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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고르는 식사빵…마트 PB부터 백화점 건강빵까지

한국인의 주식 지형이 쌀밥 중심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외식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한 끼를 부담 없이 해결하려는 식사빵 수요가 유통가의 핵심 소비 지표로 부상했다. 기존 베이커리 시장은 개당 8천 원을 웃도는 고가 전문점과 3천 원 미만이지만 식감과 풍미가 떨어지는 보급형 양산 제품으로 뚜렷하게 갈라져 있었다. 이에 대형 유통 기업들은 연구개발 연구소와 대규모 식품 제조 공장,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결합해 전문점 수준의 품질을 갖춘 2천 원대 자체 브랜드(PB) 식사빵을 내놓으며 일상 장바구니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식탁에서 식사빵 비중이 커진 배경에는 가구 구조 변화와 내식 문화의 현실적인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쌀 소비량이 매년 최저치를 기록하는 반면, 조리 과정이 번거로운 전통적인 한상 차림 대신 토스트나 샌드위치처럼 짧은 시간에 취식할 수 있는 식사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이 일상화됐다. 특히 점심과 저녁 외식비 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아침이나 주말 브런치를 집에서 해결하려는 홈다이닝 수요가 늘어난 점도 식사빵 시장 확대를 이끈 요인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베이커리 물가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유기농 밀가루나 특화 발효종을 앞세운 베이커리 전문점의 식빵 가격은 일반 가계가 매일 주식으로 소비하기에 저항선이 높았고, 대형 제과업체의 양산 식빵은 샌드위치 제조용에 머물러 단독 취식 시 맛과 부드러움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이러한 시장 공백을 파악한 유통사들은 전문점의 미식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일상적으로 구매 가능한 가격대의 식사빵을 기획해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 빈도를 높이는 전략적 지렛대로 삼기 시작했다.

연구개발부터 다채널 유통까지… 그룹 공급망으로 일궈낸 성과
유통 대기업이 주도하는 식사빵 차별화의 위력은 실제 현장 판매 데이터에서 명확하게 입증된다. 롯데마트·슈퍼와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오늘좋은 숨결통식빵’은 출시 193일 만인 2026년 10월 25일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어섰다. 하루 평균 5,180개 이상, 약 17초마다 1개씩 팔려나간 셈이다.

채널별로는 롯데마트와 슈퍼에서 약 67만 개가 팔려 가정 내 식사 수요를 충족했고, 근거리 소매 채널인 세븐일레븐에서 약 33만 개가 판매되며 1~2인 가구의 간식 수요를 포섭했다. 이 제품은 롯데마트와 슈퍼 내 전체 식빵 카테고리 1위에 올랐으며, 기존 양산 식빵 대표 제품 대비 약 3.5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같은 기간 롯데마트·슈퍼의 전체 식사빵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30.3% 끌어올렸다.

이러한 성과는 롯데그룹의 식품과 유통 계열사가 결합한 단일 공급망 체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롯데중앙연구소가 특허 유산균 발효 공법을 지원하고 롯데웰푸드가 대규모 양산 라인을 가동해 단가를 낮췄으며, 마트, 슈퍼, 편의점,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이어지는 복합 판로가 초기 집객을 견인했다.

유산균 발효종으로 식감을 부드럽게 개선하고 연유와 벌꿀로 풍미를 높인 400g 통식빵을 2천 원대 정상가에 공급한 가격 정책이 주효했다. 더욱이 식사빵의 인기는 곁들임 상품인 ‘오늘좋은 땅콩 100% 피넛버터’의 22만 개 누적 판매로 이어지며 스프레드와 잼, 유제품 등 연관 신선식품 바스켓 매출까지 동시에 견인하는 효과를 낳았다.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보앤미(BO&MIE)’ 매장에서 모델들이 프리미엄 건강빵 신제품 5종을 소개하고 있다.

프리미엄 채널 역시 정통 원재료를 내세운 건강 식사빵으로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프렌치 베이커리 보앤미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 등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100% 프랑스산 프리미엄 플라틴 T65 밀가루를 사용한 건강빵 5종을 출시했다. 견과류와 치즈, 건과일 등 곡물 원물을 풍성하게 채운 깜빠뉴 라인업을 강화하며, 달콤한 디저트에 치우쳤던 백화점 베이커리 고객을 영양 균형 중심의 일상 식사 수요로 연결하고 있다.

식사빵은 이제 단순한 베이커리 단품이 아니라 계란, 우유, 두부처럼 매장 방문 주기를 단축하는 일상 필수 식재료로 그 기능이 전환됐다. 매일 소비되고 소진 주기가 짧은 주식 상품의 특성상 고품질 가성비 식사빵을 확보한 유통 채널은 e커머스로 이탈하는 장바구니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정기적으로 불러들이는 락인 효과를 누리게 된다.

브랜드 제조사(NB) 상품에 지불하던 유통 수수료를 줄이고, 자체 계열 제조망을 통해 원가를 통제함으로써 확보한 이익 체력은 할인 프로모션과 추가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앞으로 식사빵을 둘러싼 리테일 경쟁은 단순한 가격 할인전을 넘어 고유한 효모 기술과 대량 양산 설비, 옴니채널 물류망을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완성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식품 제조 기반을 갖춘 대형 유통사는 식사빵을 중심으로 아침 대용식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넓혀갈 것이며, 전문 베이커리는 대체 불가능한 기능성 곡물과 장인 기술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가격과 접근성을 앞세운 대기업 PB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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