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특수 전문점 중심으로 소비되던 마라(麻辣) 향신료가 국밥, 샌드위치, 파스타, 치킨, 가정간편식(HMR) 등 외식과 식품 시장 전반으로 정식 흡수되고 있다. 단발성 매운맛 트렌드를 지나 한국 소비자의 일상적인 기본 맛 선택지로 자리를 잡으면서, 주요 외식 브랜드와 식품 제조사들은 자사의 시그니처 메뉴에 마라를 접목해 신규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중이다.
외식업계는 새로운 식재료 수급에 따른 가맹점의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기존 메뉴의 가치를 재해석해 객단가를 안정적으로 올리는 실속형 메뉴 개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마라 향신료의 대중화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부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구글 트렌드 기준 국내 마라탕 검색 관심도는 최근 1년간 전년 대비 약 10% 상승하며 등락 없이 안정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여기에 국가데이터처가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안에 마라탕을 정식 품목으로 편입시킨 점은 마라가 가계의 일상적인 외식 지출 항목으로 완전하게 뿌리내렸음을 의미한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이러한 수요를 적극 활용하되, 신메뉴 출시에 따른 가맹점주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밥 전문 브랜드 육수당이 출시한 마라국밥은 3개월간의 R&D를 거쳐 자극적인 향신료 향을 조율하고 기존 사골 육수와의 조화를 끌어올린 자체 소스를 적용했다.

특히 우삼겹, 전지, 순대, 당면, 파 등 기존 매장에서 보유한 식재료 재활용률을 극대화해 가맹점의 신규 발주 및 재고 관리 부담을 대폭 낮췄다. 최소한의 전용 소스 추가만으로 신메뉴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해 가맹점 생산성을 보존한 셈이다.
기존 대표 메뉴에 마라 풍미를 더해 2030 세대의 구매 전환을 이끌어낸 사례도 늘고 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시그니처 메뉴인 투움바 파스타에 마라의 매운맛을 결합한 마라 투움바 파스타를 3주간 평일 한정 팝업으로 우선 검증했다.
해당 기간 누적 판매량 7,000개를 기록하고 3주 차 매출이 1주 차 대비 77.1% 급증하는 성과를 거두자 곧바로 정규 메뉴로 확정했다. 60계치킨 역시 특제 마라 소스를 입힌 참지마라치킨을 내놓으면서 마유(마라기름) 추가 옵션을 별도로 제공해 입문자부터 마니아층까지 만족도를 높이는 커스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셰프 협업과 가정간편식 키트 출시로 외식과 내식 경계 허문다
마라의 확산은 이종 산업 간 컬래버레이션과 가정간편식(HMR) 유통 채널로도 빠르게 전개되는 추세다.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는 이문정 셰프와 손잡고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의 이츠 셰프 컬렉션 프로젝트를 통해 마라크림 새우토스트를 선보였다. 브리오슈 식빵과 새우 패티에 특제 마라크림 소스를 더한 이 제품은 카페 채널에서도 식사 대용 디저트로서 마라 메뉴가 충분한 집객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내식 시장에서는 별도의 식재료 준비 없이 냄비 하나로 조리할 수 있는 완성형 간편식 키트가 외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중화요리 브랜드 차오차이는 푸주, 건두부, 동두부, 버섯, 고기 등 7가지 건더기에 미리 익혀 나온 숙면 상태의 납작당면을 결합한 시추안 마라탕면 키트를 출시했다.
마조유와 화조유로 본토의 얼얼한 풍미를 살리는 동시에 15시간 고아낸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활용해 전문점 수준의 맛을 5분 만에 구현해 냈다. 소비자가 야채나 당면을 따로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제거해 가정 내 조리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유통 기획이다.
외식과 식품 업계에서 전개되는 마라의 변신은 단순한 맛의 다양화를 넘어 가맹점 수수료 및 원가 상승 압박을 극복하는 효율적인 메뉴 고도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미 검증된 대표 메뉴의 원형을 유지한 채 소스 변형만으로 신규 타깃층을 흡수할 수 있어, R&D 투자 대비 높은 매출 회수율을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F&B 및 리테일 시장에서 마라는 독립된 전문점 카테고리를 넘어 기존 한식, 양식, 분식 메뉴의 가치를 올려주는 기본 조미 옵션으로 정착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가맹점의 재고 관리 효율성을 살리는 한편,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맞춘 전용 마라 라인업을 정교하게 다듬어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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