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텍스프리가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의한 택스 리펀드(Tax Refund)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국내외 사업을 크게 확대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당시 업계 2위였던 케이티스(KTIS)의 택스 리펀드 사업부문을 양수해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렸으며, 11월에는 프랑스의 심플리택스프리를 인수해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불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 이 회사 수장은 지난 2014년 전문경영인(CEO)으로 영입된 강진원 대표다. 강 대표는 “케이티스 택스 리펀드 사업부문 양수는 관련 인프라가 확보되어 있는 우리로서는 좋은 거래이기 때문에 결정했다”며 “프랑스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연간 8천만명에 이르고 부가세가 20%에 달하는 등 택스 리펀드 시장 규모가 매우 커 2년 전부터 로컬 업체 인수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택스 리펀드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좋게 변하면서 강 대표의 공격적인 행보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그는 “사드 사태를 겪으면서 여러 나라에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며 “한국,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등 4개국에서 하고 있는 택스 리펀드 사업을 잘 다져나가면서 다른 나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텍스프리는 택스 리펀드 시장의 선발업체다. 회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글로벌텍스프리는 2005년 설립됐다. 당시에는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일 때였다. 택스 리펀드 제도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공격적으로 시행했다. 관련 업체는 외국계인 글로벌블루(1999년 설립) 한 곳이었는데, 자국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글로벌텍스프리가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님은 언제 합류했나.
“모 회사인 브레인콘텐츠가 글로벌텍스프리를 인수하면서 2014년 7월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됐다. 인수 과정에서 제가 변호사로 몸담고 있었던 로펌이 법률 자문을 맡았는데,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합류했다. 택스 리펀드는 물품을 구입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먼저 돈을 내주고 부가가치세를 환급받는 구조다. 따라서 자금력과 조직력 면에서 개인이 운영하기에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설립자는 이를 염두에 두고 회사를 매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글로벌텍스프리는 2017년 코스닥에 상장될 정도로 택스 리펀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리딩업체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인가.
“택스 리펀드는 가맹점이 외국인 고객에게 영수증을 발급하고, 외국인 고객은 그 나라의 내국세를 환급받는 비즈니스다. 영수증 발급 시 환급전표와 결제전표가 동시에 적힐 수 있도록 포스와 단말기 시스템을 연동시키고 에러가 없도록 IT 인력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한편 외국인 고객이 현금은 물론 외화, 알리페이, 위챗페이, 은련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솔루션 저변을 넓힌 것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한 것 같다. 우리는 중국은행과도 제휴해 중국인들이 자국에 돌아가서 은행에 전표를 제시하면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맹점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나.
“매월 마케팅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마케팅 리포트는 외국인 고객이 몇 시에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주로 법인 사업자에게 제공된다. 법인 사업자 입장에서는 상품 디스플레이나 마케팅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서 반응이 좋다.”
-글로벌텍스프리는지난해10월케이티스의택스리펀드사업부문을양수하고, 11월에는프랑스의심플리택스프리를인수하는등국내외사업을확대했다. 지난해에는외국인관광객감소로경기도안좋았는데, 사업을확대한이유는무엇인가.
“택스 리펀드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까 후발업체들이 많이 설립됐다. 그러다가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일부 업체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됐다. 케이티스도 적자가 누적되면서 갑자기 매물로 나왔다. 우리 입장에서는 관련 인프라가 확보되어 있어서 고정비가 안 들어가기 때문에 좋은 거래라고 생각해 인수를 결정했다.”
–케이티스 택스 리펀드 사업부문을 양수하면서 가맹점 수는 얼마나 늘어났나.
“작년 말 기준 세무서에 신고한 사후면세점 수는 약 1만8천개다. 그 중 우리가 약 1만개, 케이티스가 약 2천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었다. 영업양수도 기일이 올 1월이었는데 3월말 현재 케이티스 가맹점들이 대부분 우리 쪽으로 넘어온 상태다. 따라서 가맹점 수는 1만2천여개로 시장점유율은 약 65%로 높아지게 됐다.”

–프랑스의 심플리택스프리 인수 배경을 설명해 달라.
“심플리택스프리는 2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프랑스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연간 8천만명에 이르고 부가세가 20%로 우리보다 10%나 높다. 또 고가 명품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등 쇼핑 규모도 크다. 택스 리펀드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에 비해 10배 정도 크다고 보면 된다. 프랑스 택스 리펀드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기에는 어려운 만큼 로컬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영국 법인을 통해 꾸준히 접촉해 왔다.”
–심플리택스프리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은 택스 리펀드 시장은 크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환급을 받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IT 기술과 서비스 노하우로 승부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프랑스는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프랑스에서 성공을 거두면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등 유럽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택스 리펀드 업계는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2017년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택스 리펀드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나.
“말씀하신 대로 최근 2년 동안 사드 사태로 중국이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패키지 고객이 사라졌다. 지금도 그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올 들어 중국도 일부 성 단위로 우리나라에 대한 단체관광 금지를 해제하고 있고, 올해 안에 전면 해제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택스 리펀드 시장은 사드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관광산업은 사회가 개방되고 경제가 발전하면 성장하기 마련이다. 참고로 중국의 여권 소지 비율은 아직 6% 밖에 안 된다.”

–국내 택스 리펀드 시장은 2015년 외국인 전용 판매점을 사후면세점으로 전환하고, 2016년 즉시환급제를 실시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서 성장해 왔다. 향후 국내 택스 리펀드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 것으로 보나.
“당연한 얘기지만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약 1천6백만명. 일본은 약 3천만명이다. 일본은 거의 거의 모든 매장이 사후면세점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관광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택스 리펀드 시장을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해당 품목의 경우 물품에서 의료, 숙박까지 확대됐는데 서비스 부문까지 넓혀야 한다. 즉시환급 상한액도 지금은 건당 30만원 미만인데,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편리하게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포인트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지방자체단체와 쇼핑몰들이 사후면세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후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얼마나 효과가 있으며, 택스 리펀드 활용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택스 리펀드 제도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은 사후면세점이 아닌 매장에서는 쇼핑을 잘 하지 않는다. 외국인 대상 업체의 경우 당연히 사후면세점으로 등록하는 것이 좋다. 가맹점으로 등록했을 경우 외국인 고객들에게 어디서 어떻게 환급을 받는지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도록 점원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서울과 부산, 제주도에 관광지가 집중되어 있는데, 다른 지자체들도 특색 있는 관광산업을 육성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텍스프리의 중장기 전략은 무엇인가. 택스 리펀드 외에 다른 사업 계획이 있나.
“사드를 겪으면서 어느 한 나라는 일시적으로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여러 나라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한국,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등 4개국에서 환급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앞으로 이 네 곳의 사업을 잘 다져나가면서 서비스 지역을 넓혀 나갈 생각이다. 글로벌블루, 프리미엄택스프리 등 세계적인 택스 리펀드 업체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의 IT 기술과 서비스 노하우를 잘 활용하면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면서 관광과 관련된 다른 사업을 오픈 마인드로 검토하고 있다.”
–끝으로 경영철학이나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
“택시 리펀드는 서비스업이다. 가맹점과 외국인 관광객 모두 우리의 고객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우리 직원은 마지막으로 만나는 한국인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환급 외에 다른 걸 물어봐도 잘 응대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면서 항상 친절하라고 강조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강 대표는 한국환급창구운영사업자협회가 올 초 설립돼 회장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를 통해 택스 리펀드 업계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건의하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