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일 (주)밀레는 서필웅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제일모직과 Fnc 코오롱을 거쳐 2008년 밀레에 입사한 후 전국 200여 개 대리점 영업을 확장시킨 그는 영업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이후 아이더, 콜핑을 거쳐 지난 2021년 3월 밀레에 재입사해 현재 밀레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영업을 넘어 상품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까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을 인정받아 이번 승진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시장의 흐름을 2~3년 앞서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프랑스 본사, 일본과의 글로벌 협업을 주도하는 경영 능력이 높이 평가받았다.
부사장 승진 후 처음 만난 서필웅 부사장은 현재 아웃도어 시장의 변화와 밀레의 미래 전략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 “지금 모든 소비자들의 시선이 런닝 시장 쪽만 쳐다보고 있어 다른 시장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2~3년 후를 보고 움직이려고 노력합니다. 남들이 당장의 매출에 급급할 때 현재 매출 성장은 기본이고, 보다 더 미래 트렌드를 잡기 위해 기반을 다지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의 이런 노력은 통찰력으로 이어져 과거에도 증명된 바 있다. 수년 전 골프 시장의 거품을 예견했고, 현재 러닝과 트레일 러닝으로의 시장 재편을 정확히 짚어냈다. 그는 골프가 돈과 시간, 고민 등이 많이 따르는 운동인 반면, 러닝은 접근성이 뛰어나 당분간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아웃도어 신상품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한정된 예산을 고가의 러닝화 구매에 대부분 할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아웃도어와 스포츠, 골프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경량화와 라이프스타일, 2026년 핵심 전략
서 부사장은 2026년 봄 시즌 전략으로 ‘경량화’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방풍과 방수라는 기본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극한의 가벼움을 구현하기 위해 일본 소재를 활용한 바람막이와 프랑스 기술력이 결합된 신규 신발 라인 ‘파이로셀’ 시리즈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는 얼마나 더 가볍게 만드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신발도 무겁고 딱딱한 전통적인 중등산화 시대는 가고, 산과 일상에서 모두 신을 수 있는 가벼운 트레일 러닝화가 주류가 될 것입니다.”

그는 또한 “러닝 트렌드를 일정 부분 반영하면서 절대 강자가 있는 이쪽 퍼포먼스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쪽에 보다 더 힘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통 아웃도어의 기술력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작년 패션 시장이 최악의 침체기를 겪을 때도 그는 시장 상황을 직시하고 생산량과 재고량을 디테일하게 관리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시장을 보는 눈이 정확하다면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것은 반드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 철저한 분석에 기반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실제 최근 수년간 밀레는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불경기 속에서도 매출과 이익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프랑스·일본과 협업, 글로벌 브랜드 도약 주도
서 부사장은 부사장 승진과 함께 밀레뿐만 아니라 루디프로젝트, 몬츄라 등 회사가 운영하는 전체 브랜드의 영업, 기획, 마케팅을 총괄하게 되었다. 앞으로 그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몬츄라를 밀레 매장 내에 인샵 형태로 배치하는 멀티숍 전략을 통해 두 브랜드의 유통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그가 공들이는 부분은 프랑스 본사 및 일본 밀레와의 글로벌 협업이다. 그는 각국의 강점을 결합한 ‘교집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일본, 한국 각 나라의 강점을 교집합으로 묶어 밀레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야 합니다. 프랑스는 4,000m급 고산 등반의 전문성과 미쉐린 창 같은 기술력을, 일본은 고기능성 소재와 디테일을, 한국은 뛰어난 디자인 능력과 대량 생산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프랑스 본사와 공동 개발한 고기능성 신발 파이로셀 시리즈는 프랑스의 날렵한 라스트(신발 틀)와 기술력에 한국의 디자인이 결합된 제품이다. 한국에서 만든 다운 재킷은 프랑스와 일본에 역수출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청렴함, 그리고 성실함이 승진 비결
서 부사장이 2년 전부터 제안했던 일본 하라주쿠 단독 매장도 오는 3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 매장을 한국과 일본 밀레가 서로의 제품을 교류하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한국 모델이 입은 제품이 일본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끌어 역으로 한국 제품을 일본에 판매하는 등 한일 간 마케팅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
“밀레가 단순히 한국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합니다. 젊은 층이 밀레를 볼 때 전통 있는 글로벌 프랑스 브랜드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아시아 시장의 주도권은 한국이 잡아야 합니다.”
실제로 최근 대만에서 한국 밀레의 디자인과 제품력에 반해 수입을 요청했고, 그는 한국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 중이다.

서 부사장의 뛰어난 능력 뒤에는 30년 넘게 이어온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스쿼트 200개와 다리 운동 200개로 하루를 시작한다. 3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루틴을 마치면 아침 추위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몸이 단련된다고 한다. 저녁에는 골프 연습장에서 2시간 동안 연습하며 꾸준히 체력을 관리한다.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바버샵을 방문해 단정한 용모를 유지하는 성실함도 그의 철저한 자세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가 부사장까지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30년 넘게 지켜온 청렴의 원칙이다.
“사회생활 초창기부터 이 업계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갑이라고 해서 대접받거나 돈을 받고 다니면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점주들과 골프를 치거나 식사를 할 때 제가 먼저 비용을 계산합니다. 내가 밥을 얻어먹으면 상대방의 무리한 부탁을 들어줘야 하고, 이는 결국 회사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철저한 자기관리와 청렴함, 그리고 회사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 밀레 한철호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게 했다. “시장은 항상 변하지만, 고객이 믿을 만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서필웅 부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한국 (주)밀레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의 리더로 우뚝 설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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