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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IP 열풍이 바꾼 프랜차이즈 구조…배달 플랫폼 단독 협업

방송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계기로 촉발된 셰프 지식재산권(IP) 열풍이 F&B 및 유통 산업 전반의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과거 셰프와의 협업이 일부 외식업장의 이벤트성 메뉴 출시나 팝업스토어 형태에 그쳤다면, 최근의 양상은 대형 퀵서비스레스토랑(QSR) 프랜차이즈와 배달 플랫폼이 결합한 고도화된 B2B 전략 모델로 진화했다.

플랫폼은 독점 콘텐츠 확보를 통한 유료 멤버십 가입자 유치를 도모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R&D 리스크를 줄이면서 객단가를 상승시키는 구조다. 셰프 IP가 단순한 미디어 트렌드를 넘어 유통 플랫폼의 핵심 락인(Lock-in) 자산이자 프랜차이즈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산업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외식 시장의 고물가 국면과 소비자 구매력 둔화 속에서 QSR 브랜드와 배달 플랫폼은 심각한 마케팅 효율 저하에 직면해 있다. 기존의 단순 할인 프로모션이나 연예인 모델 기용은 높은 비용 대비 유입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셰프 IP는 전문성에 기반한 메뉴 신뢰도 확보와 미디어 화제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사진=쿠팡 제공

특히 이번 변화의 핵심은 ‘플랫폼 독점’과 ‘릴레이 유통’ 구조의 결합이다. 배달 플랫폼은 셰프 IP를 활용한 전용 신메뉴를 자사 앱에서 선공개하거나 특정 회원 전용으로 배정함으로써 타사 서비스와의 확실한 차별점을 확보하고 있다. 소비자는 검증된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배달로 즐길 수 있다는 유인을 가지며, 이는 자연스럽게 플랫폼 내 유효 결제 유저 및 고정 고객 확보로 이어진다.

프랜차이즈 본사 관점에서 셰프 IP 협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나 장기 R&D 리스크 없이 한정판 프리미엄 메뉴(LTO, Limited Time Offer)를 신속하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효율적인 전략이다. 수백 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는 표준화된 공급망(SCM)을 유지하면서도 셰프 고유의 킥(Kick)이 담긴 소스나 식재료 조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극대화한다.

이러한 협업은 배달 플랫폼의 무료 배달 정책 및 회원제 전략과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플랫폼은 독점 콘텐츠를 제공해 자사 무료 배달 혜택의 가치를 높이고, 프랜차이즈는 전국적인 모바일 배달망을 통해 신메뉴의 초기 판매량을 즉각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미디어 화제성으로 형성된 팬덤이 배달 플랫폼의 편의성과 결합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유통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것이다.

‘아기맹새우 샌드위치’ (제공 써브웨이)

이 같은 시장 구조 재편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쿠팡이츠의 ‘이츠셰프컬렉션’ 프로젝트다. 쿠팡이츠는 2026년 7월 1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약 3개월간 13명의 유명 셰프와 13개 외식 브랜드를 1대1로 매칭해 2주 간격으로 독점 신메뉴를 릴레이 선보이는 대형 캠페인을 기획했다. 와우회원 전용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젝트는 매 주문 배달비 0원 혜택과 결합하여 유료 멤버십 가치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장치로 작동한다.

해당 프로젝트의 첫 주자로 나선 글로벌 QSR 브랜드 써브웨이는 ‘아기맹수’ 김시현 셰프와 손잡고 ‘아기맹새우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전국 700호점 돌파를 앞둔 써브웨이는 김시현 셰프의 시그니처 조리법을 자사의 신선한 원재료 스펙에 이식했다. 매콤한 스파이시 쉬림프와 탱글한 쉬림프를 조합한 7마리의 새우, 아보카도, 레드와인 식초 기반의 정해진 레시피를 적용해 매장별 품질 변동성을 최소화했다.

써브웨이는 10월 15일까지 판매되는 해당 메뉴를 7월 16일 쿠팡이츠에 선공개한 후 21일부터 전국 오프라인 매장 및 자사 앱으로 채널을 확장하는 선제적 모바일 유통 전략을 취했다. 단가 1만800원 수준의 프리미엄 LTO 상품을 통해 객단가 상승을 도모함과 동시에, 쿠팡이츠 역시 피자헛, 꾸브라꼬치킨, BHC, 노브랜드 버거, 도미노피자 등 주요 프랜차이즈와 샘킴, 안진호, 김성운 등 화려한 셰프 라인업을 연달아 배치하며 독점 콘텐츠 자산을 극대화하고 있다.

셰프 IP 기반의 유통 전략은 단순한 외식 트렌드를 넘어 F&B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첫째, 플랫폼 간 경쟁 축이 ‘가격 경쟁(배달비 할인)’에서 ‘콘텐츠 경쟁(독점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신메뉴 개발 주기가 짧아지며 IP 중심의 LTO가 상시적인 매출 방어 기제로 자리 잡았다.

다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셰프 IP의 희소성 관리와 전국 가맹점에서의 엄격한 품질 균일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미디어 이슈에만 의존한 유두리 없는 상품화는 브랜드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브랜드 본사는 표준화 가능한 레시피 체계와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망을 사전에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셰프 IP를 단순 마케팅 도구가 아닌 브랜드 자산 고도화의 촉매로 활용하는 플랫폼과 외식 기업만이 향후 재편되는 리테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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