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8월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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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은 ‘한국의 문화’를 담아내는 것! 한국 전통에 대해 익히고 연구해야 해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한 건물, 문을 열자마자 런웨이가 펼쳐지듯 화려한 컬렉션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곳은 디자이너 이상봉의 사옥 ‘이상봉 하우스(이상봉 청담점)’다. 옷과 그림,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소장품들로 가득 채워져 마치 박물관을 방불케 할 만큼 각양각색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사)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앞으로 3년간 연합회를 이끌어갈 제 7대 회장으로 추대위원회의 만장일치를 통해 이상봉 디자이너가 선임됐다.

추대위원측은 “연합회 초대 회장인 이상봉 디자이너를 다시 재선임해 한국디자이너패션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한다”라고 의견을 모으며 이상봉 디자이너를 추대해 확정 지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봉 디자이너는 ‘2025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식’에서 ‘2025년을 이끌어갈 기대되는 인물’로 선정되며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뷰티페스티벌 개막식에 다녀온 이상봉 디자이너는 “뷰티와 패션은 결코 다르지 않아요. 서로 다른 콘텐츠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죠. 두가지의 카테고리가 서로 윈윈(win-win)해 성장한다면 ‘한 단계 진화된 K콘텐츠의 융합’을 만들어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좌측부터 매니징 디렉터 울프강 버그만(Wolfgang Bergmann), 디자이너 이상봉, 벨베데레 디렉터인 스텔라 롤리그(Stella Rollig)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으로서 한국 디자이너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까.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상봉, 그는 지난 1980년 디자이너로 첫걸음을 시작으로 45년간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글’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패션을 통해 선보여 세계에 알린 주인공이다.

이상봉 청담점(이상봉 하우스) 외관 모습

◇ 한글을 패션으로 풀어내며…한국적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다
그는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 전시에서 선보인 ‘한글 옷’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 행사를 열기까지 고충도 많았다. 이 디자이너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글’이 가장 먼저 떠올랐죠.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어요(웃음). 어떻게 그 나라의 글을 옷에 넣을 수가 있냐. 패션과 맞지 않고 촌스러울지 모른다는 이유에서 였죠. 하지만 해외에서의 반응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드라미틱한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한글 자체’를 ‘색다른 창조적 디자인으로 해석했다’는 점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글을 담은 패션은 새로운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한국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이 큰 성과였습니다. 진정한 ‘K패션’은 ‘한국의 문화’를 담아내는 것입니다. 한국의 전통과 스토리에 대한 익히고 연구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상봉 청담점 내부 모습

40년 넘게 오롯이 패션 한 길을 걷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 그는 패션계 ‘열정’ 아이콘으로 통한다. 1980년에 패션 디자이너 첫 입문한 그는 국제 패션디자인연구원을 거쳐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했다. 1983년 중앙 디자인 컨테스트에 입상해 이후에는 중앙 디자인 정기 컬렉션에 참가해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LIESANGBONG’를 론칭했다.

1985년에 ㈜이상봉 파리(Lie Sang Bong Paris)를 처음으로 남산에 본사와 명동에 매장 오픈했다. 당시 무대 위에 올랐던 쇼 의상으로 매장을 구성함으로써 수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게 됐다. 이러한 새로운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그의 숍은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렇게 이슈 메이커에서 그는1990년에 처음으로 파리 프레따 포르떼 전시회와 뉴욕의 PRET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이후 1999년에 파리 프레따 포르떼 전시회를 다시 참가하게 된 것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시발점이 됐다.

벨베데레 상궁 완공 300주년을 기념해 클림트의 ‘키스’를 재해석한 NFT 협업은 황금빛과 단청의 조화를 담은 그래픽적 컬렉션을 선보였다. 자연형태의 곡선과 감성적 표현력, 다양한 실루엣과 텍스처가 돋보인다.

◇ 천년제국 앙코르와트에서의 패션 프로젝트…잊지 못할 감동의 그날
수많은 해외 패션쇼에서 그가 잊지 못할 패션쇼로 손꼽는 쇼 중 하나는 지난 2023년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벨베데레 궁전에서 열린 패션쇼다.

이상봉 디자이너가 서양미술의 거장 구스타프클림트의 명화를 재해석해 패션쇼를 선보인 것이다.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과 협업에서 구스타프클림트의 키스 작품을 하이 패션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기술로 더 돋보이는 이상봉 클림트 컬렉션은 패션 문양, 소재 프린팅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앙코르와트 유적지에서 한국 전통 요소를 재해석하여 한글 디자인을 시그니처로, 기와와 단청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컬렉션이 이국적 풍경과 어우러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캄보디아 정부의 초청을 받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는 앙코르와트 유적지에서 ‘LIESANGBONG MEETS ANGKOR WAT’라는 주제로 진행된 화보 영상 프로젝트도 그에게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

그의 시그니처인 한글 디자인이 앙코르와트 유적지 공간 곳곳을 수놓으며 한국 패션의 독창성을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앙코르와트에서 펼쳐진 이번 프로젝트는 저에게도 잊지못할 감동을 선사해줬습니다. 앙코르와트의 유적들과 어우러진 의상들은 하나의 작품이 됐죠. 단순히 패션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를 알려나가는 중요한 브릿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그날의 소감을 밝혔다.

모나미와 손잡고 모나미 룩을 새롭게 해석한 ‘모나미 X 이상봉’ 룩

◇ 이상봉 X 한국엡손, 모나미까지…상상 그 이상의 컬래버레이션
이상봉의 이색 컬레버레이션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상봉 X 한국엡손의 ‘이상봉, 그의 상상을 프린트하다’라는 주제로 열렸던 당시 행사에서 그동안 그가 축적해 온 패션 아카이브는 물론, 한국엡손 컬래버까지 더해지며 그의 상상이 곳곳에 구현됐다.

특히 대자연의 ‘돌, 생명과 우주’를 모티브로 다양한 시각의 스토리를 엮으며 큰 관심을 모았다. 엡손은 이상봉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로 친환경 가치를 추구하는 패션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 이상봉은 모나미와 손잡고 모나미 룩을 새롭게 해석한 ‘모나미X이상봉’ 2차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미니멀하면서도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하는 데일리·유니섹스룩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153 자수로 포인트를 준 비니 모자와 후드, 맨투맨, 워크재킷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이상봉 디자이너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지원하기 위해 SELECT SHOP을 시작으로 실험적인 레이블 ’2.3.0 PROJECT’를 운영하며 젊은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사)고교패션콘테스트위드 회장으로서, 또 다문화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 프로그램인 꿈토링스쿨에서 멘토로서도 그의 열정과 도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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