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다다트렌드랩, 데이터 기술로 혁신적 브랜드와 공간 개발하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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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 익선다다트렌드랩 CD 겸 대표

“익선다다가 피카츄였다면, 익선다다트렌드랩은 피카츄에서 진화한 라이츄라고 할까요? 하하” 익선다다트렌드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박지현 대표(이하 박 대표)가 자신의 기업에 대해 만화 포켓몬스터의 포켓몬에 비유해 설명했다.

익선다다트렌드랩은 브랜드와 공간개발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박지현 대표는 과거 익선다다 기업 운영 당시 진행했던 ‘익선동 프로젝트’와 ‘소제호 프로젝트’로 유명세를 탔다. 따라서 익선다다트렌드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익선다다’를 빼놓을 수 없다.

익선다다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박지현 대표는 “익선다다를 쉽게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고 싶어서 ‘사자성어 다다익선(多多益善)을 앞과 뒤 단어를 바꾸어서 지었습니다. 다양한 것들을 풀어나가고 싶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죠. 익선동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라서 이름을 이렇게 짓기도 했고요”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익선다다의 ‘다다’도 다다이즘이라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전통을 부정하는 예술 운동처럼 ‘왜 고층 개발만 하지? 단층 개발도 해봐야겠다’ ‘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부동산을 못 가질까? 우리는 가져봐야지’라는 생각도 담고 싶었고요”라고 덧붙였다.

박대표가 브랜딩한 ‘동북아’는 ‘낮보다 아름다운 동북아의 밤’이라는 콘셉트의 중식 레스토랑이다.

시간을 거슬러 2014년에 익선다다에서 진행한 ‘익선동 프로젝트’와 2019년에 진행한 ‘소제호 프로젝트’는 현재의 익선다다트렌드랩이 만들어지는 기반이 됐다. 익선동 프로젝트는 당시 패션·가구·F&B 분야의 아트디렉터였던 박지현 대표가 익선동을 본 뒤 ‘여기서 무언가 해보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익선동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익선동스러움’에 집중, 전통은 보존하면서 활력을
박지현 대표는 “익선동이 당시 저평가된 지역으로 방치가 된 동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트리플 역세권(수도권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이라는 큰 장점이 있었죠. 그래서 이 동네를 개발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해 익선동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익선동 프로젝트’는 익선동의 시간들이 쌓인 ‘오래됨’의 가치가 휘발되지 않고 한옥이 가진 장소의 감도를 살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추진했다. 또한 개별 건물 하나하나의 콘텐츠보다 익선동 전반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놓고 가장 ‘익선동스러움’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기획했다.

더불어 익선동이 생명력을 꾸준히 확대시킬 수 있도록 공공시설과 개별 숍을 기준으로 먹거리 食(식), 볼거리 見(견), 들을 거리 聽(청), 느낄 거리 感(감)이라는 구성의 4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24가지 숍을 고안해 냈다. 또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도록 유니크하고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갔다.

익선다다트렌드랩은 오프라인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딩 작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어 진행한 ‘소제호 프로젝트’는 지난 2019년 대전 소제동의 철도관사촌에서 진행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이다. 가치 있는 것은 남기고 역사적인 공간들을 재해석해 사라져 가는 소제동을 다시 채워나가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 소제동 지도를 새롭게 만들 때도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철도관사를 위주로 지도를 구성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소제호 프로젝트는 지난 2020년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투어리즘 부문에서 위너를 수상했다. 또한 지난 2021년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의 서비스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박 대표는 “동남·동북아시아에서는 한국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긍정적 케이스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저희가 홍콩과 일본에서 소개할 때 사용하는 좋은 사례가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익선다다트렌드랩, 데이터 분석 기술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용
일반적으로 옛 동네를 생각하면, 한국 전통적 모습을 풍기는 상가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익선동 프로젝트와 소제호 프로젝트에서 브랜딩한 상가 중에는 이국적인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많다. 태국 레스토랑 ‘동남아’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 ‘르블란서’ 중국 레스토랑 ‘동북아’ 독일식 레스토랑 ‘슈니첼’ 태국 레스토랑&카페 ‘치앙마이방콕’ 이탈리안 레스토랑 ‘솔트’등이 그 예이다.

소제호 프로젝트 때 브랜딩한 매장 ‘슈니첼’은 경양식을 재해석한 슈니첼과 굴라쉬를 맛 볼 수 있는 독일식 레스토랑이다

이처럼 익선동과 소제동에 해외 음식을 전개하는 상가들을 브랜딩한 이유에 대해 박대표는 “당시 해외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는 메뉴 가격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저렴하게 먹기 위해 해외 메뉴 레스토랑과 카페들을 브랜딩 하게 됐죠. 또한 부모님과 함께 해외여행을 못갈 때, ‘부모님도 해외 음식을 맛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박지현 대표는 지난 2021년 익선다다트렌드랩을 신규법인으로 설립했다. “익선동 프로젝트와 소제호 프로젝트는 데이터 접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집한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발전시켜 오프라인에 확산 가능성을 만들고자 ‘익선다다트렌드랩’을 새로 세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말을 인용하자면, 점·선·면으로 브랜드와 동네를 말할 때, 점은 브랜드를, 면은 동네를 지칭한다. 박 대표는 지금은 면 개발(지역단위 개발)보다는, 점 개발(브랜드 개발)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선다다트렌드랩은 수치화된 오프라인 고객의 디지털 데이터를 브랜드 및 공간 개발 시 접목하고 있다. 오프라인 고객 데이터 수집 방법의 하나로 CCTV 이미지 스캐닝을 통해 실질적인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익선다다트렌드랩의 분석 기술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다.

‘파파라멘’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모티브로 한 캐주얼 라멘숍 & 이자카야 브랜드이다.

파파라멘 등 축적된 노하우로 브랜딩한 브랜드만 50여 개
박지현 대표가 익선다다 때부터 브랜딩한 브랜드는 50여 개에 이른다. 그 중 현재 소유한 IP가 30개 이상 된다고 한다. 박 대표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 소유한 IP로는 2022년 오픈한 서울 중구 신당동의 캐주얼 라멘숍&이자카야 ‘파파라멘’이 있다. 파파라멘은 직접 매장 관리를 하고 있고, 이번 3월에 서울 뚝섬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박지현 대표는 탄탄한 전문성이 알려지면서 여러 분야에서 브랜딩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그 중 도넛 디저트숍 ‘고니즈’도 박 대표의 작품으로, 괴상하지만 귀여운 괴물 고니즈라는 캐릭터가 특징인 이 도넛 브랜드는 약육강식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우주최강 괴물의 주거지로, 인간에게 도넛을 팔아 생존해 나간다는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특색 있는 도넛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또한, 원할머니 보쌈족발로 유명한 ‘원앤원’에서 주문해 베이커리&카페 ‘크레스타운’의 브랜딩 작업도 진행했다. 크레스타운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있으며, 행복이 차오르는 공간을 콘셉트로한 크로와상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다비치홀딩스의 ‘포컬 포인트’ 플래그십스토어는 박지현 대표가 개발한 곳으로 서울 용산구에 자리 잡고 있다

더불어 박 대표는 클라이언트 프로젝트 중 다비치안경으로 유명한 다비치홀딩스의 플래그십스토어 ‘포컬 포인트’의 부지 브랜딩과 스몰 브랜드 구축을 진행한 작업 또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포컬 포인트’는 서울의 중심인 서울역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SEE EYE TO EYE’라는키 메시지로 풀어낸 상업공간 기획이다.

박 대표는 평균 2.5개월 동안 1개의 브랜딩 작업을 해나갔다고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써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단기간 내에 작업을 마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작업을 하면 할수록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F&B던 패션이던 저희는 오프라인 브랜드를 만드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정립된다고나 할까요? 다만, 소비자들의 시선이 높아지면서 저희도 알아가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있어 고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개튼튼’은 반려동물을 위한 보약을 콘셉트로 한 반려동물 F&B 브랜드이다.

◇ 강원도 양양과 속초 등 대형 공간 2~3곳 오픈 계획도
박지현 대표에게 현재 관심이 가는 지역이나 동네가 있느냐는 질문에 “관심 가는 동네는 딱히 없어요. 지금은 F&B나 또 다른 업종의 특정 브랜드가 확산하는 곳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지역보다는 브랜드를 쫓아가는 게 트렌드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대표는 ‘현재 앵커 테넌트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국내에서는 강원도 양양과 속초 등을 포함한 대형 공간 2~3곳을 개발해 오픈할 예정이며, 더불어 해외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최고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재미있는 답을 했다. “제가 골든레트리버를 키우고 있어요. 그래서 지난 2021년 애견 식품 사업의 빈틈을 찾아 ‘개튼튼’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한 번 시도해 봤습니다. 식품 영양죽인데 제품이 매진되기도 했죠”라며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끝으로 박지현 대표처럼 브랜딩에 대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물었다. 박 대표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 써야 해요. 따라서 모든 부분에서 막연하게 예측하지 말고 다양한 시선으로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20대 때 재밌겠다고 생각한 익선동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10여 년이 지난 지금, 축적된 전문성을 통해 컬처 디벨로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F&B, 호텔,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딩’이란 공통적인 요소 아래, 박 대표는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미있는 사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박 대표의 행보에 리테일과 상업부동산 업계의 시선이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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