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People“제주의 빼어난 바다와 노을 위에 K-브랜드를 짓다”

“제주의 빼어난 바다와 노을 위에 K-브랜드를 짓다”

본태인터내셔널 강인호 대표·한경 이사가 그리는 ‘제주의 와이키키’

제주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풍경이 펼쳐진다. 거친 현무암과 푸른 파도, 붉게 물드는 노을을 배경으로 서울 성수동이나 도산공원 일대에서나 볼 법한 트렌디한 K-패션·뷰티 플래그십 스토어와 F&B 매장들이 자연의 일부처럼 자리 잡고 있다. 쇼핑백을 든 국내외 관광객들이 골목과 해변을 가득 메우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이곳은, 이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글로벌 리테일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 드라마틱한 변화의 진원지는 바로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롭테크 기업 본태인터내셔널이다. 2015년 애월 해안가 나대지에 GD와 함께 카페 ‘몽상드애월’을 선보이며 애월 카페거리 신화를 쏘아 올렸던 이들은 애월 ‘몽상타운’에 이어 동복리의 ‘공백타운’, 행원리의 ‘코난타운’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제주의 상업 지도를 완전히 새로 쓰고 있다.

지난 8월 본지의 첫 취재 이후 가을의 문턱을 넘어선 10월 23일, 제주의 가치를 세계적 명소로 확장하고 있는 본태인터내셔널의 두 주역, 강인호 대표와 한경 이사를 함께 만났다. 제주의 독보적인 자연경관과 리테일의 결합으로 ‘아시아의 하와이’, ‘제주의 와이키키’를 완성해 가고 있는 두 사람과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풀었다.

◇ ‘몽상’과 ‘공백’에서 시작된 여정… 본연의 아름다움에 K-브랜드의 숨결을 불어넣다

Q. 사명인 ‘본태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들었다. 회사의 출발과 사명 변경 계기가 궁금하다.

강인호 대표 “저희는 2015년 ‘몽상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습니다. 당시 아티스트 지드래곤(GD)과 손잡고 애월에 ‘몽상드애월’을 오픈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죠. 이후 2019년경 회사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면서 ‘본태(本態)’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본태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뜻합니다. 제주가 지닌 천혜의 자연경관과 본연의 아름다움을 훼손하지 않고, 그 위에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감도 높은 K-타운과 상업 시설을 개발·운영해 연결하겠다는 철학을 담았습니다.”

한경 이사 “초창기에는 자체 F&B와 공간을 직접 운영하는 구조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큰 변곡점을 겪으면서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했습니다. 직접 운영에 머무르기보다는 서울 도산이나 성수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던 노티드, 다운타우너, 새들러하우스 같은 브랜드들을 적극 유치하기 시작했죠. 결과적으로 이 피벗이 신의 한 수가 되어 F&B뿐 아니라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K-컬처 리테일 타운으로 진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본태인터내셔널이 제주에서 운영 중인 몽상타원, 공백타운, 코난타운의 위치. 회사는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 구제주 동문시장에 옛 제주은행 건물을 매입해 준비 중이다.

Q. 애월 바닷가에 ‘몽상드애월’을 열었던 초창기 비하인드 스토리도 흥미롭다.

강인호 대표 “사실 저는 제주 출신이지만, 당시 그 자리는 20~30년 동안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황무지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그 사이트를 찾았는데, 눈앞 바다에서 돌고래 떼가 뛰놀고 환상적인 노을이 펼쳐졌어요. 아티스트 친구(GD)도 제주를 워낙 사랑해서, 처음에는 대중을 위한 카페라기보다는 작업 공간이나 편히 쉴 수 있는 파티 공간으로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풍광을 대중과 나누고 싶어 60평 남짓한 공간에 카페를 열었죠. 그 작은 공간 하나로 시작된 발걸음이 오늘날 거대한 애월 ‘몽상타운’과 카페거리 상권의 모태가 될 줄은 예상치 못했습니다.”

본태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애월 ‘몽상타운’
◇ 노을빛 애월부터 에메랄드빛 코난까지… 자연의 결을 살린 3대 리테일 타운

Q. 본태인터내셔널이 구축한 애월 ‘몽상타운’, 동복 ‘공백타운’, 행원 ‘코난타운’은 각각 어떤 차별화된 매력을 지니고 있나.

강인호 대표 “제주 바다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저희 3대 타운은 각각의 자연이 가진 고유한 뷰 포인트와 결을 극대화하도록 기획됐습니다. 애월은 바다 너머로 붉게 떨어지는 ‘선셋뷰’가 압도적인 곳이고, 동복은 제주의 거칠고 광활한 바다 그 자체를 온몸으로 느끼는 곳입니다.

반면 행원리는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풍력 발전기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정취를 품고 있죠. 자연의 매력이 다르니 입점하는 브랜드의 감도와 공간 연출 방식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동복 ‘공백타운

한경 이사 “세부적으로 보면 애월 몽상타운은 확보된 1만 평 부지 중 8,000평에 30여 개 건물이 들어선 명실상부한 ‘제주의 성수’입니다.

몽탄, 베리시, 더바넷, 던스트, 하이산, 베이델리 등이 성업 중인 데다, 최근 10월 1일에는 향수 브랜드 ‘SW19’와 ‘레디영’이 문을 열었고, 조만간 ‘미세키 서울’, ‘스탠드오일’도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 푸른 바다가 내다보이는 골목 동선 자체가 해외 관광객들에게는 뉴욕 덤보 지역 못지않은 인생 사진 명소가 됐습니다.”

행원 ‘코난타운

Q. 동복과 행원에서도 굵직한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가 쏟아지고 있는 데 궁금하다.

한경 이사 “동복리 공백타운은 2018년 BTS 슈가와 함께 선보였던 복합문화공간 ‘공백’이 뿌리입니다. 40년 된 버려진 냉동창고 2동을 감각적으로 리모델링해 한국건축문화대상까지 받았던 도시재생 프로젝트였죠. 여기에 런던베이글뮤지엄, 몽탄, 카페 레이어드, 블루엘리펀트 등을 차례로 유치했습니다.

현재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월 8억~10억 원, 몽탄은 5억~6억 원, 블루엘리펀트는 4억~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타운 전체에서만 월 20억 원 이상의 기록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애월 20평 매장에서 월 2억 원대 매출을 터뜨린 잡화 브랜드 ‘하이산’도 공백타운에 2호점 오픈을 준비 중입니다.”

공백타운의 ‘몽탄’

강인호 대표 “행원리 코난타운은 에메랄드빛 코난비치를 품은 1,400~1,500평 규모의 대지 위에 카멜커피와 조인트벤처로 육성한 베이커리 ‘픽업카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픽업카페는 테이크아웃 전용임에도 월 3억 원대 매출을 넘나들며 제주 대표 디저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 코난비치 특유의 러닝 문화를 살려 산산기어의 러닝 브랜드 ‘토지(TOJI)’ 플래그십 스토어를 유치했고 과거에 나이키 ‘런 제주’ 행사도 함께 열었습니다. 최근 오픈한 패션 브랜드 ‘코이세이오(KOISEIO)’는 오프닝 첫날 하루에만 7,700만 원, 사흘간 1억 5,000만 원이라는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해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몽상타운의 ‘베리시’
◇ 박스형 빌딩을 넘어 ‘멋과 효율’의 공존… 글로벌 팬덤이 집결하는 플래그십의 성지

Q. 백화점이나 복합몰 같은 도심 상권과 비교할 때 제주 리테일 타운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한경 이사 “도심의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나 타임스퀘어 같은 복합몰은 밀폐된 박스형 건물 안에서 브랜드를 소비합니다. 반면 저희 타운은 제주의 살아 숨 쉬는 바다와 노을, 해안 도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패션·뷰티 브랜드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철학과 감성을 도심에서 불가능한 스케일과 비주얼로 온전히 전달하는 최적의 ‘시그니처 플래그십’ 무대가 되는 셈입니다. 베리시가 과감히 1층을 비우고 브랜딩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바다 전망을 활용한 특화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몽상타운의 ‘블루엘리펀트’

강인호 대표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이나 일본 오키나와, 스페인의 푸에르토 바누스 같은 세계적인 휴양지에 가보면 해변을 따라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들이 근사하게 도열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부산 해운대나 강원도 양양도 시도했지만 온전한 리테일 타운으로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주 애월과 동복, 행원에서는 이것이 현실이 됐습니다. 단순히 커피나 밥을 먹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고 소유하기 위해 찾는 ‘목적지형 상권’이 형성된 것입니다.”

지난 9월 코난타운에 에이펙코포레이션이 문을 연 코이세이오 제주 플래그십스토어. 코난타운의 ‘코이세이오

Q. 3개 타운 ‘멋’은 기본, 브랜드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효율’이 대단히 높다고 들었다.

한경 이사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바로 ‘멋과 효율의 공존’입니다. 감도만 높고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상권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현재 제주를 찾는 연간 방문객은 내외국인을 합쳐 1,600만 명에 달하며, 그중 10~20%가 본태의 타운들을 거쳐 갑니다.

특히 코이세이오의 경우 오프닝 매출의 90%가 외국인에게서 나왔고, 그중 대다수가 중국인이었습니다. 브랜드 자체의 팬덤과 제주의 상권 파워가 결합하면서 서울 성수나 명동 이상의 글로벌 테스트베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브랜드와 타운 개발사가 상생할 수 있도록 고정 임대료뿐 아니라 매출 수수료 쉐어 방식을 적극 도입한 것도 상권의 폭발력을 키운 요인입니다.”

◇ 구제주 원도심부터 전역으로… 세계인이 찾는 ‘아시아의 하와이’를 완성하다

Q. 최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구제주 ‘동문 프로젝트’와 향후 확장 계획?

강인호 대표 “제주 동문시장은 공항과 가장 가깝고, 야시장까지 활성화되어 밤낮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가장 붐비는 핵심 거점입니다. 서울로 치면 광장시장과 명동을 합쳐놓은 곳이죠. 저희는 동문시장 내 위치한 연면적 약 1,300평 규모의 옛 제주은행 본점 건물을 매입해 원도심 재생 리테일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2027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경 이사 “동문 프로젝트는 본태가 쌓아온 F&B, 패션, 라이프스타일 역량이 집약된 콤팩트 몰 형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제주 시내에 있던 픽업카페 본점을 이곳으로 이전하고, 야시장과 연계한 나이트 마켓, 층별 패션·뷰티 특화 MD, 상층부 체류형 숙소까지 유기적으로 결합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표선, 금능, 우도 등 제주의 주요 6개 거점에 추가 부지를 확보해 타운 확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몽상타운의 ‘더블러버스’

Q. 본태인터내셔널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비전과 포부는 무엇인가.

강인호 대표 “저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대한민국 제주를 찾았을 때, 가장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K-브랜드를 비롯한 특별한 글로벌 브랜드들을 가장 멋지게 경험할 수 있는 ‘아시아의 하와이’, ‘제주의 와이키키’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제주의 고유한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계 어느 명소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리테일 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

한경 이사 “브랜드가 자신의 색깔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면, 제주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물을 맞춤형으로 구현해 줄 수 있는 실행력이 본태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자연과 문화, 브랜드가 공존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뿜어내는 세계적인 리테일 명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혁신적인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본태인터내셔널이 그리는 제주의 내일은 단순한 상업 공간 확장이 아닌, 제주의 천혜 자연과 K-컬처 산업이 만나 탄생하는 새로운 문화적 영토의 확장이었다. 붉은 선셋과 에메랄드빛 파도 위로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이들의 실험은 이미 제주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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