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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품 수출 넘어 B2B 솔루션으로…글로벌 외식 현장 파고드는 한식

K-푸드가 완성품 형태의 가공식품 수출이나 단순 매장 출점을 넘어, 글로벌 B2B 외식 시장의 핵심 조리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한식 시장이 한인 타깃의 완제품 유통이나 단발성 외식 매장 개점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현지 외식업체가 겪는 인력난과 조리 숙련도 문제를 해결하는 B2B 소스 솔루션과 미래 미식 전문가를 양성하는 정규 교육과정 이식이라는 투트랙 인프라 전략이 가동되고 있다.

이는 한식이 일회성 미식 트렌드를 지나 글로벌 B2B 외식 산업의 정규 원자재이자 표준 레시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외식 산업에서 한식이 침투하는 방식이 바뀐 배경에는 해외 외식 매장들의 구조적인 주방 인력난과 한식 전문 인력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K-컬처 확산으로 글로벌 외식 시장에서 한식 메뉴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현지 외식 사업자들은 맛의 동일성 유지, 원가 관리, 전문 셰프 수급 측면에서 극심한 병목 현상을 겪어왔다.

이에 국내 F&B 기업과 관련 기관들은 단순 완제품 수출 대신, 주방 숙련도와 상관없이 표준화된 맛을 구현할 수 있는 B2B 소스 포맷과 발효 중심의 미식 이론을 현지 주방 및 교육 현장에 직접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통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미국 LA 지역의 ‘오시계’ 식당을 방문해 TBK 소스 11종을 활용한 메뉴 사례를 시연하는 모습

이러한 전략은 B2B 외식 시장에서 한식의 원물 소모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결실로 이어진다. 소스와 레시피 표준화 솔루션은 현지 식당이 한식 메뉴를 손쉽게 도입하도록 문턱을 낮춰주며, 이는 고정적인 B2B 원자재 수주로 직결된다. 동시에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교육기관과의 연계는 향후 세계 주요 호텔과 레스토랑의 주방을 책임질 미래 셰프들에게 한국의 발효 식문화를 식재료 선택의 기본 옵션으로 각인시키는 장기적 인프라 투자 효과를 발휘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B2B 조리 솔루션 공급과 교육과정 이식이 동시에 성과를 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가 직접 해외 현지 식당을 찾아가는 B2B 영업 모델을 가동 중이다. 2026년 8월 백 대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식당 ‘오시계’를 방문해 김치분말, 양념치킨, 갈비양념 등 총 11종으로 구성된 B2B 전용 ‘TBK 소스’와 표준화된 조리법을 제안했다.

매장별 주방 여건과 조리 인력 구조에 맞춰 소스와 QR코드 기반 디지털 레시피를 통합 제공함으로써, 현지 외식업체의 맛 표준화와 인력 효율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컨설팅형 B2B 유통 모델을 구체화했다. 더본코리아는 미국과 태국 내 현지 기업들과 제품 공급 및 유통 방식에 대한 세부 조건 협의를 거쳐 연내 업무협약(MOU) 체결을 검토하는 한편, 대만과 중국의 휴게소 및 유통기업 푸드코트 등으로 소스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김치한식문화교육원 김태연 대표가 지난 8월 25일 네덜란드 호텔스쿨 더 헤이그에서 열린 재생 미식 수업에서 김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한식의 미식 이론화 작업이 정규 수료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네덜란드대사관과 한식진흥원은 2026년 8월 25일 네덜란드의 대표적 호텔학교인 ‘호텔스쿨 더 헤이그(Hotelschool The Hague)’에서 학생 56명을 대상으로 김치 정규 수업을 전개했다.

2026년 QS 세계대학평가 호텔·레저경영 분야 세계 7위에 오른 이 기관은 정규 과목인 ‘재생 미식(Regenerative Gastronomy)’ 수업에 김치의 계절성, 지역성, 발효 원리를 적용했다. 학생들은 네덜란드 현지 제철 채소로 김치를 직접 조리하며 발효의 메커니즘을 익혔으며, 오는 10월에는 한국 전통 장류를 주제로 한 후속 응용 프로그램을 이수할 예정이다. 이는 현지 고급 외식 시장의 예비 인재들에게 한식을 고급 조리 기법의 원리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된다.

B2B 조리 솔루션과 호스피탈리티 교육의 결합은 한식 산업의 글로벌 유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완성품 포장재 위주의 소매용(B2C) 수출은 현지 유통 매대의 진열 경쟁과 소비재 유행 변화에 민감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면 현지 외식업체의 식자재 공급망(B2B)과 호텔학교의 교육과정에 깊숙이 이식된 조리 시스템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원물 및 조미 식품 소모 기반을 형성한다.

향후 글로벌 F&B 시장에서 한식의 영향력은 브랜드 단순 진출 수보다 현지 외식업체의 주방 시스템에 얼마나 표준화된 레시피와 B2B 소스를 공급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국내 외식 기업과 유통 플랫폼은 국가별 외식 주방 환경에 맞춘 B2B 전용 소스 라인업 고도화와 현지 셰프 대상 교육 체계를 통합한 종합 컨설팅 모델을 다듬어 글로벌 시장 내 B2B 영토를 넓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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