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대기업의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전략이 사은품 증정이나 매장 내 단순 홍보용 마스코트에 머물던 과거 관행을 벗어나, 백화점 문턱을 넘어 외부 문화·공공 영역과 결합해 독립적인 팬덤 생태계를 구축하는 ‘탈(脫)점포 IP 비즈니스’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백화점 채널 간 하드웨어 경쟁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시각적 친밀도와 감성적 서사를 무기 삼아 젊은 소비자들과의 심리적 결속을 강화하고 자발적인 굿즈 소비를 이끌어내려는 유통사들의 콘텐츠 확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팬덤 커머스 확산에 발맞춰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영)이 자체 캐릭터 ‘흰디(Heendy)’의 올해 1~10월 굿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급증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11월 3일 밝혔다. 같은 기간 흰디 인스타그램 콘텐츠 공유 건수는 전년비 60배 폭증한 13만 건, ‘좋아요’는 3배 늘어난 30만 건, ‘저장’ 수는 7배 증가한 약 2만 건을 나타냈으며, 공식 계정 팔로워 역시 지난해 10월(7만 6,000여 명) 대비 30% 이상 증가해 10만 명을 돌파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팬덤 확장에 힘입어 기존 문구·소품 중심이던 굿즈 라인업을 패션·잡화로 대폭 넓히고, 젠지(Gen Z) 세대와 방한 외국인에게 인기 높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의 협업 및 연말 크리스마스 특화 상품 출시를 선제적으로 확정했다.

흰디의 고객 접점 확대 전략은 오프라인 스포츠 현장과 지역 공공 캐릭터를 망라한 역순 큐레이션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4월 21일 프로야구 경기 시구 이벤트와 ‘2026고양국제꽃박람회’ 테마 공간 조성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데 이어, 9월 대전관광공사와 손잡고 대전 대표 캐릭터 ‘꿈돌이’와의 협업을 전격 가동했다.
16종의 콜라보 굿즈 중 키캡키링과 말랑이 등이 조기 완판되자 당초 10월 31일이던 판매를 오는 29일까지 연장하고, 대전 시내버스 1,000여 대와 정류장 1,285개소, 대전역·시청역·유성온천역 등 지하철 역사, 엑스포시민광장 및 대전스카이로드에 옥외 광고를 총공세했다. 이는 더현대 서울 5층 ‘더현대 수비니어’와 전문몰 ‘더현대 하이’에 국한됐던 쇼룸을 넘어, 2019년 흰색 강아지와 젤핑·젤뽀·젤봉 등 4종 캐릭터로 출발한 흰디의 세계관을 전국구로 확장한 행보다.
지난 2019년 론칭 당시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자’는 모토 아래 백화점 매장 인테리어 장식이나 고객 사은품 위주로 소극 활용됐던 초기 운영 방식과 비교해, 올해는 백화점 담장을 허물고 대전시 랜드마크 광고와 프로야구장 및 꽃박람회를 넘나들며 굿즈 매출 73% 신장과 SNS 공유 60배 폭증이라는 자생적 팬덤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진화 포인트를 보여준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대전 꿈돌이 등 인지도 높은 로컬 캐릭터와의 이색 연대를 통해 지자체 상생과 자사 IP 외연 확장을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시장에서는 단순 방문 유도용 마케팅 수단에 머물던 유통사 캐릭터가 패션·라이프스타일 굿즈로 상업화되면서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고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앵커 자산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체 IP의 외부 무대 진출과 정밀한 팬덤 인게이지먼트는 향후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의 미래 잠재 고객 록인(Lock-in)과 차별화된 브랜드 파워를 가름할 메인 동력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영업전략담당 박근호 상무, 브랜드전략팀 김창수 책임)의 이번 흰디 굿즈 사업 확장과 다채널 협업 출전은 단순 이벤트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차세대 팬덤 유통 영토를 확장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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