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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롯데, 복합몰 20곳 짓는다… 2028~2030년 ‘대형 쇼핑몰 개장 지속’

백화점·아울렛 경계 허문 ‘빅블러’ 시대… 2030년 향한 수십조 원대 초대형 공간 추진

대한민국 유통 산업이 오프라인 점포의 단순한 상품 판매(Retail) 기능에서 벗어나, 고객의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고 여가·문화·엔터테인먼트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체류형 공간 플랫폼’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유통 대기업 3사(신세계·현대·롯데)는 오프라인 매장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경험의 가치’에서 찾고 있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백화점, 아울렛, 쇼핑몰, 레저, 숙박, 스포츠 시설 간의 경계를 허무는 ‘빅블러(Big Blur)’ 전략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러한 상업 공간의 패러다임 변화는 신규 출점 자원의 배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과거 수도권 핵심 도심 중심의 입지 선정 방식에서 벗어나,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신도시 거점(청라, 송도, 에코델타시티 등)과 유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지방 거점 대도시(광주, 부산, 대구, 울산 등)로 신규 대형 프로젝트가 집중되고 있다.

2028년 초 개장 예정인 인천 ‘스타필드 청라’

유통사들은 단일 업태의 신규 출점보다는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 규모의 대규모 복합개발사업(MXD: Mixed-Use Development)을 추진하면서, 도시 거점의 랜드마크를 형성하는 상업 타운 개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실제로 유통 3사가 계획 중인 신규 백화점·복합쇼핑몰 20곳 가운데 15곳이 복합쇼핑몰이다(테넌트뉴스 집계, 2026년 10월 기준). 과거 구매 중심이던 쇼핑 패턴이 구매·체험·휴식·문화를 결합한 ‘경험형 소비’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유통사들 역시 전통적 백화점 중심의 확장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 복합몰로 전략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2026년 10월 현재 유통 빅3가 추진 중인 미개장 신규 출점 프로젝트를 개장 목표 시기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형 복합몰의 개장은 2028~2030년에 집중돼 있으며, 신세계 울산과 롯데 인천·파주 등 일부 프로젝트는 아직 개장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스포츠·엔터테인먼트·교통 거점을 결합한 ‘초대형 랜드마크’ 확장
신세계그룹은 부동산 개발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필두로 2030년까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스타필드 중심의 복합몰 확장에 나선다. 신세계는 신규 추진 점포의 대다수를 복합쇼핑몰로 기획하고 있으며, 상권의 규모 및 특성에 따라 스타필드, 스타필드 시티, 스타필드 빌리지, 스타필드 마켓 등 다각화된 포맷을 전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공사가 한창인 ‘스타필드 청라’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 홈구장이자 대형 공연장으로 쓰일 약 2만3,000석 규모의 멀티스타디움과 복합쇼핑몰, 호텔을 하나로 묶은 프로젝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를 두고 ‘스포츠·레저·쇼핑이 결합된 세계 최초 멀티스타디움’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3,000억 원을 직접 출자하고, 하나금융그룹이 출자한 캡스톤자산운용 펀드(2,250억 원)와 베인캐피탈(700억 원)이 공동 투자해 약 6,000억 원의 자기자본을 조달했으며,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2,700억 원의 후순위 대출 약정도 확보했다. 관람석뿐 아니라 호텔 객실과 인피니티풀에서도 경기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정률은 2026년 3월 기준 약 40%로, 2027년 말 준공 후 시범 운영을 거쳐 2028년 초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에는 스타필드 청라 인근 추가 정거장(가칭 국제업무단지역)이 2029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이어서, 광역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부지를 개발하는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광주신세계는 2026년 2월 광주시와 3조 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단계(2026~2028년)로 백화점 신관을 신축해 영업면적을 기존 대비 3배로 넓히고 2028년 말 개점하며, 2단계(2028~2033년)로 35층(높이 180m) 터미널 빌딩과 42~44층 복합시설 4개 동을 지어 2033년 전체 사업을 마무리한다.

2027년 개장을 앞둔 ‘더현대 부산’(오른쪽 아래) 조감도.

이와 별도로 광산구 어등산 관광단지 내 유원지 부지 41만 7,531㎡에는 1조 3,403억 원을 투입해 체류형 리조트 상권인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조성한다. 쇼핑몰과 워터파크, 숙박·레저시설을 3단계에 걸쳐 짓는 사업으로, 2030년 1차 오픈 후 2033년 최종 완공이 목표다. 다만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2026년 3월 개발계획 변경안 심의에서 교통 대책, 개발이익 환수 방안, 레지던스 조성계획 등에 대한 보완을 요구해 재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는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지하 7층~지상 39층, 연면적 약 36만 3,000㎡의 광역 교통·상업·업무 복합단지로 전환하는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여객터미널과 환승센터를 지하화하고, 강변북로 직결램프 신설과 한강변 전망데크 조성 등에 쓰일 공공기여 1,381억 4,000만 원을 확보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6년 하반기 건축허가를 거쳐 2027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며, 2031년 준공이 목표다.

아울러 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에서는 파라마운트 IP를 활용한 국제테마파크 ‘스타베이시티’가 개발된다. 2050년까지 총사업비 약 9조 5,000억 원(1단계 약 3조 5,000억 원)이 투입되며, 2030년 1차 개장이 목표다.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의 신세계 부지(2만 4,322㎡)에는 최고 83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시설이 계획돼 있다. 2013년 백화점 건립을 전제로 매입한 부지지만, 오피스텔 비중이 높은 개발 계획을 두고 지역사회의 비판이 이어져 왔다. 신세계는 오피스텔을 2,500실로 늘리고 인접한 동원개발 부지와 함께 총 3조 3,000억 원 규모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연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신청한 뒤 2027년 건축허가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2.0’으로 부산·광주 거점 공략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검증된 뉴 리테일 플랫폼을 발전시킨 ‘더현대 2.0’ 전략을 지방 거점 도시의 신규 출점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백화점의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업과 아울렛의 가성비 MD, 그리고 넓은 면적의 문화·예술·자연 체험 콘텐츠를 하나의 공간 안에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하이브리드형 복합몰’이 핵심이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들어서는 ‘더현대 부산’은 총사업비 약 7,343억 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현대백화점 측은 2025년 11월 시공사 HL디앤아이한라와 부가가치세 포함 4,531억 원 규모의 신축공사 도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공사기간은 착공 후 23개월이다. 매장 면적의 절반가량(약 1만 평)을 상업 매장 대신 워터가든, 포레스트 등 자연·문화·예술 요소가 결합된 몰입형 체험 콘텐츠로 채워 서부산권의 대표적인 여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며,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경산(조감도)은현대백화점이 2025년 2월 유통상업시설용지 분양계획을 체결하고 추진 중인 대구·경북권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늦어도 2029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건설되는 ‘더현대 광주’는 총사업비 약 1조 2,000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문화복합몰이다. 2025년 11월 착공했으며, 지하 6층~지상 8층, 연면적 272,955㎡(영업면적 약 10만 890㎡)로 더현대 서울의 약 1.1~1.4배에 달한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그룹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설계를 맡아 방직공장의 역사적 유산과 미래형 상업 공간을 융합한 디자인을 구현한다. 당초 2028년이던 완공 목표는 2029년 상반기로 조정됐으며, 연간 3,000만 명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복합몰 확장 속도 조절… 핵심 점포 리뉴얼로 ‘선택과 집중’
롯데쇼핑은 2024년 10월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TIMEVILLAS)’를 중장기 성장축으로 삼아 2030년까지 약 7조 원을 투입해 국내 13개 복합몰을 운영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송도, 수성, 상암, 전주 등 4곳의 신규 개발과 기존 점포의 증축 및 전환이 이에 포함된다.

그러나 새 경영진 출범 이후 롯데백화점은 2026년 4월 타임빌라스 브랜드의 유지 여부를 포함한 전략 재검토에 들어갔고,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타임빌라스 확장 계획이 빠졌다. 신규 복합몰은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되, 기존 핵심 점포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무게를 싣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롯데몰 송도’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리처드 마이어가 설립한 마이어 파트너스(Meier Partners)가 설계를 맡은 프로젝트로, 쇼핑몰에 리조트 기능을 통합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다. 파일 공사를 맡은 하도급 업체와의 공사비 증액 마찰로 1년 넘게 공사가 멈췄으나, 2026년 7월 공사를 재개했다. 롯데는 2028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실제 완공 시점을 2030~2031년으로 내다보는 등 일정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에 들어서는 ‘롯데 타임빌라스 수성(조감도)’은 쇼핑과 여가, 문화를 한곳에서 즐기는 대구·경북권 광역형 체류형 복합몰로,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타임빌라스 수성’은 지하 공사를 마치고 지상층 철골 및 콘크리트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며, 롯데는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 DMC 부지의 복합몰은 2026년 4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오피스텔 비중을 줄이고 판매시설 비중을 약 60%로 높인 계획으로, 건축심의와 건축허가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는 인천점, 부산본점, 본점, 잠실점 등 4개 핵심 점포를 체류형 복합 매장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전면 리뉴얼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2026년 인천점을 시작으로 2029년 부산본점, 2030년 본점, 2032년 잠실점 순으로 리뉴얼을 추진한다.

대규모 복합개발이 직면한 3대 리스크와 향후 전망
전국적으로 추진 중인 대형 유통시설 개발 프로젝트들은 거대한 자본과 광역 인프라가 결합된 만큼, 진행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3대 위험 요소에 직면해 있다.

첫 번째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고금리에 따른 공사비 증액 갈등이다.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의 급격한 인상으로 시공사와 발주처, 원도급사와 하도급사 간 공사비 증액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송도 A 쇼핑몰이 파일 공사 단가 마찰로 1년 넘게 공사가 멈췄던 사례나, 창원의 복합쇼핑몰이 공사비 상승 여파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고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개장 목표가 여러 차례 연기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광역 교통망 및 인프라 연계 인허가 절차다. 대형 유통시설은 막대한 교통량을 유발하므로 지하철 역사 신설, 도로 확장, 오수관로 연결 등 기반시설 공사가 필수적이다. 스타필드 청라 개장(2028년 초)과 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 개통(2029년) 사이의 시차,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재심의,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과정에서의 계획 변경 요구 등이 사업 기간을 연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포츠와 쇼핑, 숙박을 한곳에 담은 ‘스
타필드 청라(조감도)’는 쇼핑몰이 경기장과 호텔을 품는 ‘체류형 랜드마크’의 대표 사례로 2028년 초 문을 열 예정이다.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마지막 세 번째는 유통 대기업의 재무 건전성 및 투자 우선순위 재조정이다.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유통사들은 무리한 신규 출점보다는 검증된 핵심 거점 점포의 리뉴얼에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A 백화점이 새로운 브랜드를 추진하면서 해당 브랜드를 계속 유지할 지 여부를 재검토하고, 핵심 점포 리뉴얼에 역량을 집중하는 기류 변화가 이를 보여준다.

향후 국내 대형 유통시설 시장은 단순한 외형 규모 경쟁을 넘어, 개별 프로젝트가 보유한 콘텐츠의 차별성과 광역 교통 거점으로서의 입지적 우위에 의해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문화, 여가를 결합한 융복합 콘텐츠 구축 능력을 갖추고 연계 인프라 사업을 차질 없이 완수하는 유통사만이 오프라인 상권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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