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aily NewsChannel전 부치던 명절은 옛말…백화점·호텔 여는 명절 상차림

전 부치던 명절은 옛말…백화점·호텔 여는 명절 상차림

명절 차례상을 직접 장만하던 유통 지형이 대형 백화점과 특급호텔이 공급하는 완제형 상차림 상품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식자재 구매 부담과 명절 가사 노동을 최소화하려는 1~2인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가 맞물리면서, 명절 음식 준비가 ‘가내 노동’에서 ‘고급 외주 서비스 소비’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유통사와 F&B 기업들은 단순 간편식 수준을 넘어 유명 셰프의 지식재산권(IP)과 호텔 다이닝의 정갈함을 입힌 고단가 프리미엄 투고(To-Go) 라인업을 강화하며 명절 특수 수요를 장기적인 일상 가정식 고객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명절 상차림이 전문화된 유통 상품으로 대체되는 배경에는 시간 대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가치관의 변화와 식생활의 구조적 전환이 자리한다. 재료 구매부터 손질, 조리에 이르는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완성도 높은 유명 셰프나 호텔의 음식을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심리적 실익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단가 수준이 높은 유명 요리연구가와 유명 미식 브랜드의 조리 노하우를 채택해 차례상 전면을 패키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흐름은 명절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상적인 ‘사 먹는 집밥’ 시장의 확대로 연결된다. 집에서 밑반찬이나 일품요리를 직접 조리하기보다 검증된 백화점 식품관이나 전문관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소비 습관이 정착되면서, 백화점과 호텔은 명절 상차림 상품을 자사 고급 반찬 및 가정식 전문관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앵커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상차림 선물세트

백화점·호텔이 증명한 명절 상차림의 상업적 성과
이 같은 시장 체질 개선은 실제 주요 유통 채널의 판매 실적과 대형 패키지 상품 출시 데이터를 통해 명확히 입증된다. 신세계백화점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명절 상차림 선물세트 매출은 매년 49% 이상 지속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추석을 맞아 요리연구가 김재희의 ‘시화당’ 한우 갈비찜 세트(35만 원) 및 명품찬 세트(25만 원)를 비롯해, 조서형 셰프 브랜드 ‘새벽종’의 문어 한우갈비찜 세트(29만 원), 유명 반찬 브랜드 도리깨침과 떡 브랜드 동병상련이 협업한 궁중 정찬세트(27만 원) 등 총 14종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러한 고급 가정식 수요의 확장은 일상 매출로도 이어져, 강남점 ‘신세계마켓’ 반찬 코너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호텔업계 역시 특급호텔 셰프의 조리 기술과 구성의 완결성을 앞세워 완성형 상차림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의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라팔레트 파리는 2026년 9월 27일까지 명절 테이크아웃 서비스인 ‘명절 투 고’ 상품을 가동한다. 삼색 나물, 모둠전, 소고기 잡채, 부세굴비구이, 한방 소갈비찜 등 8가지 메뉴와 청주 1병으로 구성된 기본 세트(31만 9,000원)와 최상급 한우 및 영광굴비를 적용한 프리미엄 세트(39만 9,000원)를 드라이브스루 및 퀵 서비스 수령 방식으로 제공한다.

친환경 용기 포장과 얼리버드 10% 할인 프로모션을 결합해 명절 가사 부담을 덜려는 소규모 가구와 프리미엄 성묘객의 수요를 포섭하는 유통 구조다.

명절 상차림의 유통 상품화는 단순한 한시적 절기 이벤트를 지나, 백화점과 호텔 F&B 부문의 고마진 가정간편식(HMR) 및 레스토랑 간편식(RMR) 시장 내 영토를 넓히는 전략적 기점이 되고 있다. 고품질 완제형 차례상은 고객의 오프라인 픽업 방문을 유도하거나 고급 배송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자사 유통 채널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앞으로 유통 플랫폼과 외식 기업들은 검증된 셰프 IP를 발굴해 메뉴 구색을 다변화하는 한편, 드라이브스루나 친환경 보온·보냉 패키징 등 배송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인프라 경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명절 음식의 외주화로 증명된 프리미엄 가정식 수요를 일상적인 구독형 식음료 서비스나 자사 전용 HMR 브랜드로 부드럽게 이어나가는 큐레이션 역량이 B2B 리테일 시장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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