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의 성장이 대형·핵심 점포로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는 가운데 명품과 식음, 문화·체험 콘텐츠를 갖춘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이 60%에 이른 지금, 한국 유통의 성장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대형 쇼핑시설이다.
신세계 강남점과 더현대 서울, 갤러리아명품관 같은 대표 백화점, 그리고 스타필드·타임스퀘어·아이파크몰로 대표되는 복합쇼핑몰이 그 중심에 있다. 이들은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패션과 식음,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한데 묶은 ‘목적지’로 진화하며 소비자를 불러 모으고, 그 힘으로 오프라인 시장 전체의 체온을 끌어올리고 있다.
테넌트뉴스는 11월 복합쇼핑몰 특집호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현재를 짚고, 각 시설의 경쟁력과 최근 성과, 입점 정보를 소개한다.
◇ 외국인·명품 타고 백화점 ‘역대 최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온라인(8.1%)과 오프라인(6.2%)이 함께 성장한 가운데 업태별 희비는 뚜렷했다. 대형마트(-7.3%)와 SSM(-6.6%)이 뒷걸음질한 반면 백화점은 20.1% 급증하며 오프라인 성장을 사실상 홀로 이끌었다. 6월 한 달만 보면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22.2%에 달했고, 하반기 들어서도 7월 17.9%, 8월 11.9% 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 갔다.
채널 지형의 변화는 더 극명하다.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9.6%로, 6월에는 60.4%까지 올라갔다.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21년 15.1%에서 올해 6월 7.5%로 반토막 났다. 생필품 구매는 빠르게 온라인으로 옮겨 가는 반면, 경험과 체류를 파는 대형 쇼핑시설은 오히려 고객을 늘리고 있다. 오프라인 안에서도 ‘갈 이유가 있는 곳’으로 수요가 몰리는 재편이 진행 중인 것이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백화점 빅3는 올해 1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함께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총매출 2조257억 원(13.0%↑), 영업이익 1,410억 원(30.7%↑)을 올렸고, 현대백화점(백화점 부문)은 순매출 6,325억 원(7.4%↑), 영업이익 1,358억 원(39.7%↑)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도 순매출 8,723억 원(8.2%↑), 영업이익 1,912억 원(47.1%↑)을 거뒀다. 상승세는 2분기에도 이어져 3사 모두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겼고, 증가율은 각각 50%를 웃돌았다. 롯데와 현대는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2분기 영업이익은 롯데 1,197억 원(84.0%↑), 신세계 1,088억 원(53.5%↑), 현대 1,101억 원(58.6%↑)이었다.
성장의 동력은 외국인과 명품이다.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1,071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883만 명)보다 크게 늘었고, 3사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1조7,2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2조800억 원)의 83%를 이미 채웠다. 3사가 나란히 연간 외국인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별로는 롯데 6,400억 원(125%↑), 신세계 5,800억 원(120%↑), 현대 5,000억 원(112%↑)으로 3사 모두 두 배 이상 늘었다. 산업통상부 집계에서도 상반기 백화점 명품 매출은 30.8% 증가했다. 소비심리에도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9월 106.6으로 전월보다 2.1포인트 올랐다.
점포 단위의 ‘체급’도 커졌다. 지난해 연매출 1조 원을 넘긴 백화점은 13곳으로 1년 새 1곳 늘었다. 신세계 강남점은 3년 연속, 롯데 잠실점(롯데타운 잠실)은 2년 연속 3조 원을 넘었고, 현대 판교점이 2조 원대에 새로 올라섰다. 올해는 국내 첫 ‘4조 원 점포’ 탄생이 유력하다. 상위 점포로 수요가 쏠리며 대형 점포가 시장 전체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 지속 성장하는 복합쇼핑몰
복합쇼핑몰의 성장 곡선은 더 길고 꾸준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일시적 정체를 제외하면 주요 복합몰은 해마다 외형을 키워 왔다.
2009년 문을 연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지난해 매출 6,500억 원(추산)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용산 아이파크몰은 2021년 3,524억 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6,495억 원으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 키웠다. 2012년 개장한 인천 스퀘어원은 팬데믹 시기를 빼면 해마다 매출이 늘어 ‘14년 연속 성장’을 내걸었다. 스타필드 하남은 누적 방문객 2억5,000만 명(올해 8월까지)을 기록했고, 마곡 원그로브몰은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넘어서며 새 얼굴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복합몰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스타필드처럼 대규모 부지에 쇼핑과 레저를 결합한 ‘테마파크형’, 타임스퀘어와 아이파크몰처럼 도심 교통 거점에 자리한 ‘역세권형’, 트리플스트리트처럼 거리를 걷는 경험을 살린 ‘스트리트형’, 삼정타워처럼 층마다 다른 콘텐츠를 쌓아 올린 ‘수직형’, 원그로브처럼 대형 오피스와 결합한 ‘업무복합형’까지, 입지와 상권에 맞춘 모델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복합몰의 경쟁력은 ‘머무는 시간’에서 나온다. 대형 SPA와 라이프스타일 앵커, 팝업과 공연, 체험형 콘텐츠가 방문 이유를 만들고, 그 체류가 식음과 쇼핑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무신사 스탠다드와 유니클로 같은 대형 SPA 매장, 캐릭터와 IP를 앞세운 팝업스토어가 복합몰로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점 브랜드 입장에서도 대형 쇼핑시설은 매출과 브랜드 노출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채널이 됐다.

운영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마곡 원그로브처럼 연기금과 자산운용사가 투자하고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이 임대와 운영을 맡는 구조가 등장했고, 개발사와 유통 전문 운영사가 역할을 나누는 위탁운영 모델도 늘고 있다. 대형 쇼핑시설이 유통 기업의 점포를 넘어 기관투자가가 주목하는 핵심 부동산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모든 점포가 웃는 것은 아니다. 성장의 과실은 대형·핵심 점포에 집중되고, 경쟁력이 약한 점포는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올해 37개 점포를 닫는 등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리뉴얼을 진행한 주요 점포에서는 매출 증가가 나타났다. 약 3년에 걸친 리뉴얼을 마친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지난해 매출 8,3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20% 넘게 성장했다. 영업면적의 80%를 바꾼 노원점은 상반기 매출이 15% 늘었다. 소비자는 더 많은 것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점포를 선택하고, 유통사는 그 선택을 받을 점포에 투자를 몰아주고 있다. 대형 쇼핑시설이 시장의 중심축이 된 이유다.

◇ 2030년까지 이어질 ‘대형화’ 경쟁
성장은 다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현대·롯데 빅3가 현재 추진 중인 미개장 신규 출점 프로젝트는 테넌트뉴스 집계로 20곳에 이르며, 대형 복합몰 개장은 2028~2030년에 몰려 있다. 신세계는 2030년까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스타필드를 키우고, 약 2만3,000석 규모 멀티스타디움을 품은 스타필드 청라가 2028년 초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모델을 지방으로 넓혀 더현대 부산(2027년)과 더현대 광주(2029년 상반기)를 연다. 총사업비 약 7,343억 원이 들어가는 더현대 부산은 매장의 절반가량을 워터가든과 포레스트 같은 체험 공간으로 채우고,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설계한 더현대 광주는 연면적 27만2,955㎡ 규모로 지어진다.
롯데는 2030년까지 7조 원을 들여 복합몰 13곳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올해 들어 신규 몰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잠실점 등 핵심 점포 리뉴얼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공사비 상승과 인허가 지연으로 개장 일정이 미뤄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계획대로 문을 여느냐가 업체별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기존 강자들의 재투자도 활발하다. 갤러리아는 명품관 재건축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10월 서관 건축허가를 받았고,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본관 지하 식품관을 시작으로 단계적 리뉴얼에 착수했다. 타임스퀘어 운영사 경방은 수도권에 연면적 19만8,000㎡ 이상의 복합몰을 하나 더 짓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신세계의 화성 국제테마파크와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롯데의 대구 수성과 서울 상암 복합몰까지 더하면, 향후 5년간 대형 쇼핑시설의 지도가 새로 그려진다.

◇ 테넌트가 주목해야 할 네 가지 흐름
흐름은 분명하다. 첫째, 앵커의 대형화다.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 SPA, 가구·리빙 플래그십이 몰의 집객을 책임진다. 둘째, 체험과 IP다. 팬덤 팝업과 캐릭터 스토어, 공연이 방문 목적을 만든다. 셋째, 식품관의 고급화다. 신세계 강남점의 대형 식품관에 이어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럭셔리 미식 전문관’으로 식품관을 바꾸고 있다. 넷째, 외국인 관광객이다. K-패션과 K-뷰티를 찾는 관광객이 서울 주요 점포의 새 큰손이 됐다.
대형 쇼핑시설과의 협업은 브랜드에 매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내외 관광객과 2030세대가 몰리는 대표 시설에 매장을 내는 것 자체가 브랜드의 위상을 보여 주는 지표가 됐기 때문이다. 대형 쇼핑시설은 이제 지역 상권의 지형을 바꾸고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는 인프라다. 이어지는 페이지에서는 특집호에 참여한 대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경쟁력과 최근 성과를 차례로 소개한다.
01 한국을 대표하는 쇼핑시설 · 백화점

◇ 신세계 강남점|국내 첫 ‘연매출 4조’ 백화점을 향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과 맞닿은 신세계 강남점은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이다. 지난해 매출 3조6,720억 원으로 3년 연속 3조 원을 넘겼고, 약 9% 성장하면 국내 백화점 최초로 연매출 4조 원을 넘어선다. 2년 연속 3조 원을 넘긴 롯데타운 잠실과 ‘4조 클럽’ 첫 주인공 자리를 다툰다.
경쟁력의 첫 축은 명품이다. 에르메스(4개)·루이비통(3개)·샤넬(4개)·구찌(6개)·디올(4개)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남성·여성·뷰티·슈즈·주얼리·키즈로 세분화해 100여 개 명품 매장을 운영한다. 국내 단일 점포 최대 라인업이다. 오데마피게의 국내 유일 매장과 불가리·티파니·까르띠에·반클리프 아펠 등 주얼리 브랜드를 갖췄고, 2024년에는 2,1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남성 명품전문관도 완성했다.
두 번째 축은 식품관이다. 2024~2025년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프리미엄 다이닝 ‘하우스오브신세계’, 프리미엄 슈퍼마켓 ‘신세계마켓’,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을 잇달아 열어 약 6,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을 완성했다. 명품과 식품이 VIP와 2030세대를 함께 끌어들이고,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직결된 입지는 광역 수요까지 흡수한다.

◇ 더현대 서울|‘백화점의 문법’을 바꾼 여의도 랜드마크
2021년 2월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개장 5년여 만에 한국 백화점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영업면적 8만9,100㎡에 60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섰지만 매장 대신 실내 정원과 휴식 공간에 과감히 자리를 내줬다. 1,000여 평 실내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의 평균 체류 시간은 37분으로 패션 매장(4분)의 9배다.
오픈 2년 9개월 만인 2023년 연매출 1조 원을 넘어 국내 백화점 최단기 ‘1조 클럽’ 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매출은 1조2,864억 원으로 전국 순위를 10위에서 7위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매출의 58%를 2030세대가 차지했고, 한 해 660여 건, 하루 두 번꼴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오픈 이후 182개국 고객이 다녀가며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됐다.
현대백화점은 이 모델을 발전시킨 ‘더현대 2.0’을 2027년 더현대 부산, 2029년 상반기 더현대 광주에 적용한다. 더현대 서울도 올해 러닝 특화 공간 ‘더현대 러닝 클럽’과 외국인 고객을 위한 ‘러기지 딜리버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체험과 편의를 더했다.

◇ 갤러리아명품관|국내 최초 ‘명품관’, 재건축으로 ‘퀀텀 점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갤러리아명품관은 1990년 국내에 처음 ‘명품관’ 개념을 들여온 럭셔리 백화점의 대명사다. 1997년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라인업을 완성했고, 2003년 국내 최초 VIP 전용 공간 ‘PSR’을 연 뒤 20년 넘게 VIP 서비스 노하우를 쌓았다. 하이주얼리·워치 매출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했고, 올해 1~9월 외국인 매출도 45% 늘었다.
명품관은 이제 다음 도약을 준비한다. 준공 40년이 넘은 WEST·EAST 건물을 재건축해 영업면적을 8,800평(2만9,091㎡)에서 1만8,000평(5만9,504㎡)으로 두 배 이상 넓힌다. 헤더윅 스튜디오와 협업한 ‘어 주얼 포 서울(A Jewel for Seoul)’은 모래시계 모양의 곡선 파사드에 지하광장과 옥상정원을 더했다. 올해 5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10월 서관 건축허가를 받았다. 2027년 착공, 2033년 완공이 목표다(예정).
재건축 전까지 MD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원 럭셔리’ 전략에 따라 에르메스와 고야드를 개관 이후 처음 WEST로 옮겨 각각 1.7배, 1.5배로 키웠고, 아시아 첫 ‘디아티코’, 국내 첫 ‘모저앤씨’, 세계 첫 ‘제임스펄스’ 남성 단독 매장을 들였다. 올해는 WEST 3층을 무신사 엠프티·아더에러 등 젊은 고객과 외국인을 위한 공간으로 바꿨다. 한화갤러리아는 재건축을 통해 명품관을 세계 최고 수준의 럭셔리 백화점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목표다.

◇ 롯데백화점 잠실점|백화점·명품관·쇼핑몰을 하나로 묶은 ‘롯데타운’
1988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014년 롯데월드몰과 에비뉴엘 잠실이 들어서며 몸집을 키웠다. 2021년 롯데월드몰 운영권을 넘겨받아 잠실점·에비뉴엘·롯데월드몰을 하나의 상권으로 통합하면서 ‘롯데타운 잠실’ 시대가 열렸다.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까지 이어진 국내 대표 타운형 리테일 모델로, 롯데백화점 30개 점포 가운데 매출 1위다.
롯데타운 잠실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15% 성장했고, 지난해 2년 연속 연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연간 방문객은 6,000만 명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 이상, 1월부터 10월 5일까지 외국인 매출이 100% 늘며 연매출 4조 원에 도전한다. 외국인 전용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은 10월 5일 기준 25만 명이 가입했다.
에비뉴엘은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3대 명품 매장과 프리미엄 전용 팝업 ‘더 크라운’을 운영 중이다. 롯데월드몰은 지난해 약 60개 매장을 재편하고 대형 SPA로 2030 고객을 끌어들였으며, 한 해 팝업 400개를 진행했다. 포켓몬타운 팝업에는 약 420만 명이 다녀갔다.
재투자도 본격화했다. 10월 26일 본관 지하 식품관(약 3,400평) 공사에 착수했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공간을 작업한 미국 로만 앤 윌리엄스가 설계를 맡아 2027년 디저트관과 프리미엄 슈퍼마켓, 2028년 상반기 식음 공간을 차례로 연다. 이어 명품·패션 층으로 단계적 리뉴얼을 이어간다.
롯데백화점은 명동과 잠실에서 검증한 ‘타운화(Townization)’ 모델을 인천으로 넓혀 ‘롯데타운 인천’을 조성하는 ‘넥스트 타운화’를 추진하고 있다.
02 한국을 대표하는 쇼핑시설 · 복합쇼핑몰

◇ 스타필드|‘쇼핑 테마파크’에서 지역 밀착형까지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는 한국 복합쇼핑몰의 표준을 만든 브랜드다. 2016년 하남에 국내 처음 ‘쇼핑 테마파크’ 개념을 들여와 쇼핑몰을 하루를 보내는 체류형 공간으로 바꿨다. 스타필드는 점포별로 별마당도서관, 아쿠아필드, 자동차 전시장, 식음시설 등을 조합해 쇼핑과 여가를 결합했고, 유통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허용했다.
연면적 46만㎡에 300여 개 매장을 갖춘 스타필드 하남은 올해 8월까지 누적 방문객 2억5,00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팝업 380여 건으로 하루 한 번꼴로 새 콘텐츠를 열었고, 3040 자녀 가구의 63%가 팝업 체험을 위해 하남을 찾았다고 답했다. 하남·코엑스몰·고양·안성은 가족 고객, 2024년 문을 연 수원은 2030세대를 겨냥한다.
하남은 ‘육영반점’·‘오오시마야’의 국내 첫 매장과 그라미치·더블알엘·디젤을 들였고, 수원은 푸드 편집숍 ‘바이츠 플레이스’에서 셰프 6인 팝업을 열었다. 확장은 이제부터다. 2028년 초 멀티스타디움을 품은 스타필드 청라가 문을 열고 창원, 광주 어등산, 화성 국제테마파크가 뒤를 잇는다. 지난해 12월 파주 운정에 1호점을 낸 ‘스타필드 빌리지’는 2033년까지 30곳으로 늘린다. 청주·가양 등에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다. 상권 규모에 맞춘 포맷 전략이 스타필드의 가장 큰 무기다.

어. 쇼핑·문화·식음·호텔·오피스를 결합한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사진 = 타임스퀘어)
◇ 타임스퀘어|영등포를 바꾼 서울 랜드마크 복합쇼핑몰
2009년 9월 경방(옛 경성방직)의 공장 부지에 문을 연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쇼핑·문화·레저·식음·호텔·오피스를 결합한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연면적 약 34만㎡(약 10만3,000평)에 2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고, 주차 대수는 1,832대다. 신세계백화점과 명품관, CGV·이마트·교보문고·주렁주렁 같은 대형 앵커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폭넓은 고객층을 흡수한다.
지난해 매출은 6,500억 원(추산)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몰 안의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까지 합친 매출은 약 1조3,000억 원 규모로 더현대 서울(1조2,864억 원)과 맞먹는다. 올해 5월에는 팝업 열풍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개점 이래 최고 월매출을 다시 썼다.
약 450평 규모의 1층 아트리움과 지하 1층 ‘NEW WAVE’ 공간에서는 IP·팬덤 기반의 팝업스토어가 이어지고, 팝업 매출은 월 30억 원을 넘었다. 최근에는 ‘이구홈(29CM HOME)’ 복합쇼핑몰 1호점과 ‘아르켓’, 서울 서부권 최대 규모의 ‘테라로사’를 들였다. 김담 경방타임스퀘어 대표는 “공간이 곧 콘텐츠”라고 강조한다.
타임스퀘어의 성장은 섬유 기업으로 출발한 경방의 사업 구조도 바꿔, 유통 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의 54%를 넘어섰다.

◇ 아이파크몰|5년 연속 신기록, 용산의 ‘팬덤 성지’
용산역과 직결된 아이파크몰은 최근 5년간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복합쇼핑몰 가운데 하나다. 2006년 문을 연 총면적 34만㎡의 몰에 600여 개 매장이 있다. 매출은 2021년 3,524억 원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 6,495억 원(19.8%↑)을 기록했고, 올해는 8,500억 원 안팎이 예상된다. 연간 방문객은 지난해 4,000만 명, 하루 평균 11만 명이다.
성장의 열쇠는 ‘팬덤’과 ‘체험’이다. 게임·캐릭터·피규어·K-POP 등 팬덤 콘텐츠를 한데 모으며 콘텐츠 자체가 방문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도파민 스테이션’은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넘었다.
리빙파크 6층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레고 스토어와 반다이남코코리아 매장(지난해 7월), 국내 첫 실바니안패밀리 스토어, 토미카 국내 첫 매장(올해 8월) 등이 모였다. 팝업도 지난해 810여 건, 올해 9월까지 620여 건이 열렸다. 팝업으로 반응을 검증한 콘텐츠를 상설 매장으로 연결하고, 전시관 그라운드시소까지 들이며 문화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원그로브몰|마곡의 새 중심, 개장 1년 만에 1,000만 명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원그로브는 오피스와 리테일이 결합된 연면적 약 14만 평 규모의 복합단지다.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며, 임대·MD·운영은 CBRE가 맡는다. 약 4만5,000평 규모의 쇼핑몰 ‘원그로브몰’은 지난해 6월 그랜드 오픈했고, 5호선 마곡역과 바로 연결된다.
원그로브몰은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넘어서며 마곡의 새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상반기 일평균 방문객은 약 3만4,0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1% 늘었고, 3월부터는 월 방문객이 100만 명을 웃돈다. 5월 매출은 오픈 첫 달보다 172% 많았다.
전국 최대 규모의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6년 만에 새 매장을 낸 교보문고, 복합쇼핑몰에 처음 입점한 도버빌리지, 유니클로·무신사 스탠다드·올리브영 등이 집객을 이끌고, 식음 매장이 전체 면적의 40%를 차지한다. 지하 1층의 150m 곡면 LED 미디어 공간 ‘더그로브웨이’는 광고와 콘텐츠의 무대다.
4개 동 사이 2,300평 규모의 중앙정원은 원그로브만의 ‘쉼세권’이다. 올해 ‘라벤더 정원’ 캠페인에는 약 100만 명이 다녀갔다. 마곡산업단지 상주 인원 약 4만 명과 반경 2km 안 약 2만 세대가 평일과 주말 수요를 받치고, 원그로브몰은 직장인 메뉴와 키즈·문화 콘텐츠를 함께 넓히고 있다.

◇ NC이스트폴|구의역 1분, 서울 동부권의 새 놀이터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일대 복합단지 ‘이스트폴’에 들어선 NC이스트폴은 지난해 5월 30일 프리 오픈한 뒤 8월 정식 개장했다. 개발사 KT에스테이트와 손잡은 이랜드리테일의 첫 쇼핑몰 위탁운영 사업으로, 반경 5km 안에 약 300만 명이 산다.
전용면적 6,894평에 107개 브랜드와 영화관, 전시관, 식음시설이 들어섰고, 2호선 구의역 3번 출구와 바로 연결된다. ‘Everyday Eastpole + Weekend Destination’을 내걸고 킴스클럽·애슐리퀸즈·다이소·올리브영 등으로 평일 장보기와 주말 나들이 수요를 함께 잡는다. 올해 예상 매출은 1,500억 원, 3분기 평균 성장률은 39%다. 뮤직페스티벌과 크리스마스 마켓 등으로 ‘서울 동부 최고의 패밀리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지향한다.

◇ 더리버몰|한강을 품은 강동의 대형 앵커 몰
서울 강동구 고덕동 복합단지 ‘강동 아이파크 더리버’의 상업시설인 더리버몰은 지난해 4월 30일 그랜드 오픈했다. 운영사는 제이케이미래강동피에프브이㈜다. 영업면적 약 2만 평에 테넌트를 약 65개로 압축했고, 서울 유일의 이케아와 이마트 푸드마켓, CGV, ‘초이스 바이 반트’, SPA 3사가 앵커를 맡는다. 리빙·가전 매장이 영업면적의 약 40%인 ‘서울 동부 리빙 1번지’다.
한강 조망 옥상정원과 인피니티풀, 4층 다이닝, 3면의 미디어 파사드가 강점이다. 지커(ZEEKR)는 사전 팝업에 3일간 약 1,600명을 모은 뒤 올해 8월 서울 동부 첫 전시장을 열었다. 2028년 9호선 샘터공원역(가칭) 개통도 성장 동력이다. 운영사는 파주 운정의 홈플러스몰을 직접 운영하는 ‘운정몰’로 바꿔 2027년 상반기 그랜드 오픈할 계획이다.

스퀘어원. (사진 = 스퀘어원)
◇ 스퀘어원|개점 14주년… 팬데믹 이후 매출 성장세 지속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스퀘어원은 2012년 10월 개장해 올해로 14년을 맞았다. 팬데믹 시기를 빼면 해마다 매출이 늘어 ‘14년 연속 성장’을 내건다. 연면적 16만9,074㎡에 약 200개 매장을 갖췄고, 매출은 2023년 약 2,500억 원에서 지난해 약 3,000억 원으로 커졌다.
스퀘어원은 SPA와 스포츠의 강자다. 연 170억~180억 원대 매출의 유니클로와 연 130억 원의 자라가 앵커를 이끌고, 애슐리퀸즈(연 60억 원대)와 올리브영(연 50억 원대)도 전국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낸다. 올해 아식스·휠라·스케쳐스·무신사 스탠다드 스포츠가 새로 들어왔고, 올리브영과 무인양품은 리뉴얼했다. 앞으로 SPA와 캐주얼·아웃도어, 스포츠·퍼포먼스, 키덜트 카테고리를 강화한다.
지하 1층 홈플러스가 떠난 7,000평은 스퀘어원이 직접 개발해 9월 초 기준 다이소·전자랜드 등 테넌트 수의 90%를 유치했다. 서울 신정동에는 2030년 오픈을 목표로 2호점 개발에 착수했다.

콘셉트로 한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사진 = 트리플스트리트)
◇ 트리플스트리트|송도의 ‘걷는 쇼핑몰’
2017년 4월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연 트리플스트리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걷고 싶은 거리’를 콘셉트로 한 스트리트형 복합쇼핑몰이다. 약 500m 거리를 따라 패션·식음·영화관이 이어지고, 200여 개 매장에서 연 매출 약 4,000억 원, 연간 방문객 850만 명을 기록한다. 거리 천장의 계절별 연출과 국내 최대 규모 ‘우산거리’는 송도의 대표 사진 명소다.
주거단지와 대학 캠퍼스, 업무시설을 배후에 두고 가족과 2030세대, 직장인을 고루 흡수한다. 인천 첫 무신사 스토어, 인천 유일의 스타벅스 리저브, 송도 첫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송도 첫 300평 대형 약국 등 ‘최초’ 매장이 강점이다. 최근 1년 사이 ‘더 뷔페 앳 심비디움’과 서부권 첫 무신사 스탠다드가 문을 열었다.
앞으로는 대형 매장과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송도야장·송도휴(休)·송도페스티벌 같은 특화 콘텐츠와 팝업을 넓혀 가족부터 MZ세대까지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일찍이 상권을 선점한 트리플스트리트가 쌓아 온 스트리트형 몰의 경험은 송도 상권 경쟁 속에서 차별화 무기가 될 전망이다.

핑몰 삼정타워. (사진 = 삼정타워)
◇ 삼정타워|부산 서면의 ‘마니아 성지’
부산 최대 상권인 서면에 자리한 삼정타워는 2019년 7월 문을 연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삼정프라퍼티가 운영하며, 연면적 5만7,493㎡에 약 80개 매장이 층마다 다른 콘텐츠를 쌓아 올렸다. 지하 1층 부산 최대 규모 유니클로(800여 평), 1층 올리브영·팝마트, 부산 유일의 스타벅스 리저브가 저층부를 이끈다.
삼정타워의 가장 큰 특징은 ‘마니아’ 콘텐츠다. 상층부 핵심 앵커인 7층 건담베이스 서면점이 건담 팬과 하비 고객을 불러 모으고, 9층 애니플러스와 7층의 출판·캐릭터·하비 팝업이 그 흐름을 잇는다. 15~16층 부산이스포츠경기장에서는 각종 대회가 열리고, CGV와 10층 런닝맨·다이나믹 메이즈 같은 체험시설도 갖췄다. 5층 ‘마싯길’은 부산 지역 맛집과 서울 트렌드 브랜드를 함께 소개하는 식음 공간이다.
11월 말에는 베트남 음식점 ‘효뜨’가 부산 첫 매장을 열고, 12월에는 8층에 부산 첫 이머시브 플랫폼 ‘딥(DEEP)’이 들어선다. 층마다 다른 목적형 콘텐츠를 결합한 ‘수직형 테마 몰’은 지방 대도시 복합몰의 새 방향을 보여 준다.
03 맺음말

◇ 규모보다 ‘갈 이유’를 만드는 곳이 이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의 답을 찾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타운 잠실은 명품과 식품관 재투자로 ‘4조 원 점포’ 시대를 눈앞에 두고, 더현대 서울은 공간과 팝업으로 백화점의 문법을 바꿨다. 갤러리아명품관은 재건축으로 다음 도약을 준비한다. 복합쇼핑몰은 팬덤과 문화 콘텐츠, 상권에 맞춘 포맷, 대형 오피스·대형 앵커와의 결합, 위탁운영 모델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고객을 불러 모으고, 지역 상권에 뿌리내린 몰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올 ‘이유’를 만든다는 것이다. 생필품 구매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 가는 동안 대형 쇼핑시설은 쇼핑과 식음, 문화와 여가를 한곳에서 경험하는 목적지로 진화했고, 그 체류 시간이 매출로 돌아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새로운 수요도 이들 시설로 모이고 있다.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2028~2030년 대형 복합몰이 잇따라 문을 열고, 기존 강자들도 대규모 리뉴얼로 맞선다. 콘텐츠의 차별성과 지역 상권과의 연결, 끊임없는 재투자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브랜드와 테넌트에게도 각 시설의 성격과 고객층, 성장 방향을 읽는 일이 곧 출점 전략의 출발점이다. 이번 특집호가 그 판단에 도움이 되는 지도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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