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뷰티의 세계화를 이끄는 강자가 전통 세력에서 신흥 세력으로 변화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위기를 느낀 국내 대표 뷰티 기업들은 C레벨급 인사들을 교체해 혁신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K-뷰티의 세계화를 이끄는 신흥 강자로 에이피알(APR), 구다이글로벌이 떠올랐다. 두 기업의 수장들은 모두 1980년대생의 젊은 CEO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에이피알은 지난 8월 국내 뷰티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국내 뷰티 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러한 에이피알 성장세의 핵심 동력에는 자사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이 있다.
지난 9월 기준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500만 대를 돌파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증명했다. 특히 주력 제품인 ‘부스터 프로’는 같은 기간 글로벌 누적 판매 200만 대를 돌파해 브랜드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에이피알은 2023년 ‘부스터 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자체 생산 공장인 ‘에이피알팩토리’를 가동해 국내 뷰티 기업 중 최초로 ‘기획-연구개발-생산-유통’ 전 과정을 아우르는 뷰티 디바이스 밸류체인 내재화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제품 품질과 생산 효율을 강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공급망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했다. 이후 ‘울트라 튠 40.68’, ‘하이 포커스 샷’, ‘부스터 프로 미니’, ‘부스터 진동 클렌저’,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 ‘하이 포커스 샷 플러스’ 등 라인업을 지속 확장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구다이글로벌도 자체 브랜드 ‘조선미녀’와 함께 자회사 브랜드 ‘티르티르’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K-뷰티의 신흥 성장 세력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두 브랜드는 올해 미국 대표 뷰티 편집숍에도 진출해 미국 내 입지를 강화했다.
조선미녀의 경우 지난 7월 ‘세포라’와 ‘코스트코’에 입점했고, 티르티르는 8월 ‘얼타 뷰티’에 입점해 미국 뷰티 시장에 브랜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두 브랜드 외에도 자회사 브랜드 ‘스킨천사’, ‘아이유닉’, ‘하우스오브허’ 등도 각각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가 전사 보유 브랜드 매출만 지난해 1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아울러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뷰티 기업 ‘스킨푸드’와 독도 토너로 유명한 뷰티 브랜드 ‘라운드랩’의 전개사 ‘서린컴퍼니’도 인수해 구다이글로벌의 외형이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 아모레퍼시픽 外 국내 대표 뷰티 기업, 올해 2분기 매출 희비 갈려
이처럼 K-뷰티 산업의 주역이 변화하면서 국내 뷰티 시장의 전통 세력으로 불리던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국내 대표 뷰티 기업으로서 자리를 지키며 선방했지만, 새로운 세력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주도권을 계속 이어갈지 관심을 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950억 원, 영업이익 80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555.5%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뷰티 대기업인 애경산업과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애경산업은 매출 1,713억 원, 영업이익 112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36.1% 감소했다. 다만 화장품 사업의 중국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1분기 대비 매출액은 +13.4%, 영업이익은 +84.6% 개선돼 희망을 보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6,049억 원, 영업이익 548억 원을 기록했고,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8%, -65.4%로 감소했다. 특히 20년 만에 화장품 부문에서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에 따라 지난 10월 31일까지 LG생활건강은 뷰티 사업부 소속의 판매판촉·강사 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원 감축을 시도했고, 10월 1일 자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신세계그룹의 정기 인사도 지난해 대비 한 달 앞당겨 진행해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대표체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 뷰티 업계에서는 위기 극복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능력이 검증된 새로운 리더를 발탁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테넌트뉴스는 11월호에 올해 하반기 진행된 국내 뷰티 업계의 신임 CEO 선임 사례를 분석해 리더십 변화를 진단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 부문, 최초 2인 대표 체제 도입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9월 26일 ‘성과주의’ 기조를 앞세워 총괄 김덕주 대표, 자주부문 김홍극 대표, 코스메틱1부문 서민성 대표, 코스메틱2부문 이승민 대표를 임명했다.
특히 뷰티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2인 대표 체제를 도입하면서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체 매출은 하락세이지만, 뷰티 부문의 매출 비중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제30기 반기보고서 기준, 2023년 28%, 2024년 31.7%, 2025년 상반기는 37.3%로 기업 내 입지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번 정기 인사 직전, 뷰티 부문에서는 자체 브랜드마다 각각 한 명의 임원이 총괄 책임을 맡는 ‘레이블제’가 도입돼 업계의 관심이 쏟아졌다.

총 5개 레이블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서민성 대표와 이승민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각 부문의 수장으로 승진했다. 두 대표는 1980년대생으로, 신세계에 젊은 피가 계속해서 수혈된다는 점에서 업계 내 주목을 받았다.
서민성 코스메틱1부문 대표는 스킨케어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총괄하고, 코스메틱2부문의 이승민 대표는 색조 브랜드들을 이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1부문의 서민성 대표는 1980년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LG생활건강, 스토리헨지, 현대카드 등을 거쳐 2014년 신세계에 입사했다. 이후 신세계백화점 및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뷰티 사업 혁신 전략 수립을 주도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코스메틱 사업 부분에 도입된 레이블제에서 Label 3(연작·로이비·아이엠)의 총괄을 도맡았다. 특히 2018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YUNJAC)’의 론칭과 성공을 이끈 인물이다.

서민성 대표는 코스메틱1부문에서 ‘연작’과 함께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로이비, 아이엠 등을 총괄하고, 퍼셀 대표이사로도 겸임한다.
연작의 ‘스킨 퍼펙팅 프로텍티브 베이스프렙(이하 베이스프렙)’은 메이크업 전 단계에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파운데이션의 밀착력과 지속력을 높이는 제품으로, 2025년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0% 증가해 브랜드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음 신세계 그룹의 최초 여성 CEO이자 40대 젊은 리더로 주목받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2부문의 이승민 대표는 198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연세대학교 광고홍보학 석사를 졸업했다. 그는 비건 &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뮤즈(AMUSE)’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간 인물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어뮤즈’의 론칭 초기 당시 합류해 마케팅 업무 총괄을 도맡았고, 이후 2021년 어뮤즈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지난해 10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어뮤즈 지분 100%를 인수하며 이 대표도 신세계에 합류했고, Label 4(비디비치)와 Label 5(어뮤즈)를 함께 담당했다.
레이블제로 나뉘어져 있던 두 브랜드는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코스메틱2부문으로 통합돼 이 대표가 계속 총괄을 맡고, 어뮤즈코리아의 대표 이사도 겸임한다.
‘어뮤즈’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 부문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어뮤즈는 올해 2분기 매출 199억원과 영업이익 24억 원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8%, 영업이익은 +167%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 322억 원(+26.8%), 영업이익 30억 원(+57.9%)을 달성해 브랜드 설립 이래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어뮤즈는 지난해 달성한 연 매출 520억 원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양상이다.

◇ LG생활건강, 이선주 대표 선임…핵심 브랜드·신성장 동력으로 성장 도모
LG생활건강은 10월 1일자로 이선주 사장을 신임 대표로 발탁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대표 뷰티 기업의 위신을 되찾고자 기존 임원 인사 시기보다 두 달 앞당겨 새로운 수장을 전격 발탁했다.
이정애 전 대표는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3월을 앞두고 “신임 CEO 중심의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며 용퇴를 결정했다.
실제로 LG생활건강 2022년 매출액 7조1,857억5,900만 원, 2023년 6조8,048억3,900만 원, 2024년 6조8,119억1,900만 원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 사업 또한 2022년 3조2,118억 원, 2023년 2조8,157억 원, 2024년 2조8,506억 원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생활건강은 구원 투수로 이선주 대표를 투입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LG생활건강 측은 이선주 사장 영입 배경에 대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출신으로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및 사업 경험에서 나오는 탁월한 마케팅 감각을 발휘해 생활건강 화장품 사업의 스텝 업(Step-up)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돼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70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을 졸업한 후, 국내외 뷰티 업계에서 30년간 근무한 마케팅 전문가이자 경영인이다.

(사진= LG 프라엘 수퍼폼 써마샷 얼티밋)
그는 로레알 코리아 홍보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출발해 ‘입생로랑’, ‘키엘’ 브랜드 GM(General Manager)을 맡았고, 한국에서 키엘 브랜드를 미국에 이어 글로벌 매출 2위 국가로 성장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이를 발판으로 키엘 국제사업개발 수석부사장을 역임하면서 키엘을 랑콤에 이어 로레알 럭셔리 부문 내 2위 브랜드로 도약시키고, 글로벌 매출 두 배 성장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이후 엘앤피코스메틱 글로벌전략본부 사장 및 미국법인 지사장으로 근무하며 마스크팩 브랜드인 메디힐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했으며, 유니레버의 자회사인 카버코리아의 대표이사로 부임해 AHC 브랜드의 BI(Brand Identity) 정립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은 뷰티 시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이선주 대표를 투입해 내수와 해외시장의 동반 회복 및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사업 부문은 매출 1위 브랜드인 ‘더후’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구축하고자 한다.
럭셔리 코스메틱 브랜드 ‘더후’는 차별화된 콘셉트와 뛰어난 제품력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2014년 한류 열풍을 계기로 중화권에서 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16년에는 연간 순매출 1조 원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단일 브랜드 기준 순매출 2조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해 K-럭셔리 뷰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더후’는 2003년 2월 출시된 이후 22년 2개월 만인 올해 3월 말 기준 누적 순매출 20조1,000억 원을 넘었다.
순매출은 할인, 반품, 수당 등을 공제한 후 실제로 기업이 창출한 수익을 뜻한다. 국내 화장품 중 단일 브랜드로 순매출 20조 원을 돌파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이와 함께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LG 프라엘(Pra.L) 브랜드를 양수해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도 뛰어들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따라서 주요 매출 브랜드인 ‘더후’를 중심으로 ‘빌리프’, ‘CNP’, ‘더페이스샵’, ‘LG 프라엘’ 등과 함께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 로레알코리아, 32년 베테랑 경영인 ‘로드리고 피자로’ 발탁
로레알코리아(엘오케이)가 지난 8월 로드리고 피자로(Rodrigo PIZARRO)를 새로운 리더로 선임했다.
로드리고 피자로는 1993년 로레알 포르투갈 입사 후 로레알 그룹 내 유럽, 남아메리카,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시장에서 근무하면서 조직문화와 산업 변화를 몸소 경험한 베테랑 전문가다.
그는 베네수엘라, 헝가리 등에서 컨슈머 뷰티 사업부(CPD) 총괄직을 거쳤으며, 베네수엘라, 포르투갈, 호주 및 뉴질랜드의 지사장직을 역임했다.
로레알 호주와 뉴질랜드 지사장 당시, 조직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분석 혁신을 주도했고,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2023년에는 로레알 그룹 남아시아 태평양, 중동 및 북아프리카(SAPMENA) 지역의 최고 트랜스포메이션 책임자(Chief Transformation Officer)로서 커머셜·마케팅·오퍼레이션 전반에 걸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해 로레알 SAPMENA 지역의 비약적 발전에 기여했다.

이처럼 30여 년이 넘도록 로레알 그룹의 성장 과정을 함께해 온 핵심 인재로서 로드리고 피자로는 오늘날 글로벌 뷰티 산업을 이끌고 있는 K-뷰티의 본거지인 로레알 한국 지사 대표로 선임됐다.
로레알코리아는 2023년 약 4,451억 원, 2024년 약 4,843억 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 이익은 약 218억 원, 약 241억 원으로 순으로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2024년에 약 5억3,468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CE’의 국내 비즈니스가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CE’는 올해 신세계 면세점 명동점과 신세계 온라인 면세점에도 입점해 매출 확대에 추가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드리고 피자로 대표는 “세계 4위 뷰티 수출국이자 전 세계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K-뷰티의 발원지에서 로레알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일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레알코리아가 창립됐던 1993년부터 이어져 오는 한국 생태계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한국의 혁신을 전세계에 전파하며 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레알 그룹은 2018년 한국 뷰티 브랜드 ‘3CE’를 인수한 것에 이어 지난해 12월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지(Dr.G)도 인수해 K-뷰티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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