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도 높은 컨템포러리 브랜드 쿠어(COOR)의 오프라인 매장은 현대백화점에만 구성돼 있다. 요즘 MZ세대가 열광하는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을 비롯해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판교의 현대백화점 판교점, 그리고 서울의 대표 글로벌 업무지구인 코엑스의 현대 백화점 무역센터점까지 세 개점이다. 쿠어는 이곳 3개의 백화점에서만 올해 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어의 올해 온ㆍ오프라인 전체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지난해 20%대 신장률로 연간 250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또다시 20% 신장률을 달성해 30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전체 300억원 가운데 250억원이 온라인 매출, 나머지 50억원이 위에서 언급한 현대백화점 3개 지점에서 발생하게 될 오프라인 매출이다.

2017년에 온라인으로 시작한 쿠어는 현재 온라인의 경우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 한정된 자사몰, 무신사, 29cm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전체 온라인 매출 가운데 무신사의 매출 비중이 가장 많고, 그 다음 자사몰, 29cm 순이다. 쿠어는 경쟁 브랜드들에 비해 자사몰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직접 쿠어 사이트를 찾아오는 고객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이고, 이는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쿠어는 대량 생산과 대량 판매를 지향하지 않는다. 또 세일을 자주 하거나, 유통망을 무분별하게 펼쳐 아무 곳에서나 판매하는 브랜드를 지양한다. 즉,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그 다음 브랜드 이미지를 점차 소진해 가면서 매출을 올리는 일반적인 브랜드가 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와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들은 어느 순간 매출이 오르는 듯 보이지만 결국 수명을 다해 매출이 떨어지고, 짧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쿠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적 가치, 콘셉트, 브랜드의 감성을 공감하는 고객과 함께하는 브랜드로 탄탄하게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쿠어는 실험적 요소가 강한 비주얼에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패션 브랜드를 추구한다.
따라서 쿠어는 트렌드를 반영하고, 희소가치를 극대화시킨 브랜드가 되기 위해 무분별하게 유통망을 확대하지 않고, 단계별 과정을 거쳐 차근차근 유통망을 넓히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장 먼저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인연을 맺은 현대백화점에만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 온라인 런칭 이후 더현대서울에 오픈,월 최고 매출 4억 기록
가장 먼저 오픈한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점은 2021년 2월말 백화점 그랜드 오픈과 함께 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지하 2층에서 최상위권 매출을 보인 쿠어는 2년이 넘은 지금까지 매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5평 매장에서 최고 4억대 매출을 보이기도 했고, 최근 들어 월평균 3억원대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계속해서 달성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점은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주말이나, 트래픽이 많은 날에는 웨이팅 줄이 길게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두번째 오픈한 매장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2021년 11월 오픈한 판교점은 가족단위부터 20~30대 고객까지 전 연령층이 몰리는 더현대 서울과 달리 20대 후반~30대 후반 고객 비중이 높은 곳으로 쿠어의 전체 고객층을 보다 두텁게 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또한 판교신도시라서 해당 지역의 아파트 주민들과 서울의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에 맞게 판교역 일대의 젊은 IT업계 직장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판교점은 유플렉스 4층에 위치하고, 월 평균 1억1000만원부터 1억3000만원대 사이 매출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4층의 주변 매장과 비교 시에 비교적 높은 상위권 매출을 달성해 동일 조닝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세번째 오픈한 매장이다. 2022년 9월에 오픈한 무역센터점은 6층 영패션 조닝이 리뉴얼이 진행될 때 정식 입점했다. 지난 겨울 월 1억원 매출, 최근에 월 평균7000만원대 매출을 보이고 있다. 무역센터점 고객은 보다 어덜트하고, 가격 저항이 덜한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쿠어는 무역센터점에 맞는 상품 구성을 통해 매출을 지속적으로 끌어 올려 올 하반기에는 월 평균 1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쿠어가 오프라인에 진출한 이후 나타난 특징으로는 기존에 비중이 높았던 남성 고객보다 여성 고객의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남녀 신규 고객이 모두 증가하고 있지만 특히 여성 고객의 증가 속도가 더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쿠어가 남녀 모두가 즐겨 입을 수 있는 젠더리스 브랜드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 아우터류, 팬츠류 인기 이어 현재는 티셔츠류 불티

테리 오픈 칼라 가디건)
올해 쿠어의 봄 시즌 상품 가운데 상의류에서는 라이더 자켓과 블루종 계열의 아우터가 매출을 주도했고, 이너웨어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니트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다. 또한 하의류에서는 일반 울 소재, 나일론 소재, 코튼 소재로 각각 제작한 팬츠류가 모두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팬츠류의 계속되는 인기 속에 수피마 원단으로 제작한 퀄리티 높은 티셔츠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 세트 구매나, 한 사람이 여러 장을 구매하는 경우가 잦을 정도로 빠르게 소진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쿠어의 높은 인기는 매 시즌 진행하는 캠페인 활동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I’m not strange, I’m just not nomal’을 주제로 진행하는 캠페인은 매번 감각적인 영상과 사진들로 화제를 낳고 있다. 이는 포토그래퍼겸 아트디렉터로 유명한 조기석 작가가 참여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캠페인 콘텐츠들은 창의성과 실험적 요소가 가득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캠페인 활동이 쿠어라는 브랜드의 감도와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어를 전개하는 ㈜커먼오리진스의 신승현 대표는 “우수한 퀄리티에 감각적인 디자인을 통해 고객들이 부담이 아닌 감동하는 옷을 만들려고 한다. ‘으와! 이런 품질에 트렌디까지 한데 가격대가 이정도 밖에 안돼?’라는 말을 계속해서 들을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급하게 서두르고, 물량을 많이 생산하는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닌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를 고집해 오랫동안 성장하는 브랜드를 목표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쿠어는 유통망 확대에 보수적 입장이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엄선 과정을 거쳐 추가 출점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 가장 먼저 추진하고자 하는 유통망은 플래그십스토어이다. 쿠어는 현재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에게 잘 어울리는 성수동, 한남동 등을 중심으로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대상지를 놓고 물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