 도입한지 1년 정도 지났지만 외국인 고객들의 큰 호응에 힘입어 서비스를 대부분의 매장으로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 가격 할인 효과로 외국인 관광객 구매욕구 상승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택스 리펀드 시장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택스 리펀드란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사전면세점이 아닌 사후면세점(백화점, 아울렛, 명품 매장 등 다양한 유통업체)에서 물품을 구입한 후 소지하고 출국하는 경우 ‘외국인 관광객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 특례규정’에 의거해 물품에 포함되어 있는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택스 리펀드 대상 고객은 최저 3만원 이상 구매, 3개월 이내로 해외 반출하는 외국인(국내 체류 기간 6개월 미만)과 해외교포(2년 이상 해외 거주자/국내 체류기간 3개월 미만)다. 택스 리펀드 가맹점 즉 사후면세점은 지역 세무서에 신청만 하면 된다.
택스 리펀드는 유럽, 싱가포르, 태국, 캐나다 등 전 세계 약 80개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따라서 외국인 관광객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고객 유치 효과가 큰 편이다. 또한 환급액 만큼의 가격 할인 효과로 인해 가맹점 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욕구가 상승해 더 많은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1월부터는 매장에서 바로 세금을 공제해주는 즉시환급제가 도입되면서 공항에서 세금을 되돌려 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제도적으로 개선됐다. 일반환급은 환급창구(출국항, 도심쇼핑지역)에서 상한 한도 없이 이루어지며, 즉시환급은 구매 1건별 30만원 미만, 1인당 100만원 한도 내에서 이루어진다.
사전면세점 (Duty Free Shop)의 경우 내·외국인에게 모두 면세 혜택을 주며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관세를 면세해 주지만 구매한 물품을 공항 출국장에서 되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사후면세점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택스 리펀드 시장 주목
최근 택스 리펀드 시장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지난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크게 감소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534만명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이전의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3월에 발생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시장 다변화 시도가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 방한 외래 관광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과 대만, 동남아 지역의 방문객 증가가 두드러졌다.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2017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295만여명을 기록했다. 전체 방한 외래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해 20% 넘는 증가세를 보인 대만은 112만 여명이 방문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 고지를 넘어섰다. 베트남(41%)과 말레이시아(25%), 태국(12%) 등 동남아 지역뿐만 아니라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한 중국도 478만9천 명으로 15%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월 방한 입국자수는 110만 명으로, 95만여명에 불과하던 지난해 1월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이중 관광 목적은 8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성장했다. 방한 중국인은 3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이중 관광목적은 32만 명으로 35.2%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면세점 매출도 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면세점 매출액은 1조7천415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은 13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났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51만 명으로, 사드 보복 조치가 단행됐던 2017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외국인 관광객은 사드 사태 전인 2016년 1천724만 명이며, 그해 중국인 입국자는 807만 명에 달했다. 올해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치는 1,800만 명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택스 리펀드 시장 규모는 자연히 확대된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사후면세점의 외국인 대상 판매금액은 2조3,490억원, 환급금액은 1,624억원이었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치를 보였던 2016년에는 판매금액이 3조3,733억원, 환급 금액이 2,039억원에 달했다. 반면 사드 사태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받았던 2017년에는 판매금액이 2조2,924억원, 환급금액이 1,496억원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한 외국인 관광객 1,800만명이 달성될 경우 판매금액과 환급금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6년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환급대행사 10여개…사후면세점 1만8천개 달해
택스 리펀드 제도를 통한 내국세 환급은 환급대행업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국내에는 현재 시장 점유율 1위인 글로벌텍스프리를 비롯해 글로벌 블루코리아, 한국정보통신(KICC), 큐브리펀드, 글로벌인사이트, 태경이지택스프리 등 10여개 대행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사후면세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가가치세 10%를 환급해주고 환급금의 일정비율(25~30%)을 수수료로 받아 수익을 낸다.
시장 점유율 1위이면서 가장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 곳은 코스닥 상장사로 2005년 설립된 글로벌텍스프리다. 글로벌텍스프리는 지난해 10월 업계 2위인 KT 자회사 케이티스 (KTIS)의 택스 리펀드 사업부분을 양수했다. 글로벌텍스프리가 케이티스의 가맹점 약 2천개를 모두 자사로 흡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은 6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롯데백화점 본점 및 주요지점 환급창구 운영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국내 사업을 크게 확장, 가맹점 수 1만개를 돌파했다. 현재 국내 사후면세점 수는 1만8천여개에 달한다.
해외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 지난해 1월에는 싱가포르 택스 리펀드 시장 2위인 프리미어 택스프리 영업을 양수했으며, 11월에는 프랑스 택스 리펀드 업체인 심플리택스프리를 인수,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도쿄 등 주요 도시 백화점과 쇼핑몰에 환급 창구를 설치하고, 세계 최초로 알리페이 모바일환급서비스도 개시했다.
글로벌블루(Global Blue)는 전 세계 택스 리펀드 시장 1위 업체로, 국내에는 1999년 진출했다. 글로벌블루는 처음에는 스웨덴 쇼핑 세금 환급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유럽 택스프리쇼핑 (Europe Tax Free Shopping)으로 설립됐다가 1998년에 글로벌리펀드(Global Refund)로 사명을 변경했다. 글로벌리펀드는 원래 스웨덴 예테보리 근처에 있는 쿵스바카에 소재하고 있었지만 2001년에 사업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스위스 니옹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2010년에는 브랜드 이름을 글로벌블루로 바꾸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택스 리펀드 서비스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글로벌블루의 현재 가맹점 수는 약 6 천개로 15%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큐브리펀드는 지난 2010년 설립됐으며 각종 입장시설의 예약·예매 결제서비스와 택스 리펀드 사업을 하고 있다. 2016년 8월에는 롯데정보통신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큐브리펀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어 2017년 3월에는 글로벌 내국세 환급 업체인 핀트랙스와 함께 택스 리펀드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핀트랙스는 세계 2위 택스 리펀드 시스템 운영회사로 33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합작방식은 핀트랙스가 큐브리펀드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한국정보통신 (KICC)은 신용카드단말기를 공급해 신용카드조회서비스를 하는 국내 VAN 1위 사업자로, 택스리펀드 시장에는 2013년에 진출했다.

◇ 중국인 관광객 늘어나면서 시장 활성화 기대
외국인 관광객이 사후면세점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상품을 사면 환급대행사를 통해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를 돌려받는 택스 리펀드 시장은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 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2015년 외국인 전용 판매점을 사후면세점으로 전환하고, 2016년 즉시환급제를 실시하는 한편 환급 품목도 물품에서 의료, 숙박 등으로 확 대하는 등 시장 활성화 정책이 잇따라 시행되고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시장이 급팽창했다. 환급대행업체가 수수료로 올린 수익도 2012년 177억 원에서 2016년 860억 원으로 5배 증가했다. 사후면세점 수도 2012년 3296개에서 2016년 1만5981개, 2018년에는 1만8천개로 6년 동안 5.5배나 늘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로 씀씀이가 큰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련 업계가 침체기에 접어들었으며, 환급대행업체들도 자연히 실적이 악화됐다. 실적 악화로 고전하던 케이티스가 택스 리펀드 사업을 글로벌텍스프리에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도 이루어졌다.
전문가들은 사드 사태로 최근 2년간 고전했지만, 사회가 개방되고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관광 산업은 성장하게 되어 있어 택스 리펀드 시장 역시 발전할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택스 리펀드 시장에는 좋은 기회다.
일각에서는 현재 즉시환급액 대상인 구매 1건별 3만원 이상 30만원 미만, 1인당 100만원 한도도 상한액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환급대행업체들이 무리하게 제공하고 있는 리베이트도 법적으로 제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드 사태로 전면 중단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중국 당국의 해제 조치로 다시 돌아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택스 리펀드 시장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쇼핑 규모가 크고, 여권 소지자가 아직 6%에 불과해 잠재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글로벌텍스프리 이지훈 이사는 “올 들어 가맹점 매출 현황을 보면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여행사들의 전세기와 크루즈 운행 준비 움직임이 보이고 있고, 보따리상인 따이공 규제에 따른 사후면세점 수요 유입, 시장 경쟁구도 변화에 따른 경쟁 완화 등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해 올해 텍스 리펀드 시장은 최근 2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