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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마트 벗어난 K-베이커리, 미국 주류 리테일 시장을 파고들다

삼립의 대형 할인점 대량 공급과 CJ푸드빌의 글로벌 플랫폼 마케팅 전략 분석

교민들이 주로 찾던 아시안 마트의 한 구석을 벗어나 미국 전역의 대형 유통업체와 글로벌 이벤트 현장 한복판에 한국 빵이 깊숙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현지 주류 유통망의 한 축으로 당당히 올라선 K-베이커리의 이야기다. 최근 국내 대표 식품 기업들은 제품 생산과 유통 구조를 미국 현지 시장에 맞추며 대대적인 리테일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식문화 변화를 정확히 읽어내고 유통 전략을 빠르게 전환한 우리 기업들의 대응 구조를 분석해 본다.

미국 50개 주 전역으로 향하는 빵, 홀세일 채널 진입의 의미
과거 해외 진출이 특정 지역에 매장을 하나씩 여는 가맹점 중심이었다면 최근 1에서 2년 사이의 가장 큰 흐름은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대형 유통망에 대량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단 디저트 대신 한국 빵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단맛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현지 대형 유통 플랫폼들이 한국 베이커리 제품의 상품성을 인정하고 매대 중심에 배치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삼립이다. 삼립은 지난해 9월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해 3주 만에 완판을 기록했던 삼립 치즈케익의 흥행을 바탕으로 올해 5월 중순부터는 출시 50주년을 맞은 미니 보름달을 미국 전역 50개 주 약 400여 개 코스트코 매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번 미니 보름달의 초도 수출 물량은 1175만 봉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해 치즈케익 초도 물량과 비교해 무려 21배나 늘어난 규모다.

앞서 진출한 치즈케익 역시 한국식 찜 공법을 적용한 촉촉한 식감으로 입소문을 타며 지난 4월 말까지 1000만 봉을 추가 공급했고 매출이 초기 대비 18배 이상 뛰는 성과를 거두었다. 과하지 않은 단맛으로 아이들 간식이나 커피와 곁들이기 좋다는 현지 바이어들의 호평이 대규모 수출로 이어진 것이다.

삼립 미니 보름달 사진(제공 삼립)

스포츠 축제를 리테일 무대로, 체험으로 넓히는 브랜드 영토
대형 유통 채널 입점과 동시에 현지 소비자들과의 정서적 접점을 넓히는 문화 플랫폼 마케팅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현지 시간 5월 21일부터 25일까지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현장에 대규모 글로벌 문화 플랫폼 공간을 마련했다.

약 750제곱미터 규모의 하우스 오브 CJ 공간에서 뚜레쥬르는 현지 대표 제품인 클라우드 케이크를 대형 조형물로 만든 포토존과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를 선보이며 글로벌 골프팬들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고 있다.

이러한 체험형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현지 소비자가 일상 속에서 브랜드를 친근하게 경험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현장 제품 체험 존에서는 한국 베이커리의 정석인 단팥빵을 비롯해 진한 우유 크림빵, 화려한 비주얼의 클라우드 도넛 등 간판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워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K-푸드 브랜드인 두루미까지 함께 소개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한국 식문화의 영향력을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더 CJ컵 뚜레쥬르 부스 사진(제공 CJ푸드빌)

이러한 대형 유통망 진입과 대규모 체험 마케팅의 결합은 한국 베이커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된다. 대량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양산빵과 고급스러운 매장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가 동시에 시장을 공략하면서 K-베이커리는 미국 디저트 시장의 새로운 주류 카테고리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북미 시장에서 한국 베이커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철저한 품질 관리와 안정적인 공급망 유지에 달려 있다. 장거리 이동 중에도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콜드체인 기술을 고도화하고 현지 유통 대기업들의 까다로운 벤더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공급 시스템을 다지는 것이 핵심 과제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흐름 속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맛있는 디저트를 찾는 미국 소비자가 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내 기업들이 북미 베이커리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올라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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