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는 이제 시작입니다.” 장루하의 유지영 대표가 대한민국 식품의 해외 진출이 이제 출발선에 있다며 한국 고유 음식의 정체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유지영 대표의 전통 한식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와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다.
대학시절 무용을 전공했던 유지영 대표가 한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유 대표의 어머니는 전라북도 순창의 고추장 제조 장인으로, KBS1 ‘한국인의 밥상’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유지영 대표가 F&B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유지영 대표 또한 그녀의 고향인 순창에서 장을 직접 담그고 있다. 현재 유지영 대표가 직접 장을 만들어 담아 둔 장독대가 100여 개가 넘는다.
고추장 장인으로 계시는 유지영 대표의 어머님의 영향도 있었지만, 유지영 대표가 한식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달랐기에 F&B 분야에서 종횡무진 누빌 수 있었다. 그녀가 대표로 있는 식문화 전문기업 ‘장루하’의 기업명 또한 한식과 장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다.

장루하는 한자로 醬 장(장), 嶁 봉우리(루), 霞 노을(하)로 이루어져 있는데, ‘장으로 가장 높은 곳에서 노을처럼 스며들게 하고 싶다’라는 의미에서 20여 년 전에 지었다고 한다. 큰 뜻을 품은 ‘장루하’라는 이름의 의미대로, 유지영 대표는 현재 고추장과 쌈장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를 마쳤다. 또한, 유지영 대표는 지난 25년 동안 F&B 분야에 몸을 담아오면서, 외식브랜드 개발과 경영 컨설팅 분야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외식업계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인천공항의 전 푸드코트 ‘푸드온에어’와 일본 도쿄의 하네다공항 국내선 푸드코트, 인천 네스트 호텔 레스토랑 등 다수의 F&B 컨설팅을 유지영 대표가 진행했었다. 또한 경복궁 옆 이탈리아 레스토랑 ‘스미스가 좋아하는 한옥’도 그녀의 손을 거쳐 확고한 정체성을 지닌 핫플레이스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 달식탁 성공 이어 독보적인 콘셉트의 레스토랑도 도전
더불어, 2년 전까지 한식 레스토랑 ‘달식탁’을 서울 신사역 근처에서 11년 동안 운영해 왔다. 달식탁은 순창 고추장, 된장을 사용한 한식 레스토랑으로, 대표 메뉴에는 달식탁만의 장맛을 즐길 수 있는 고추장 삼겹살 구이, 차돌박이 배추쌈, 버섯잡채, 문어쌈장밥이 있었다.
또한, 음식을 모르고 간다면 한식당이라고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갤러리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그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만큼 유 대표의 미적 감각 또한 뛰어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달식탁을 운영하는 동안 130군데의 잡지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만큼, 달식탁은 강남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었다. 레스토랑이 운영되는 기간 동안, 미쉐린 가이드가 한국에 도입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달식탁에 이어 현재 운영하고 있는 ‘텅앤그루브 조인트(Tongue and Groove Joint)’는 이태원 숙성고기 전문점으로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를 모두 구성한 레스토랑이다.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선사하는 이유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는 이태원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텅앤그루브조인트 레스토랑의 이름을 지었을 때도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이 텅(Tongue)을 ‘혀’라는 의미에서 레스토랑 이름을 지은 줄 알지만, 아닙니다. 저는 목공 용어에서 의미를 따왔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목공 용어로 텅 앤 그루브 조인트는 두 개 이상의 목재 조각이 접착제가 필요 없이 결합되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저는 음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끼는 것이 완벽한 ‘밸런스’와 ‘합’입니다. 그래서 입안의 즐거운 리듬이 완벽한 결합으로 느껴지는 레스토랑이라는 의미에서 ‘텅앤그루브조인트’라고 짓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텅앤그루브조인트는 레스토랑을 오픈한 해인 2018년부터 지난 2023년까지 6년 동안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됐다. 유지영 대표의 두 식당이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의 전문분야인 F&B 컨설팅 경험을 살려 각 레스토랑들만의 유일무이한 콘셉트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유지영 대표는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이 되려면 그 나라의 정체성, 독특함, 레스토랑만의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유니크한 콘셉트를 가지고 식당을 꾸려나갔던 점이 달식탁과 텅앤그루브조인트가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이유라고 자부합니다.”라고 설명했다.

◇ 식품 유통 분야 섭렵, F&b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약
최근 ‘케이첩(K-CHUP)’ 리뉴얼과 함께 ‘쌈싸라(SSAMSSARA) 쌈장소스’를 론칭하면서, 식품 유통 분야로 세계 시장 도전에 나섰다. 케이첩은 고추장 소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 2022년 10월에 첫 출시를 했을 때에도 독특한 제품명과 흔히 생각하는 되직한 질감의 고추장이 아니었기에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었다.
최근 케이첩이 해외에서 관심을 받게 되면서, 패키지를 더욱 한국적인 스타일로 리뉴얼해 재론칭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제품의 다양성을 위해 쌈장 소스인 ‘쌈싸라 쌈장소스’도 개발해 함께 출시했다.
외식업계 컨설팅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케이첩’과 ‘쌈싸라 쌈장’ 등 식품 개발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유 대표는 외식업계의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항상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식품으로 해외에서 승부를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외국인들에게 고추장은 요리를 해 먹거나 쉽게 빵에 발라먹기에는 너무 되직합니다. 그래서 쉽게 컨트롤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묽은 타입의 고추장이 필요하다 생각했죠. 이러한 부분을 겨냥해 케이첩을 개발하게 됐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케이첩의 특징에 대해 유지영 대표는 “케이첩은 보통맛과 매운맛으로 나눠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고추장이 맵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근래 매운맛을 선호하는 대중들이 증가하게 되면서 자극적인 맛이 필요해 일반 고추장 맵기 정도인 ‘보통맛’과 그 보다 더 발전된 맵기의 ‘매운맛’을 개발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케이첩은 ‘K’와 ‘케첩’의 합성어…아이디어도 직접 내
‘케이첩(K-CHUP)’과 ‘쌈싸라(SSAMSSARA) 쌈장’이 각각 고추장과 쌈장이지만 유니크한 이름 때문에 머릿속에 쉽게 각인이 된다. 케이첩은 현재 상표 등록이 완료됐으며, 쌈싸라 쌈장은 상표 등록이 진행되고 있다. 케이첩은 한국의 ‘K’와 ‘케첩’의 합성어이다. 또한 쌈싸라 쌈장의 ‘쌈싸라(SSAMSSARA)’는 힌두교와 불교, 자이나교, 도교에서 ‘윤회’의 의미인 ‘삼사라(SAMSARA)’를 뜻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쌈을 싸 먹는 행위를 뜻하기도 하는 중의적인 언어를 내포한 제품명이다.
“처음에 케이첩 제품명을 고안할 때, 여러 가지의 제품명을 생각했습니다. 그중에서 원시 사회에서 생활 공동체를 통솔하는 우두머리의 ‘추장’을 생각해 ‘고-추장’이라는 제품 이름도 구상을 했었죠. 그런데 ‘추장’은 우리나라에서만 이해하지, 해외에서는 어떤 뜻인지 이해할 수 없기에 ‘고-추장’이라는 제품명은 제외됐습니다.”라며 케이첩 제품명을 개발하던 때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어 유지영 대표는 ‘쌈싸라 쌈장’의 제품명을 통해 그녀가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언급하기도 했다. “쌈을 제 한 손에 싸서 한 입에 먹는 것처럼, 인생도 내 손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 이정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라며 지금까지 비즈니스를 하면서 느꼈던 한 부분을 말했다.
이러한 케이첩과 쌈싸라 쌈장의 제품명에 대한 중의적인 의미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교포들이 좋아하고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케이첩을 만들었지만, ‘맛’만큼은 해외 고객에 맞게 개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 맛을 개발하기보다는, 진짜 한국 요리의 본질과 정체성을 고수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고, 자신이 만든 제품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즉, 속임수와 타협점 없이 원래 음식이 가진 고유의 맛으로 만들어야 어느 나라든 소통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유 대표 의 철학이기도 하다.

◇ ‘케이첩’과 ‘쌈싸라 쌈장’을 통한 해외로의 발걸음
최근 케이첩이 리뉴얼되고, 쌈싸라 쌈장이 새롭게 출시됐는데, 이전과 제품이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일까. “맛은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합니다. 다만 이전과 바뀌는 점이 있다면 이번에 제품 패키지가 새로워지고, 기존보다 용량이 적은 15~20g 사이의 미니사이즈가 곧이어 추가 출시됩니다. 이러한 미니사이즈를 단품과 세트상품으로 출시해 여행용이나 선물용으로도 추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이전보다 제품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물세트와 밀키트 형식으로도 제품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국내 유통 채널은 카카오 선물하기와 면세점, 백화점 등에 입점되며 이전보다 적극적인 마케팅도 추진하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샘플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해외로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 태국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영 대표와의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유지영 대표는 이런 말을 건네기도 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본인의 주관을 믿고 밀고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지영 대표의 마인드는 주변에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고추장과 쌈장이 아닌, 케이첩과 쌈싸라 쌈장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또한 유지영 대표가 가진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성공하리라는 믿음으로 이어져 K-푸드 세계 진출이라는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