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9·10번 출구를 나서면 서울에서 가장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칠이 벗겨진 철제 셔터, 빛바랜 인쇄소 간판, 미로처럼 얽힌 좁은 골목. 언뜻 보면 도시 재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세월에 잠긴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거리는 지금,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권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
인쇄용 잉크 냄새가 가득하고, 쇳가루 날리던 골목에서 느껴지는 풍광이 달라졌다. 한때 기름 범벅에 지게차 소리로 가득하던 자리에 바베큐 스모크가 번지고, 타코와 고수 향이 낡은 타일 벽 사이를 돌아다닌다. 을지로의 어둑한 골목 안쪽, 낡은 셔터를 반쯤 올린 가게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붉은 조명과 재즈 선율. 이곳이 바로 ‘힙지로’다.

1970년대의 유산만 남기고, 거리는 완전히 바뀌었다. 을지로 3·4가 일대는 1970년대 대한민국 제조·인쇄 산업의 심장부였다. 인쇄소, 철공소, 공구상이 빼곡히 들어선 이 골목은 한국 산업화를 손으로 일궈낸 장인들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이곳은 서서히 침묵 속으로 가라앉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저녁 7시면 셔터가 일제히 내려앉던 적막한 공업 지대였다.
지금 을지로 골목에서 기계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장인들의 손때가 묻은 낡은 셔터와 퇴색한 간판은 그대로지만, 그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이미 대부분 떠났다. 남은 것은 공간의 기억이다. 청년 창업가들은 바로 그 기억을 콘텐츠로 삼았다. 긁힌 철문, 해묵은 타일 벽, 배관이 그대로 노출된 천장 등 손대지 않은 것들이 인테리어가 됐다. 개발되지 않았기에 살아남은 게 오히려 산업 유산으로써 가치가 만들어졌다.
2010년대 후반 ‘뉴트로(New-tro)’ 열풍이 불면서 을지로의 날것 공간감은 희소성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지금 을지로3가 일대에는 독창적인 콘셉트의 식음료 매장 수십 곳이 자리 잡고 있다. 평일 저녁에도 골목 안쪽까지 대기줄이 늘어서고, 주말이면 좁은 통로를 인파가 가득 채운다. 과거의 흔적을 무대 삼아, 완전히 다른 산업이 그 위에 올라선 것이다.

◇ 반전의 공간들, 낡음을 콘텐츠로 만들다
어느덧 을지로식 미식의 입구로 불리는 ‘을지깐깐’은 베트남 현지 길거리 식당의 감각을 을지로 골목 안으로 끌어들인 공간이다. 조경찬 대표는 “을지로만의 투박함이야말로 가장 세련된 인테리어”라는 말로 이 가게의 모습을 요약한다. 현지의 맛을 고집하되, 그것을 담는 그릇은 을지로의 날것 공간감 그 자체다. 낡은 듯 새로운 듯한 모습의 벽과 의자, 그 위에 얹힌 향긋한 한 그릇이 불균형이 힙지로 미식의 기본 문법이다.
2층의 을지깐깐에서 건물 1층으로 향하면 바로 ‘장만옥’이 눈에 들어온다. 홍콩 영화 속 뒷골목을 통째로 옮겨온 듯한 분위기의 중식 비스트로다. 전승현 대표는 을지로의 밤을 미식으로 재정의했다. 어두운 조명과 붉은 빛, 이국적인 중식 메뉴. 그 모든 요소가 인쇄소 골목의 야경 위에 겹쳐지며 어디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감을 완성한다.

‘화육계’는 다른 결에서 을지로의 정체성을 자아낸다. 김안식 본부장이 이끄는 이 공간은 매운 닭발과 닭갈비라는 지극히 서민적인 메뉴를 전면에 내세운다. 세련된 이국 음식이 아니라 한국 골목 식문화의 원형을 고집하는 방식으로, 힙지로 안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점한다. 김 본부장은 “을지로의 매력은 낡은 것과 새것이 만날 때 느껴지는 모습”이라고 말한다. 외관의 투박함을 유지하되, 공간 기획의 친밀감으로 커버한다. 그 절묘한 어울림이 이 가게의 힘이다.

을지로의 밤을 야외 광장으로 끌어낸 것은 ‘달맞이 광장 바베큐’다. 인쇄소의 묵직한 잔상이 배인 골목을 바베큐 스모크로 채운 이 공간은 좁은 골목 안쪽에서 맥주 한 잔을 들고 을지로의 하늘을 올려다보는 경험을 판다. 퇴근길 직장인들에게는 위로가, 주말 방문객들에게는 모험이 된다.
힙지로의 스트리트 문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구현하는 곳으로는 ‘더타코부스 X 잭 다니엘’이 꼽힌다. 회사의 김광현 과장이 소개하는 이 공간은 타코와 위스키의 조합으로 을지로에 새로운 소비 문화를 심었다고 말한다. 타코 한 개를 손에 들고 잭 다니엘을 홀짝이며 골목을 찾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이 힙지로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타코를 좋아하는 고객들은 별도로 마련된 홀에 앉아 즐길 수 있고, 분위기 좋은 바(bar) 형태의 공간도 함께 마련돼 있다.

◇ 껍데기만 남은 산업 유산, 그것이 오히려 브랜드가 됐다
힙지로를 이해하는 핵심은 아이러니에 있다. 이 거리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이미 사라진 산업의 흔적이다. 낡은 간판은 교체되지 않았고, 철문은 녹슨 채로 남아 있으며, 골목 구조도 수십년 전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 역설이 힙지로를 성수동 등 다른 뉴트로 상권과 구분 짓는다. 성수동이 대규모 브랜드 팝업의 무대로 재편된 것과 달리, 을지로는 여전히 소규모 독립 매장과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실험 공간이다. 좁은 골목 구조는 대형 자본이 쉽게 파고들기 어려운 물리적 조건이 됐다. 을지로의 ‘낡음’은 의도치 않게 상권의 독립성을 지켜내는 방어막으로써 기능하고 있다.

힙지로를 향한 시선 중에는 회의적인 것도 있다. 임대료 상승이 기존의 소규모 독립 매장들마저 밀어낼 수 있다는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는 현장에서도 공공연히 거론된다. 유행에 민감한 상권일수록 다음 세대의 ‘핫플’로 관심이 옮겨가는 속도도 빠르다.
그럼에도 현재의 을지로 상권이 단순한 일시적 유행과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 한 장을 위한 방문이 아니라, 이 골목이 품은 공간 경험과 문화를 소비하러 오는 방문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을지로의 낡음, 거침, 좁음을 전제로 설계된 콘텐츠들은 다른 어디에서도 복제되기 어렵다.

식당과 바를 넘어 독립 서점, 소규모 갤러리, 공방, 음악 공연까지 을지로 골목의 콘텐츠 스펙트럼은 조용히 넓어지고 있다. 을지로3가 일대는 그렇게 ‘도심 속 복합 문화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굳혀가고 있다.
빛바랜 인쇄소 간판 아래, 오늘 밤도 골목은 가득 찬다. 산업의 시대는 끝났지만 그 껍데기 위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매일 새롭게 쓰인다. 힙지로는 이렇게, 사라진 것들의 기억을 팔아 서울에서 가장 생생하게 살아있는 거리가 됐다.

◇ 을지로에서 즐기는 베트남 현지의 맛과 감성 ‘을지깐깐’
을지로 골목 안에 자리한 SCN에프엔비(대표 조경찬)의 ‘을지깐깐’은 조 대표가 베트남 현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선보인 매장이다. 조 대표는 ‘흑백요리사2’에서 ‘미스터 사이공’으로 주목받은 셰프로, 24살 무렵 베트남으로 떠나 약 5년간 지내며 그곳의 맛과 분위기를 몸소 익혔다. 귀국 후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을지로에서 베트남 현지의 맛을 구현한 식당을 열었다.

조 대표는 을지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골목의 분위기와 베트남의 정서가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낡은 건물, 얽힌 전선, 정돈되지 않은 골목의 풍경이 동남아의 거리를 연상시켰고, 을지깐깐이 자리한 건물 또한 현지의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점이 매장 입지 선정의 배경이 됐다. 베트남 현지의 맛과 가깝게 구현한 메뉴 구성과 부담 없는 가격대는 매장을 찾는 주요 요인이다.

2019년 11월 문을 연 을지깐깐은 오픈 이후 현지의 맛을 구현한 음식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3월에는 SBS ‘모닝와이드’에 소개되며 더욱 많은 손님이 찾기 시작했다. 이후 KBS ‘생생정보통’, SBS ‘생방송 투데이’ 등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과 연예인 방문이 이어지며 을지로 상권 안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메뉴 구성에서도 현지의 맛을 충실히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 대표가 문을 열 당시만 해도 분짜는 샐러드처럼 먹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었다. 을지깐깐은 이를 베트남 현지처럼 쌈으로 싸 먹는 방식으로 소개하며 손님들이 현지의 맛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끌었다.
조 대표는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게살국수를 선제적으로 소개하며 주목받았고, 곱창 쌀국수, 반쎄오 등 대표 메뉴들도 현지의 맛에 충실하게 구성했다. 그중에서도 게살국수는 지금도 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을지깐깐의 시그니처 메뉴다. 조 대표는 지점마다 본점에 없는 독자적인 메뉴를 구성해 각 매장만의 차별화된 방문 목적을 만들었다. 지점별로 다른 메뉴 구성은 고객이 매장마다 새로운 메뉴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숯불 향 입힌 닭발과 직접 개발한 소스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화육계’
을지로 골목에는 숯불 향을 입힌 닭발 요리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화육계(본부장 김안식)가 있다. 인쇄소가 즐비했던 골목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화육계는 직접 개발한 소스를 바탕으로 2019년 문을 열었다.

당시 화육계 자리는 현재처럼 F&B 매장이 많지 않고, 인쇄소가 밀집해 있었던 인적이 드문 골목이었다. 김안식 본부장은 “을지로 골목에 활기를 더하고자 이곳에서 화육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육계의 상호는 불 화(火), 고기 육(肉), 닭 계(鷄)를 조합해 지었다. 닭발은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인 만큼 재료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려 했고, 숯불 조리 방식을 이름에 담았다.

초기 메뉴는 닭발과 미니족발로 시작했고, 이후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닭고기를 추가하며 구성을 넓혔다.화육계 맛의 핵심은 직접 개발한 소스다. 배와 양파로 단맛을 내고, 매운 고추와 일반 고추 두 종류를 섞어 대중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맛을 완성했다. 김 본부장은 “모든 손님에게 일정한 맛을 제공하기 위해 정량 조리와 레시피 준수를 오픈 초기부터 원칙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변함없는 맛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맛에 대한 정성은 고객들의 꾸준한 방문으로 이어졌다. 예능 프로그램 ‘또간집’에 소개되면서 내국인 손님이 크게 늘었고, 이후 중국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국내외 고객이 함께 찾는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화육계의 메인 메뉴인 닭발은 여성 고객의 주문 비중이 높은 메뉴로 꼽힌다. 미니족발과 순살 메뉴도 함께 운영해 닭발 외의 선택지를 원하는 손님까지 고려했다.

메인 메뉴 외에도 수란탕과 콩나물국을 함께 내 매운맛을 달래고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구성도 갖췄다. 숯불 닭발의 강한 맛과 곁들임 메뉴의 조합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화육계가 을지로 골목 안에서 꾸준히 손님을 모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을지로 골목에서 느끼는 이국적인 공간…한중 퓨전 요리 식당 ‘장만옥’
을지로 골목 안쪽에는 과거 인쇄소로 쓰이던 공간을 개조해 만든 (주)웃으러(대표 전승현)의 한중 퓨전 식당 ‘장만옥’이 자리하고 있다. 2019년에 매장을 오픈한 전승현 대표는 “장만옥은 어린 시절 일본과 호주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모여 살던 차이나타운의 독특한 문화와 식생활에 영감을 받았다”라며 “타지에서 부담 없이 다양한 음식을 먹었던 추억을 나누며, 누구나 편하게 즐기며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음식을 선보이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획은 장만옥만의 특별한 메뉴로 이어졌다. 다양한 국적의 문화가 섞인 차이나타운의 감성을 바탕으로, 현지화된 가정식 중식을 조금씩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타파스 스타일’로 재해석해 을지로 골목 안에서 독창적인 한중 퓨전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독창적인 맛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앞세운 장만옥은 20~30대 젊은 층은 물론, 최근에는 외국인 손님들의 발길까지 사로잡고 있다. 국적과 세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 공간의 중심에는 긴 대리석 테이블이 자리한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 테이블은 여러 손님이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대표 메뉴는 진주완자, 돼지갈비 찹쌀찜, 산동식 마늘종면이다. 진주완자는 소를 매일 직접 준비해 신선한 맛을 유지하고, 돼지갈비 찹쌀찜은 삭힌 콩인 두치를 활용해 깊은 맛을 낸다. 산동식 마늘쫑면은 한국 입맛에 맞춰 구성한 음식이다. 여기에 꿔바로우를 재해석한 돼지고기 고추튀김은 매콤한 맛이 맥주와 잘 어울려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
메뉴는 시즌마다 새롭게 구성해 단골손님도 새로운 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여름에는 오향장육, 홍콩식 오겹살찜, 마늘새우튀김 등 계절에 맞춘 음식도 선보인다. 음식 구성과 함께 고량주 베이스의 연태하이볼은 장만옥의 인기 주류 메뉴로 자리했다. 고량주 향이 부담스러운 손님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만옥 토닉도 구성해, 음식과 주류를 함께 즐기는 수요를 고려했다.

해외 차이나타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발한 장만옥은 을지로의 오래된 공간을 활용해 한식과 중식을 결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인쇄소 골목의 분위기, 여럿이 나눠 먹기 좋은 메뉴 구성, 고량주 베이스 주류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장만옥은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과 메뉴를 통해 과거 전 대표가 타지에서 음식을 즐기며 느꼈던 행복과 위안을 을지로를 찾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 을지로 골목에 스며든 라이프스타일 호텔, ‘호텔어라이브 을지로 틈’
현재 을지로 상권은 음식과 술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외식 거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안에는 숙박과 체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을지로3가 골목 안에 위치한 AZMT(대표 김홍열)의 ‘호텔어라이브 을지로 틈’은 기존에 위치했던 모텔 건물을 리모델링과 리브랜딩해 탄생한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호텔이다.

AZMT의 신혜은 이사는 “을지로는 노포, 카페, 바 등이 공존하는 동시에 명동·종로·청계천·동대문과 인접해 있습니다. 외국인에게는 전통 로컬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며, 내국인에게는 ‘힙지로’라는 이름으로 목적성이 형성된 상권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을지로 골목의 문화와 역사성, 그리고 최근 형성된 힙지로 문화가 공존하는 분위기를 호텔 안으로 담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존 건물을 단순한 저가 숙박시설이나 비즈니스 호텔이 아닌, 지역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철학은 브랜드명인 ‘틈’에도 반영됐다. ‘틈’은 을지로 골목 곳곳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층위를 의미하며, 호텔 전체 콘셉트 역시 골목 안에서 우연히 발견한 듯한 작고 감각적인 체류 공간을 지향한다.
현재 객실은 1인 고객을 위한 싱글 타입부터 더블, 트윈, 트리플, 패밀리 타입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약 37객실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호텔어라이브 을지로 틈의 주요 고객층은 외국인 개별여행객과 도심 관광 수요를 가진 내국인으로, 특히 외국인 고객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또한, 호텔어라이브 을지로 틈은 대형 체인 호텔처럼 객실 회전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보다는 입지와 디자인, 콘셉트를 기반으로 객실 단가와 가동률을 동시에 확보하는 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 월평균 객실 가동률은 약 80%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호텔 지하에는 F&B 공간 ‘을지로 MUT’도 운영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부대시설을 넘어 호텔 체류 경험을 확장하는 요소로, 을지로 특유의 외식·주류 문화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투숙객이 호텔 안에서도 지역의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을지로 MUT’은 생맥주와 하이볼, 와인 등 다양한 주류 메뉴와 함께 버섯 파스타, 볼로네제 피자 등 식사와 안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 멕시칸 타코와 위스키의 만남, ‘더타코부스 X 잭 다니엘 을지로점’
을지로 골목 사이에 위치한 ‘더타코부스 X 잭 다니엘 을지로점’은 큰 글씨와 강렬한 색감의 간판으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멈춰 세운다. ‘더타코부스 X 잭 다니엘 을지로점’ 매장은 기존 더타코부스(대표 김희윤) 특유의 캐주얼한 무드에 위스키 브랜드 ‘잭 다니엘’이 결합되며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작년 4월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초기에는 더타코부스 고유의 밝고 경쾌한 무드를 기반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올해 2월, 잭 다니엘 수입사의 협업 제안으로 ‘잭 다니엘 하이볼 하우스’라는 콘셉트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공간 연출 역시 바(bar)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더타코부스 김광현 과장은 “더타코부스 X 잭 다니엘 을지로점은 A홀과 B홀로 나뉘어 운영되며, B홀은 기존 타코 전문점 구조를 유지하고 A홀은 주류를 중심으로 즐길 수 있는 바(bar) 형태의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외부에는 강한 색감의 간판과 네온사인을 활용한 VMD를 적용해 골목 안에서도 즉각적으로 시선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메뉴 전략에서도 차별화가 엿보인다. 더타코부스의 음식 메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류 라인업을 확대해 식사와 음주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술과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된 셈이다.
이러한 방향성에 맞춰, 위스키뿐 아니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하이볼과 칵테일 등을 함께 구성해 접근성을 높였으며 이를 통해 일반적인 주류 중심 바와는 다른 캐주얼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잭 다니엘 기반의 시그니처 하이볼인 ‘뉴욕 스모키 하이볼’은 해당 매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메뉴다. 스모키한 풍미를 앞세워 주류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공간의 콘셉트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위스키 애호가를 위한 구성도 마련했다. 잭 다니엘 No.7, 잭 다니엘 싱글 배럴 셀렉트, 잭 다니엘 10년으로 구성된 3종 샘플러를 선보여 잭 다니엘의 다양한 라인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8시간 이상 끓여낸 고기와 치즈의 조화가 돋보이는 대표 메뉴 ‘비리아 타코’를 비롯해 여러 명이 함께 즐기기 좋은 타코 플래터, 파히타 등이 더해지며 음식과 주류의 균형 잡힌 구성을 완성했다.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부터 직장인 회식 수요, 20대 소비자층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을지로 상권 특성상 퇴근 후 직장인 유입이 많아 가벼운 식사와 함께 술 한잔을 즐기려는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처럼 더타코부스 X 잭 다니엘 을지로점은 단순한 타코 전문점을 넘어 체류형 F&B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포와 공장이 만든 골목에서 ‘뉴 힙지로’로… 을지로 상권의 세대 교체

도심 제조업의 심장과 같은 공간이었다.
을지로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다. 2014년과 2015년 사이, 찾아가기도 힘든 좁은 골목 안의 <커피한약방>, 복합문화공간 <신도시>와 <호텔 수선화> 등이 낡은 건물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문을 열면서 이른바 ‘힙지로’ 시대가 시작됐다. 노포와 제조업의 골목 사이로 젊은 창작자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스며들면서 을지로는 서울에서 가장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상권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을지로의 변화는 크게 두 개의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는 만선호프와 커피한약방, 그리고 지금은 폐점한 을지면옥과 양미옥 등이 자리한 북측 구역이다. 이 일대는 서울시 도심재개발 사업
의 영향권에 포함되어 을지면옥이 이전하고 혜민당이 영업을 종료하는 등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제조업 기반 역시 점차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반면 남측 골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문을 연 〈호텔수선화〉를 시작으로 젊은 플레이어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후 <을지깐깐>, <장만옥>, <주마등>, <화육계>, <올디스타코>, <더타코부스>, <산청숯불가든> 등이 연이어 자리 잡으며 새로운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초기 힙지로가 공간과 분위기를 소비하는 상권이었다면, 현재의 을지로는 특정 브랜드를 방문하기 위해 찾아오는 목적형 상권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공장·창고에서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외식 공간으로
특히 최근 SNS에서 큰 화제가 되며 대기번호 1000번대까지 기록한 <달맞이광장바베큐>는 세광양대창과 바비정이 공동 기획한 매장으로, 과거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대형 야외 바비큐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한때 공장과 창고가 있던 공간이 이제는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외식 공간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과거 을지로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노가리와 골뱅이에 맥주 한잔을 마시고 돌아가는 동네였다면, 이제는 낮부터 밤까지 머무르는 복합 상권으로 변모하고 있다. 낮에는 인쇄소와 사무실, 제조업 종사자들이 골목을 채우고, 저녁이 되면 젊은 직장인과 관광객, 외국인 방문객들이 같은 공간을 찾는다. 골목의 틈새에는 게스트하우스, 로컬호텔 등이 들어서고 있으며, 숙박과 식음, 리테일과 제조업이 공존하는 서울 도심의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오늘날 을지로는 노포와 제조업, 재개발과 새로운 플레이어가 동시에 존재하는 서울 도심 최대의 실험장이다. 북쪽에서는 도심정비사업이 상권의 미래를 바꾸고 있고, 남쪽에서는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츠가 또 다른 을지로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로 다른 두 흐름이 충돌하고 공존하는 이 풍경이 바로 지금 사람들이 을지로에 열광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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