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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엑슬림, ‘EP.10’ 컬렉션 공개…소재·질감의 중첩이 만든 ‘디테일’

‘레이어드 컴포지션’ 내건 EP.10…소재를 겹쳐 만든 깊이, 첫 심벌 공개

엑슬림(XLIM)이 열 번째 컬렉션 ‘EPISODE.10’ 정식 공개를 하루 앞둔 9월 3일, 서울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프라이빗 프리뷰를 열었다. 매 시즌을 ‘에피소드’로 이름 붙여 결을 바꿔온 브랜드가, 이번엔 ‘레이어드 컴포지션(Layered Composition)’을 화두로 내걸었다.

중심에는 ‘중첩’이 있다. 서로 다른 소재와 질감을 겹쳐, 그 사이에서 생기는 깊이와 긴장감, 균형 속의 미묘한 불균형을 엑슬림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절제와 실험, 구조와 감성의 관계를 한층 확장한 시즌이라는 게 브랜드의 설명이다. 힘을 뺐던 지난 미니멀 시즌과 달리, 브랜드 특유의 색을 다시 진하게 끌어올린 것이 이번 컬렉션의 핵심이다. EP.10은 4일 정식 공개된다.

엑슬림의 ‘EP.10’. ‘레이어드 컴포지션(Layered Composition)’을 테마로, 브랜드 특유의 색을 다시 진하게 끌어올렸다.

엑슬림이 오래 앞세워온 강점은 소재와 그 소재들의 조합이다. 이전부터 서로 다른 원단을 이어 붙여 면을 나누는 구성을 즐겨 썼고, 이번 시즌에도 가죽과 린넨 등 이질적인 소재를 제품 뒷면에 겹쳐 넣었다. 안감을 덧대도 옷의 형태가 무너지지 않도록 소재의 짜임과 무게를 맞춘 점이 눈에 띈다.

양옆과 후면에 니트 소재를 손자수로 덧대 이번 컬렉션의 포인트를 살린 덕다운 재킷. 패딩 특유의 포근한 질감에 소재를 겹치는 디테일까지 더했다.

FW를 겨냥한 덕다운 재킷은 양옆과 후면 등에 니트 소재를 손자수로 덧대 이번 컬렉션의 포인트를 살렸고, 패딩 특유의 포근한 질감까지 끌어올렸다. 시그니처인 저지(Jersey) 역시 매 시즌 판매량이 가장 높은 제품인 만큼, 이번에도 콘셉트에 맞춰 소재와 레이어 구성을 조금씩 손봐 새 얼굴로 선보였다.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결도 더했다. 처음 내놓는 빈티지 후드 재킷이 대표적으로, 이번 컬렉션의 방향대로 소재를 한 겹씩 포개 완성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후드 안쪽에도 세 가지 소재를 써, 엑슬림 특유의 디테일을 숨겨 뒀다.

이번 시즌 처음 도입한 브랜드 심벌. 원단과 같은 톤의 실로 여러 자수 기법을 겹쳐 새겨, 겹쳐 쌓는다는 ‘레이어드 컴포지션’ 콘셉트를 로고에도 그대로 담았다.

EP.10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브랜드 심벌의 도입이다. 그간 로고나 심벌을 전면에 내세운 적이 없던 엑슬림은 이번에 ‘X’가 겹쳐진 형태의 심벌을 처음 공개했다. 하나의 자수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법의 자수를 층층이 얹어 완성했는데, 콘셉트에 충실한 브랜드의 철학이 여기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엑슬림은 컬렉션과 함께 사업 저변도 넓히고 있다. 이번 프리뷰에서 제공된 기프트 티셔츠에는 국화인 무궁화를 그래픽으로 담았다. 이번 달 예정된 도쿄 팝업을 시작으로, 진출 국가의 국화를 그래픽으로 바꿔 선보이는 기획의 출발점이다. 실제 브랜드는 FW와 도쿄 팝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준비 중인 협업만 서너 건에 이른다. 올해 10월에는 해외 브랜드와, 내년 초에는 의류가 아닌 다른 분야와 손잡는 협업이 예정돼 있다.

화이트·아이보리부터 올리브·그레이까지, 절제된 색조 안에서 소재와 질감의 대비로 변주를 준 EP.10 라인업.

어패럴 못지않게 공들이는 품목도 있다. 시즌 1부터 이어온 머플러와 다섯 시즌째 다듬어온 장갑이 대표적이다. 장갑은 미끄럼 방지 코팅을 더하고, 화면 터치가 가능하도록 손끝을 뺄 수 있는 구멍을 내 편의성까지 챙겼다.

엑슬림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는 컬렉션의 연장선에 있다. 천장 조명을 모듈식으로 설계해 행거를 자유롭게 옮겨 걸 수 있고, 지난 시즌 일렬로 놓였던 행거는 방문객 동선을 고려해 여러 갈래로 나눴다. 기존에 빈티지 제품을 팔던 공간은 이번 신규 컬렉션만으로 가득 채워 새롭게 꾸몄다.

컬렉션에 쓰인 소재를 나열해둔 설치물. 브랜드가 소재를 다루는 방식을 그대로 오브제로 옮겨, 테마를 한눈에 요약했다.

연출도 시즌을 따라 바뀐다. 지난 시즌 매장을 채웠던 꽃 대신, 이번에는 낙엽을 들여 가을 분위기를 앞당겼다. 매장 곳곳에는 열 번째 에피소드에 쓰인 소재를 감각적인 오브제로 배치해, 엑슬림이 추구하는 옷을 다양하게 체험하는 공간으로 진화시켰다.

열 번의 에피소드를 지나며 엑슬림이 붙든 것은 결국 ‘자기다움’이다. 소재로 개성을 드러내고, 옷 밖으로 영역을 넓히며, 공간까지 브랜드의 문법으로 짜 맞춘다. 미니멀이 대세인 흐름 속에서 오히려 디테일을 강화한 EP.10은, 그 방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컬렉션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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