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식 BBQ를 표방하는 바비큐 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통 텍사스 스타일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 이유는 조리과정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인데, 바비큐는 불에 직접 굽는 직화구이 방식이 아닌 간접 열을 통해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조리하는 방식으로 불에서 올라오는 스모크한 향이 고기에 은은하게 배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비큐의 유래를 살펴보면 흑인 노예들이 아프리카에서 배를 타고 카리브해를 거쳐 미국으로 옮겨 오던 중 카리브해에 살던 인디언들로부터 바비큐를 만드는 법을 배워 남부지방에서 바비큐를 활성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바비큐가 흑인들의 주식으로 자리 잡으며 일자리를 찾아 떠난 흑인들에 의해 텍사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지로 전파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맛, 분위기, 인테리어까지 정통 텍사스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이태원 ‘매니멀스모크하우스(이하 매니멀)’를 추천한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클라쓰’ 촬영지 ‘단밤’을 지나 조금만 걷다 보면 골목 양쪽 가득 쌓아 올린 참나무 장작더미가 보인다.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2층 계단으로 올라가면 입구 바로 오른편에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대형 스모커(훈연기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통형으로 길쭉하게 생긴 이 스모커는 김대영 대표가 텍사스에서 직접 주문 제작해 들여온 기계로 매니멀의 모든 바비큐가 이 통 안에서 만들어진다. 주요 고객층은 20∼40대로 주로 교포나 외국인 고객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현재 공동 창립자인 텍사스 출신의 강기영 쉐프와 친구들이 함께 옥상에 모여 바비큐를 구워먹던 기억을 모티프로 이태원 해밀턴 호텔 ‘풀파티 케이터링’과 홍대 팝업 행사를 통해 이름을 알린 뒤 2015년 4월 이곳에 매니멀스모크하우스를 오픈했어요.”
세계 3대 호텔학교로 손꼽히는 스위스 글리옹 호텔경영학교를 다니던 그는 호텔 경영이 적성에 맞지 않아 2년 만에 학업을 포기하고 돌연 귀국했다. 이후 식당, 커피숍, 치킨집, 다단계 업체 등에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다 당시 외식업계에서 고공 성장 중이던 퓨전 멕시칸음식 전문점 ‘바토스’ 대표들을 만나게 됐다.
2012년 바토스에 합류한 김 대표는 이곳에서의 경험을 살려 1년여의 준비 끝에 매니멀을 오픈하게 된 것이다. 이후 매니멀은 이태원을 대표하는 잇(Eat) 플레이스로 자리 잡으며 현재 피자전문점 ‘모터시티(디트로이트 스타일 피자)’ 3개점(이태원, 역삼, 잠실)과 스페인 레스토랑 ‘레리엇’을 차례로 오픈해 현재 연 매출 43억원 규모의 기업을 성장했다. 20대의 어린 나이에 시작한 레스토랑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올해 선정한 ‘아시아가 주목하는 30세 이하 젊은 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 바비큐 하나로 연 매출 9억원 달성

기본 웨이팅 1시간 이상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유명한 매니멀은 지난해 12월 기준 연 매출 9억 원을 달성했다. 그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오크 장작으로 장시간 스모크하는 전통방식을 고수한다는 점과 빵, 소시지, 소스 등 매장에서 쓰는 모든 식재료를 다른 곳에서 공급받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든다는 게 가장 큰 비결”이라며 “또 2인 이상 즐기는 ‘바비큐플래터’의 경우 맥주와 함께 곁들이는 음식인 데다 사이드 메뉴가 다양하고, 혼자 즐길 수 있는 런치메뉴 등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고 설명했다.
매니멀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는 장시간(10∼12시간) 훈연한 브리스킷(차돌양지)과 풀드포크(돼지 목전지), 치킨, 돼지 왕갈비, 베이비백 립 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는 소 차돌양지부위 요리인 ‘브리스킷’이다. 브리스킷은 커피가루와 다양한 향신료로 시즈닝 해두었다가 10시간 이상 훈연한 요리다.

장시간 훈연과정을 거쳐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식감이 부드러우며, 기름기도 적어 다이어트에 민감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만일 4 인 이상이 함께한다면 ‘매니멀플래터’를 강력 추천한다. 베스트 메뉴인 매니멀플래터는 ‘브리스킷’ ‘풀드포크’ ‘치킨’ ‘립’(600g), 그리고 매장에서 직접 만든 △안두이 소시지 △맥앤치즈 △코올슬로 △훈연한 매쉬드 포테이토 △허니버터 롤빵을 전부 합해 9만9500원에 즐길 수 있다.
현재 가맹점 계획은 없으나 신규 사업은 추가적으로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묻자 김 대표는 “오는 6월 ‘리북방’이라는 이름의 리북식 반주집을 서교동에 오픈하고 7월에는 모터시티 4호점(강남역)과 PDR이라는 이름의 Speakeasy Dining Bar를 강남구청역 근처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