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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잡부’윤다로, “좋아하는 일은 다 해보려고요. 꾸준히 하면 언젠간 빛을 볼 거라 믿어요”

패션 디자이너, 모델, 밴드 멤버, 브랜드 운영자 그리고 크리에이터. 하나의 직업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력을 가진 윤다로는 스스로를 ‘예체능 잡부’라고 소개한다. 현재는 모자 브랜드 ‘마스포켓’의 디자인을 맡는 동시에 매주 토요일 자신만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길처럼 보이지만, 윤다로는 이 모든 경험을 하나로 본다. ‘내 취향을 표현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남들한테 설명하고 즐거움을 주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크리에이터의 사명이자 목표라고 생각해요”라며 “예술이라는 것도 각자의 표현 방식만 다를 뿐이지 표현한다는 건 일맥상통한다고 봐요. 영상을 만드는 사람은 영상으로, 옷을 만드는 사람은 옷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거잖아요”라고 설명했다.

윤다로의 메인 카 ‘둘기’. 2009년식의 오래된 차 외관을 제외한 대부분을 직접 손봤다. 별칭을 붙여줄 정도로 자동차에 애정이 깊은 윤다로는 최근 ‘드라이브 마이카’ 콘텐츠를 통해 자동차와 스타일링을 소개하고 있다.

시작은 누구보다 빨랐다. 20대 초부터 조기 취업으로 또래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모델 데뷔는 오히려 27살이었다. 동료들과 브랜드를 만들었다가 정리했고, 이후에는 전혀 다른 분야를 배우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20대를 ‘유턴이 많았던 시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가는 길은 실패나 후회가 아니었다. 그는 “길을 잘못 들었다기보다 조금 헤매고 있는 거죠. 고속도로가 아니라 유턴해서 국도로 가는 느낌이에요. 풍경도 보고, 예쁜 곳이 있으면 잠깐 차를 세워 구경도 하고요”라며 자신이 걸어온 삶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그렇게 여러 갈림길을 지나온 윤다로가 가장 오래 머물고 있는 곳은 콘텐츠다. 약 3년 전 중고 캠코더 한 대로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야외 예능과 브이로그를 거쳐 자신만의 콘텐츠를 하나씩 만들어 나갔다. 마이크를 반지 형태로 만들어 끼고 원단과 부자재의 소리를 담은 패션 ASMR도 그중 하나로, 옷을 직접 만들어본 사람만이 짚을 수 있는 지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최근 그는 오래된 수동 경차를 세컨드 카로 들여와 ‘릴둘기’라 부르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차 외관을 꾸미
고 있다.

그의 콘텐츠는 일반적인 리뷰와는 결이 다르다. 매주 토요일 선보이고 있는 자동차와 스타일링을 결합한 ‘드라이브 마이카’ 시리즈는 브랜드나 가격을 자세히 설명하기보다 자신이 느끼는 분위기와 감각을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상당히 불친절한 콘텐츠”라고 소개한다.

콘텐츠 속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 또한 자동차다. 그의 메인 카는 2009년식 단종 모델로, 외관을 제외한 대부분을 직접 손봤다. 번호판 숫자를 따 ‘둘기’라는 이름도 붙였다. 최근에는 오래된 수동 경차를 세컨드 카로 들여와 ‘릴둘기’라 부르며 하나씩 손보고 있다. 운전병 시절의 감각이 그리워 다시 수동을 택했다는 그는 “수동을 하면 명상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자동차 역시 자신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래핑이나 도색으로 자신을 표현하잖아요. 저도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보면 ‘저 차 뭐야?’ 할 수도 있지만, 저한테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체예요. 차는 저만의 이동 수단이자 가장 편안한 안식처죠”라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것과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세상 밖으로 꺼내는 이유도 분명하다. 조회 수나 대중성을 좇기보다 자신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누군가 저를 보고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취향이 아니면 안 봐도 괜찮아요. 저는 계속 제가 좋아하는 걸 할 거니까요. 대신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는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자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벌꿀오소리처럼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벌꿀오소리는 상대가 누구든 끝까지 덤비잖아요. 저도 좋아하는 일이면 끝까지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계속 가다 보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최근 그는 학창 시절 잠시 접어뒀던 연기에도 다시 도전하고 있다. 이유는 처음과 다르지 않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줄이기보다 더 깊이 탐구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윤다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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