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기업기상도, LG생건•코스맥스 ‘맑음’, 한국콜마 ‘흐리다갬’, 아모레 ‘비’

아모레퍼시픽, 유통트렌드뒤쳐져 고전연속- LG생건, 사업다양화통해리스크대응력키워 한국콜마, 각종악재딛고도약시기맞아- 코스맥스, 코로나19 악재손세정제로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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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서경배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 서울용산본사.

화장품 기업 빅4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생활건강과 화장품 ODM•OEM기업 코스맥스는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초부터 화장품을 비롯한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커다란 시련에 부딪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확연하게 줄었고, 외국인들의 입출국이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면세점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됐다.

화장품 기업 역시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의 특성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오프라인 매장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영업이익률 감소라는 성적표를 들었다.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중국의 사(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Defense)보복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이 한한령을 내리자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은 뚝 끊겼고, 국내화장품 랜드숍이 몰려있는 명동 상권이 큰 어려움을 직면하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아모레퍼시픽의 위기 상황은 오래 전부터 지속돼 왔다. 중국의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보복 시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이렇다 할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모레의 추락에 대해 유통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을 이루는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힘을 못쓰고 있고,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패셔널 등도 영업이익 적자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올해 “여러 세대가 어우러져 살고 있지만 고객을 설레게 하는 요소는 각기 다른 개성과 취향을 발산한다”며 “아모레퍼시픽만이 만들 수 있는 차별화되고 개인화된 경험을 선물하고, 다양한 세대가 열망하는 행복을 세심히 고민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대로 다양한 세대가 열망하는 무엇을 생산하고 있는지는 물음표다. 실적이 바닥을 치자 계열사 수장들의 입지도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 7월에는 이니스프리의 대표이사로 임혜영 전무를 선임했다.

2017년부터 이니스프리를 이끌던 김영목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으로 이동했지만, 사실상 실적 부진으로 인한 경질 성격이 강하다.  이 외에 에뛰드 심재완 대표도 상반기 실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고, 아모스프로페셔널 노상철 대표 역시 상반기 실적이 부진해 입지가 불안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사업의 경우 채널 정예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플랫폼 전용 제품 출시 등으로 온라인 매출은 견고하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해외사업의 경우 디지털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럭셔리 브랜드는 멀티 브랜드숍 등 신규 채널 입점 확대, 618쇼핑데이에서 온라인 중심 매출 성장을 도모했다. 라네즈와 마몽드는 아세안에서 멀티브랜드숍 입점 확대, 이니스프리는 홍콩 멀티브랜드숍 입점 등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자사 채널이 아닌 해외 채널에서의 경쟁력을 시험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최근 인도의 뷰티 전문 유통사인 ‘나이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델리, 뭄바이 등 인도 주요 도시의 럭셔리 오프라인 매장인 ‘나이카 럭스’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인도에 진출하려는 것은 무엇보다 인구가 14억 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라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의도대로 인도시장에 안착할 경우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외 품목 다양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차석용 매직으로 불리는이 다양성은 기업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광화문빌딩전경.

아모레퍼시픽이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반면 LG생활건강의 기상 상태는 ‘맑음’이다.
지난 2분기까지 61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든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매직’이라는 말이 거론될 정도로 업계의 신화를 써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성장동력은 수익구조 다변화이다. 단순히 화장품 사업부문만 가진 것이 아닌 생활용품, 음료사업, 제약 등 다양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화장품은 면세점 부진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지만, 위생용품에서 고성장을 기록했다. 안 되는 사업이 있으면 잘 되는 사업으로 메꾸는 시스템이 정착된 모습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은 그동안 기업 합병을 통해 성장 동력을 얻어왔는데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

또, 지난 7월 23일 개최된 이사회에서는 더페이스샵, 씨앤피코스메틱스, 캐이엔아이 등 3개 자회사를 LG생활건강으로 합병하는 안을 승인받고 연내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더페이스샵, 씨앤피코스메틱스, 캐이엔아이는 LG생활건강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 복잡성 개선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해외 사업 진출 확대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복잡한 것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M&A를 통해 보완하는 모습은 현재의 LG생활건강을 있게 만들었다.

◇각종 악재 극복 중 한국콜마, 코스맥스 ‘웃음’

화장품 ODM•OEM기업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최근 흐름은 사뭇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그동안 두 기업에서 앞선 모습을 보였던 곳은 한국콜마였지만 코스맥스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구설수에 오르며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R&D 투자 결실, 주고객사의 성장 등으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전경.

한국콜마는 지난 2019년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윤동한 회장의 ‘여성 비하’ 발언으로 소비자들이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등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결국 윤동한 회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소비자들과 고객사들로부터 원성을 듣기도 했다. 또, 2018년 CJ헬스케어 인수로 재무부담 압박이 심해진 것도 한국콜마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요인 중 하나였다.

결국 한국콜마는 올해 한국콜마 제약부문(치약사업 제외)과 콜마파마 보유 주식 1417만 2천주를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총 5125억원에 매각해 급한 불을 끄는 모습을 보였다.

콜마파마의 경우 최근 3년(2016~2018년)간 매출액의 경우 평균 32.5% 늘었고, 영업이익은 39%씩 상승했으며, 제약부문 역시 매년 성장을 기록하고 있던 터라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매우 가슴 아픈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후 한국콜마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R&D 투자에 대한 결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고,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주 고객사 애터미가 중국에서 자리를 잡는 상황이라 앞으로 한국콜마의 전망 역시 나쁘지 않다.

코스맥스는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손세정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진은 코스맥스 판교 본사 전경.

코스맥스의 성장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은 화장품 기업에게는 악재 중 하나였다. 매출에 있어 해외수출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은 수출길이 막히면 상당히 고전하기 쉽다. 고객사들의 매출이 성장과 비례하는 ODM•OEM 기업들의 생리를 생각한다면 코스맥스 역시 위기의 시기였다. 그럼에도 코스맥스는 이 시기에 손세정제 매출로 상승의 길을 열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맥스의 성장과 관련해 국내 사업에서 손세정제 등 품목 다각화와 온라인 고객사 확보, 생산 효율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중국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어 앞으로도 코스맥스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재도약 기대

코로나19 영향으로해외로의이동이자유롭지못한상황이전개됐다. 이로인해국내화장품기업들은해외마케팅기회마저제대로잡기힘들어졌다. 사진은매년봄과가을에중국광저우에서개최되는 ‘광저우화장품미용박람회’ 모습.

화장품 시장에서 중심기업들의 상황은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맏형격인 아모레퍼시픽의 반전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K뷰티를 전세계에 각인시키는 데 아모레퍼시픽의 역할이 컸기 때문에 일종의 ‘자존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유통시장 변화에 뒤늦은 대처로 부침을 겪는 아모레퍼시픽이 다시 한번 도약을 이뤄 국내 화장품 빅4의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인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