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순수하고, 늘 유쾌하고, 밝고, 열정이 넘친다. 때론 그녀의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은 오직 일에만 몰입해 메말라 있는 사람들의 닫힌 마음을 활짝 열게 한다. 그녀가 가진 털털함에 사람들은 금세 서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 바로 엄마들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몬테밀라노의 CEO이자 디자이너인 오서희 대표를 엿볼 수 있는 몇몇 설명들이다.
오서희 대표는 수시로 방문하는 몬테밀라노 매장이나, 패션 업계 행사장, 그녀가 주최하는 미술 전시장 등 어디를 가나 만인의 관심 대상이고, 스타급 인기 속에 늘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는 그녀가 주변으로부터 받고 있는 내면에서 나오는 품격, 지성과 교양 등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해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평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인문학이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녀는 “인문학적인 사람이면서 동시에 패션으로 유통 사업을 하고 있는 이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캔버스에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미술을 좋아하고, 그날 그날의 감정을 피아노 건반을 활용해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 인물이다. 동시에 자신의 일터에서는 유행하는 인기 패션 아이템의 물량 기획과 매출, 판매율을 체크하면서 패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인간의 근원 중 하나인 순수함, 그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을 동경한다. 아니 그녀에게 어린 아이의 모습이 아직 남아 있다. 그녀의 어린 아이를 동경하는 마음은 평상시 강조하는 ‘갑처럼 살아야 한다’라는 철학적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해를 돕는다.
그녀는 말한다. “세상은 슬프지만 갑과 을의 관계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존재하죠. ‘어떻게 하면 갑의 위치에서 상대방과 함께 할까’를 고민해 봤어요. 답은 상대에게 바라는 게 없다면 위치나 계급에 관계없이 갑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섬유산업연합회에는 큰 기업 회장님들이 많은데 유일하게 여성 디자이너로서 임원을 맡고 있어요. 여성으로서 소신 있되 당당하고 싶어요”

◇ 행복한 삶은 ‘갑처럼 살아야 한다’
이처럼 오 대표는 어느 날 ‘누가 가장 행복할까?’,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를 놓고 생각을 깊이 해본 결과 ‘갑이 돼 사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즉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욕심을 내지 않으면 비굴하지 않아도 되고, 당당하게 된다. 그러면 진정 당당한 ‘갑’의 삶을 살게 되는데 이게 바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모차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까꿍’하고 즐겁게 해줍니다. 그리고 어디 불편한데 없는지 살피고,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여기서 누가 누구에게 잘해주려고 하나요?. 바로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무엇인가를 해주려고 노력하잖아요. 바로 아이처럼 당당하고, 순수한 모습을 한다면 결국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녀는 세상에는 그냥 거저주는 공짜가 없는 것처럼 아이가 대접받는 것은 바로 할아버지에게,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갑처럼 살려면 혜택만을 받아서는 안 되고 먼저 베푸는 게 있어야 가능하다. 비즈니스에서는 더욱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먼저 나이스하게 사람들에게 대해야 해요. 아이가 화를 내지 않고, 짜증도 내지 않고 사람들에게 밝은 미소를 건네고, 따뜻한 눈빛을 보내잖아요. 이렇게 아이가 먼저 사람들에게 미소와 따뜻함을 베푸는 것처럼 비즈니스에서도 먼저 베풀어야 합니다. 또 아이들이 배가 고프면 울고, ‘응가’하면 울고, 밥 먹으면 웃고, 잠 잘자고 나면 웃잖아요. 이렇게 아이처럼 거짓없는 진실된 행동도 반드시 필요하고요.”
그녀의 비즈니스가 성공적으로 펼쳐지는 것은 이처럼 편법과 거짓은 없애고, 먼저 베푸는 선행(先行)과 진실만을 강조하는 것이 생활 속 근간이 돼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 몬테밀라노의 디자이너겸 사업가(CEO)이다. 또한 패션을 미술에 투영해 자신만의 화법을 지닌 화가이자, 글을 통해 사회에 심금을 울리고, 인사이트를 던지는 오피니언 리더이다. 여기에 배움에 늘 갈증을 갖고 있는 학생이면서 자신만의 비즈니스 노하우와 경험을 전하는 특별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얼마전 모 대학 패션관련 학과 교수들 앞에서 자신의 비즈니스 철학에 대해 강의했다. 그들은 오 대표에게 ‘만약 패션 사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딱 한가지만 가르친다면 어떤 것을 가르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그녀는 그 즉시 “노동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고 했다.
“사업은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다른 표현으로 사업은 ‘사업이라고 쓰고, 사람이라고 읽는다’입니다. 한마디로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회사 내에서, 외부에서 사람들과 소통이 원활하다면 패션 사업은 정말 멋진 사업이 됩니다. 학생들은 옷이 좋아서, 패션디자인이 좋아서 패션학과를 선택했기 때문에 옷을 이쁘게 만드는 것은 알아서 잘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인만큼 어련히 알아서 하게 되죠. 그래서 저는 패션 사업가를 꿈꾼다면 인간관계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어요. 그리고 노동법도 가르쳐야 한다고도 했고요.”

◇ 비즈니스는 ‘사업이라고 쓰고, 사람이라고 읽는다’
이처럼 그녀는 사업은 사람과의 관계가 무척 중요하다면서 대학교에서 인문학은 그래서 정말 중요하고, 보다 깊이 있는 교육을 위해 인간관계론을 중요하게 가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녀는 여성 패션 사업가로서 여성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말을 했다.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의 편견이 바뀌려면 20시간을 같이 있어봐야 한다고 했어요. 4시간씩 5번을 만나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싫은 이를 누가 5번이나 만날까요? 다시 말해서 나에 대해 첫인상 선입견이 굳어져 버린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 저는 첫인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과연 왜 복장을 바로 입어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깊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바로 패션 감각, 복장을 잘 갖춰 입어야한다는 점을 그녀는 이렇게 강조했다.
그녀는 비즈니스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게 또 있다”면서 “그것은 내가 아무리 잘 나가도 주변에서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사업은 오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인이 가진 역량은 한계가 있고, 그 이상으로 잘되려면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그녀는 사람들에게 ‘사업가 실비아오(SylviaOh)는 사람을 본다’라는 또 하나의 철학적 문장으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실제 오 대표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남을 칭찬할 때 ‘두리뭉실하게 하지 않고, 어느 특징을 꼭 찍어서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녀는 비즈니스는 혼자 할 수 없고, 도움을 받고, 또한 도움을 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때문에 늘 도움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하는 반면 늘 남을 도와주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그래서 그녀는 대화 상대방의 눈빛, 손짓, 모습, 대화 내용 등에 대해 대충 받아들이지 않고, 디테일하게 살핀다. 이유는 상대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정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녀의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은 여기에서도 십분 확인된다.
“저는 색다른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 겉치레 식의 그냥 지나치는 말은 저랑 맞지 않죠. 이왕이면 보다 더 기분 좋은 말을 해 주고 싶고, 그럴려면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해요. 사람을 알아야 구체적인 칭찬이 가능하잖아요. 사업은 도움을 주고받는 게 필요한데 도움을 주려면 꼭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는 게 중요하지 대충 아무거나 도와주는 식은 어쩌면 필요 없을 수 있죠.”
끝으로 그녀는 겸손을 말했다. 오 대표는 겸손은 어려운 게 아니라, 솔직한 게 겸손이라고 답했다. 거짓을 말하고, 속이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그 반대 오만, 교만이라고 설명했다.
◇ 솔직하고 한결 같은 사람이 바로 겸손한 사람
주변 사람들은 오 대표에 대해 ‘늘 한결 같다’고 말한다. ‘한결 같다’라는 말은 ‘늘 똑 같다’라는 의미이다. 사업초기 23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그녀의 생각, 주장, 신념은 크게 변하지 않고 늘 똑같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결 같다는 것은 거짓이 아닌 솔직할 때 가능한데 바로, 솔직한 그녀가 겸손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결 같은 모습은 솔직하기 때문에 가능해요. 거짓말을 하면 진실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헷갈려 이전과 다른 말을 하게 되죠. 그때그때 말이 달라져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솔직하면 한결같을 수밖에 없어요. 솔직하고 한결 같은 사람이 바로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겸손에 대해 한마디 덧붙였다. 겸손해야 한다고 해서 너무 지나치거나 불필요한 겸손은 당당해 보이지 않게 만든다. 솔직하고, 매너 있게 옳은 말은 하면서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업계는 오서희 대표가 여성으로 20여년간 패션디자이너로서, 유통인으로서, 사업가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유통 사업 부문에서 극히 드문 일로 그녀가 평소 지닌 품성과 인성, 진정성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에 응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기자는 어느정도 알기는 했지만 두시간 동안 가까이에서 인터뷰하면서 오서희 대표가 왜 업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대우를 받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외부에서 보는 그녀와 사뭇 달랐다. 편안함, 솔직함, 당당한,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 여기에 유머러스한 재치까지 갖춰 그녀를 직접 만나본 이들은 기자처럼 그녀의 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