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aily NewsChannel홈플러스가 추진하는 ‘다 판다’ 회생 전략의 실체는 무엇인가?

홈플러스가 추진하는 ‘다 판다’ 회생 전략의 실체는 무엇인가?

대형마트·본사·온라인 매각은 '영업양수도'…사업은 남고 주인만 변경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에 따라 본사와 온라인사업부문, 대형마트 67개점, 그리고 폐점점포 소유 부동산 19곳까지 모두 매물로 내놓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따라붙는다. 이렇게 다 팔고 나면 홈플러스에는 무엇이 남는가. 회생이라는 절차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답은 ‘남는다’이다. 다만 지금과는 다른 주인, 지금보다 작은 규모로 남는다. 이번 매각 가운데 진짜로 현금화돼 사라지는 자산은 19개 폐점점포의 부동산뿐이다. 대형마트 67개점과 본사, 온라인사업부문은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업양수도는 사업 자체(점포, 인력, 거래관계, 브랜드)를 통째로 다른 주인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즉 매장은 계속 문을 열고, 남은 직원도 그 밑에서 계속 일하며, ‘홈플러스’라는 사업체는 존속한다. 다만 지금의 주인이 아닌 다른 주인 밑에서다.

MBK, 2조5000억 지분 내려놓기로…다만 ‘조건부’
그 ‘지금의 주인’이 누구인지가 이번 회생의 핵심이다. 지난 2일 인가된 회생계획안에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2조5000억 원 규모 보통주를 무상소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주를 발행해 새 인수자가 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다. 이번 매각의 본질이 사업을 없애는 게 아니라 MBK를 밀어내고 새 주인을 앉히는 작업이라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다만 이 소각은 완전히 끝난 일은 아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회생절차가 도중에 폐지되면 소각된 지분이 원상복구돼 MBK의 지배권이 부활하는 조건부 구조라는 지적이 있었다. 즉 MBK가 지분을 내려놓는 모양새를 갖췄더라도, 회생이 끝까지 성공해야 그 소각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는 뜻이다. 이번 대형마트·본사·온라인 매각과 폐점점포 매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MBK의 지배권 자체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법인도 쪼갠다…’굿컴퍼니-배드컴퍼니’, 다만 실행은 추후
홈플러스는 법인 분할도 추진 방향에 담아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상 영업 중인 우량 사업을 유지하는 존속법인과 회생절차와 채무 변제를 전담하는 분할신설법인으로 나누는 구조다. 인수자가 부실 채무를 떠안지 않고 우량 사업만 가져갈 수 있게 해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다만 이 분할은 회생계획안에 방향성만 담긴 상태로, 채무 변제 절차가 본격화되고 매각 작업이 구체화된 뒤 법원의 별도 인가를 다시 받아야 실제 분할이 이뤄진다.

문제는 남는 사업의 크기다. 홈플러스는 점포 수를 126개에서 67개로, 인력을 1만8000명 수준에서 9000명대로 줄여왔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인수자가 가져가는 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홈플러스다.

여기서 역설이 생긴다. 19개 폐점점포 부동산 등 상대적으로 우량한 자산이 먼저 팔릴수록, 남은 대형마트·본사·온라인 사업의 매각 매력도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좋은 자산부터 팔아 빚을 갚다 보면, 정작 통째로 넘길 본체는 ‘속이 빈’ 상태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본사·온라인·대형마트 매각에 아직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없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회생계획의 목적은 ‘홈플러스라는 회사를 지금 모습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아니다. 파산·청산으로 갔을 때 한꺼번에 무너질 점포와 일자리, 협력업체와의 거래관계를 지키면서, 채권자들이 최대한 많이 돌려받도록 하는 데 있다. 그래서 대형마트·본사·온라인을 다 팔고 폐점점포 부동산까지 처분해도 회생은 의미를 갖는다. 다만 그 사업이 결국 ‘누구의 손에, 얼마나 축소된 규모로 남을 것인가’, 그리고 ‘MBK의 지분 소각이 끝까지 확정될 것인가’가 이번 매각전의 진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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