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aily NewsF&B취함 대신 취향 택한 소비자, 무알콜이 리테일 매대를 바꾼다

취함 대신 취향 택한 소비자, 무알콜이 리테일 매대를 바꾼다

대형마트 주류 매대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무알콜 및 논알콜 음료의 입지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과거 운전자나 임산부 등 극히 제한된 소비층을 위한 일시적 대안에 머물렀던 무알콜 주류는 최근 헬시 플레저와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하나의 독립된 음료 범주로 자리를 잡았다.

유통업계와 제조사들은 이러한 소비 행태 변화에 맞춰 단순히 알코올을 제거한 제품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타 업종과의 협업을 통한 브랜드 경험 확장과 채널 맞춤형 상품 공급으로 매장 내 객단가 상승 및 신규 고객 유입을 도모하고 있다.

취함에서 취향으로 이동한 주류 소비와 매대 변화
소비자들의 음주 행태 변화는 대형 유통 채널의 실제 실적 수치로 명확히 입증된다. 롯데마트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주류 매출 분석에 따르면, 전체 주류 매출 내 논알콜 및 무알콜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13%로 5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매출 신장률 역시 2024년 23.7%, 2025년 11.4%에 이어 2026년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세부 품목별로는 논알콜 맥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4.5% 상승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고, 논알콜 와인 매출은 41.2%나 급증하며 전체 와인 카테고리의 매출 감소세를 방어하는 핵심 품목으로 부상했다.

사진=롯데마트 제공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주요 원인은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실속형 가치 소비 경향과 과도한 음주를 피하려는 건강 지향적 라이프스타일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취하기 위해 술을 소비하기보다 적당한 분위기와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선택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유통 채널은 이에 대응해 관련 진열 면적을 늘리고 30여 종에 달하는 논알콜 전용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무알콜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유통 기획 및 제조 방식의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다. 논알콜 드링크 큐레이션 스튜디오인 아티스트보틀클럽(ABC)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협업해 알코올 함량 0.00%의 ‘B라거 제로’를 출시했다.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조 단계를 설계한 이번 제품은 맥아의 풍미와 홉의 향을 유지하면서도 한국타이어의 모빌리티 브랜드 정체성을 패키지에 적용했다. 운전, 캠핑, 스포츠 관람 등 음주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맥주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기획으로, 자사 자사몰과 연남동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하며 모빌리티 브랜드와의 접점을 결합한 사례다.

아티스트보틀클럽 X 한국타이어, 무알콜 맥주 B라거 제로(제공 ABC)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 제조사와 유통 플랫폼 모두에게 명확한 상업적 이점을 제공한다. 무알콜 제품은 주류 판매 관련 법적 규제나 장소적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온라인 D2C 채널은 물론 팝업스토어, 야외 페스티벌, 모빌리티 행사 등 다양한 오프라인 접점으로 유통망을 넓힐 수 있다.

유통 플랫폼 입장에서는 비음주자 및 웰니스 관여도가 높은 신규 고객층을 매장으로 유인해 집객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제조사는 주류라는 한정된 영역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결국 무알콜 카테고리의 확대는 리테일 산업 전반에서 고객의 상황과 취향에 부합하는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알코올을 뺀 대체재 공급에 그치지 않고, 독보적인 제조 기법과 감각적인 패키징, 이종 산업 간의 협업 마케팅이 결합될 때 상품의 단위당 가치는 크게 상승한다. 향후 유통 플랫폼과 브랜드사들은 고단가 프리미엄 무알콜 라인업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매장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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