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11월 3일(화)부터 국내 매장 4곳에서 레이싱화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Adizero Adios Pro Evo 3)’ 판매에 들어갔다. 이 신발은 2026년 4월 런던 마라톤에서 사바스티안 사웨(Sabastian Sawe)가 1시간 59분 30초로 공식 대회 사상 처음 2시간 벽을 깰 때 신었던 모델이다.
출시 시점은 2026년 세계 7대 마라톤의 마지막 일정인 뉴욕 시티 마라톤(현지 시간 11월 1일)이 끝나고 이틀 뒤다. 도쿄에서 시작해 보스턴·런던·시드니·베를린·시카고·뉴욕으로 이어진 한 시즌의 성적표를 손에 쥐고 국내 소비자 앞에 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대회 성적을 신발의 성능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러닝화 브랜드가 오래 써 온 방식이다. 다만 이번에는 ‘서브 2(Sub-2·42.195km를 2시간 안에 완주)’라는 마라톤의 상징적 기록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아디다스로서는 기술 홍보와 판매 시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맞춘 출시로 볼 수 있다.
런던 레이스 결과는 기록 면에서 이례적이었다. 사웨의 1시간 59분 30초는 종전 세계기록보다 1분 5초 빠르다. 2위로 들어온 요미프 케젤차(Yomif Kejelcha)도 1시간 59분 41초를 기록해, 서브 2 완주자가 한 대회에서 2명이나 나왔다. 아디다스에 따르면 두 선수 모두 이 신발을 착용했다.
여자부에서도 같은 장면이 이어졌다. 티그스 아세파(Tigst Assefa)는 2시간 15분 41초를 찍고 정상에 올라 여자부 세계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남녀 세계기록이 같은 날, 같은 브랜드 신발 위에서 나온 것이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는 평균 97g으로 아디다스 첫 100g 미만 레이싱화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의 평균 무게는 97g(275 사이즈 남성용 기준)이다. 아디다스 신발 가운데 100g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 모델이 처음이며, 회사는 레이싱화 라인 ‘아디제로’ 기술을 모은 최상위 모델로 소개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세계 신기록과 서브 2를 목표로 선수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것이 아디다스의 설명이다.
전작과 비교한 수치는 세 가지다.
-무게: 30% 감소
-전족부 에너지 리턴: 11% 향상
-러닝 효율(Running Economy): 1.6% 개선

경량화의 중심에는 미드솔 폼 ‘라이트스트라이크 프로 에보(Lightstrike Pro Evo)’가 있다. 기존 폼보다 약 50% 가벼운 소재를 39mm 높이로 쌓아 쿠셔닝과 추진력, 에너지 리턴을 함께 끌어올렸다. 아디다스는 이 폼을 자사 역사상 가장 가볍고 반응성이 좋은 소재라고 설명한다.
폼 위아래 구조도 손봤다. U자 형태의 카본 기반 ‘에너지림(ENERGYRIM)’ 시스템이 신발의 강성과 안정성, 추진력을 보강한다. 갑피는 신발끈과 스티칭 같은 요소까지 줄여 무게를 덜어냈고, 바닥에는 컨티넨탈(Continental™) 러버를 전족부 위주로 배치했다. 빠른 속도에서도 노면을 놓치지 않게 해 레이스 후반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수치를 나란히 놓으면 이 제품이 겨냥하는 지점이 분명해진다. 무게를 30% 덜어내면서도 전족부 반발력은 오히려 11% 높였다는 것은, 가벼움과 추진력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다. 다만 러닝 효율 1.6% 개선은 회사가 제시한 수치로, 측정 조건이나 대상은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시장 반응은 국내 출시 전에 이미 확인됐다. 아디다스는 런던 마라톤 직후 공식 앱에서 한정 수량으로 이 신발을 먼저 판매했는데, 출시와 함께 빠르게 품절됐다. 엘리트 선수의 기록이 일반 소비자의 구매로 곧바로 이어진 사례다.
런던 서브 2 이후 베를린·시카고·뉴욕에서도 아디다스 신발이 정상에 섰다
제52회 BMW 베를린 마라톤(9월 27일)에서는 남녀 시상대에 오른 6명이 모두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를 신었다. 베를린은 평탄한 코스와 레이스에 알맞은 기후 덕분에 기록이 잘 나오는 대회로 꼽히며, 올해는 세계 각국에서 약 5만 6천 명이 출전했다.
남자부 우승자 구예 아돌라(Guye Adola)는 개인 최고 기록인 2시간 2분 50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게메추 디다(Gemechu Dida)가 2시간 3분 19초, 가브리엘 게이(Gabriel Geay)가 2시간 3분 59초로 2·3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런던 챔피언 아세파가 2시간 11분 4초로 우승했는데, 본인이 갖고 있던 베를린 대회 기록을 49초 줄였다. 베다투 히르파(Bedatu Hirpa)와 데라 디다(Dera Dida)가 뒤를 이었다.

10월 시카고 마라톤 남자부에서는 아모스 키프루토(Amos Kipruto)가 2시간 1분 9초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새로 쓰며 정상에 올랐다. 남자 마라톤 역사상 공동 5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타데세 타켈레(Tadese Takele)가 2시간 2분 56초로 2위였다. 여자부에서는 하위 페이사(Hawi Feysa)가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페이사의 2시간 13분 33초는 본인 최고 기록이자 여자 마라톤 역대 4위 기록이다. 이로써 아디다스는 베를린과 시카고에서 연달아 남녀부 우승자를 배출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뉴욕 시티 마라톤(현지 시간 11월 1일) 여자부 1위는 셰일라 쳅키루이(Sheila Chepkirui)였다. 기록은 2시간 24분 36초다.

| 대회 | 일자 | 남자부 | 여자부 |
|---|---|---|---|
| 런던 | 4월 | 1위 사바스티안 사웨 1:59:30(세계기록), 2위 요미프 케젤차 1:59:41 | 1위 티그스 아세파 2:15:41(여자부 세계기록) |
| 베를린 | 9월 27일 | 1위 구예 아돌라 2:02:50, 2위 게메추 디다 2:03:19, 3위 가브리엘 게이 2:03:59 | 1위 티그스 아세파 2:11:04(대회 기록), 2위 베다투 히르파, 3위 데라 디다 |
| 시카고 | 10월 | 1위 아모스 키프루토 2:01:09, 2위 타데세 타켈레 2:02:56 | 1위 하위 페이사 2:13:33(2연패) |
| 뉴욕 | 11월 1일 | – | 1위 셰일라 쳅키루이 2:24:36 |
표에서 보듯 아디다스가 이번 시즌 성과로 제시한 대회는 런던·베를린·시카고·뉴욕 4곳이다. 7대 마라톤 중 도쿄·보스턴·시드니 결과는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4개 대회만 놓고 보면 4월 서브 2에서 시작해 9~10월 남녀 동반 우승, 11월 뉴욕 우승까지 시즌 내내 시상대 맨 위에 아디다스 신발이 있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레이싱화는 그동안 엘리트 선수의 장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자신의 기록을 줄이려는 일반 러너도 관심을 갖는 상품이 됐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의 국내 판매처는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 아디다스 강남브랜드센터, 온유어마크 경복궁, 레이스먼트 가로수길 등 4곳이다. 아디다스 브랜드 매장 2곳과 다른 매장 2곳으로 구성돼, 판매처를 넓히기보다 수요가 몰리는 곳을 골라 제품을 푼 모양새다.
지켜볼 대목도 있다. 이번 발표에는 국내 판매 가격과 공급 수량이 나오지 않았다. 앱 한정 판매에서 확인된 품절 흐름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어질지, 세계기록 신발이라는 상징성이 일반 러너의 실제 구매로 얼마나 확산될지가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의 국내 성패를 가를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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