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진행됐던 뉴욕 패션위크에서 황이슬 디자이너의 ‘리슬’ 2026 SS 컬렉션이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 컬렉션에서 황이슬 디자이너는 ‘The Korean Chic’라는 타이틀로 신라 시대를 테마로 한 컬렉션을 무대 위로 올리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The Korean Chic’는 뉴욕에서 일하는 가상의 커리어 우먼들이 ‘일’, ‘일상’, ‘휴식’이라는 세 가지 테마에서 입을 수 있는 룩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시대의 콘셉트에서 벗어나, 컬렉션 곳곳에 신라 시대의 금관, 금속 허리띠, 갑옷을 형상화한 피스 등을 믹스해 눈길을 끌었다.
소재로는 과잉재고(데드스탁)을 사용했고, 오가닉 면, 리사이클링 폴리, 선인장 유래 에코레더 등을 활용했다.또, 한복의 평면 패턴 재단기법에서 영감을 받은 폐기물 최소화 지속가능패턴 ‘리플랫™’이라는 개념을 접목한 원피스를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컬렉션은 지금까지 ‘리슬’이 선보여 온 ‘모던 한복’이라는 이름 대신 ‘코리안 시크(Korean Chic)’라는 이름으로 장르를 확장·리뉴얼한 기념비적인 컬렉션으로 평가받았다.
단순히 ‘치마, 저고리’ 형태의 조선식 한복에서 벗어나, 한국적인 요소를 적용해 패션에 상징적인 아이템을 탄생시킨 점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최근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황이슬 디자이너의 한복 브랜드 ‘리슬’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전통 한복 브랜드 ‘손짱’으로 시작한 디자이너 황이슬은 2014년 7월 한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내놓으며 대중들과 호흡하기 시작했다.
황이슬 디자이너는 한복 디자이너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특정한 어느 날에만 착용하는 것이 아닌 늘 우리의 일상에서 ‘언제든지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우리 한복이 가치를 담고 있는 만큼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다면 그 가치는 더욱 빛날 테니까요”라며 한복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 아름다운 우리의 ‘한복’…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확신
황이슬 대표는 “제 역할은 전통을 고수하는 장인이나 명인들과는 다릅니다. 저는 전통을 지금의 라이프스타일과 시대 요구에 맞추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저 역시 한국 문화와 전통을 사랑하는 ‘헤비 유저’로서,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합니다. 편안함과 실용성이 ‘리슬’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만화 ‘궁’ 속 여주인공이 입고 나온 현대적인 한복 디자인에 매료됐고, 그러한 디자인이 실제로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복 디자인을 시작했다.
일본의 이세이 미야케나 레이 가와쿠보 같은 디자이너들이 자국의 미학을 패션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한국적인 디자인도 충분히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황 대표는 “겨울연가, 대장금 같은 한류 1세대를 겪으며, 한류를 바탕으로 한 K-패션의 시대가 반드시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주목한 것은 한복이었습니다. 한복 이야말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으로 깃든 옷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라고 확신을 담아 얘기했다.
현시대와 맞지않는 소재, 실루엣과 같은 부분의 변화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패션’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복을 시작했다는 그녀의 디자인 출발은 ‘고객’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고객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관찰했다. 소비자와 소통하며 얻는 그들의 니즈 요구사항이 디자인에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는 고객 데이터와 피드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보면서 문제점들을 면밀히 살폈다. 예를 들어, 출퇴근할 때 입을 수 있는 포멀한 디자인에, 세탁 후 다림질할 시간조차 없는 워킹맘을 위해서 링클프리 소재를 적용한 원피스를 개발하는 식이다.

이번 컬렉션은 지금까지 ‘리슬’이 선보여 온 ‘모던 한복’이라는 이름 대신 ‘코리안 시크(Korean Chic)’라는 이름으로 장르를 확장 리뉴얼한 기념비적인 컬렉션으로 평가 받았다.
◇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바탕이 돼야
이 외에도 한복에만 국한하지 않고 ‘한국 헤리티지 전반’에 대해서 관찰하고 공부했다. 한옥, 한식, 한국의 독특한 생활 문화 등 모든 것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유물, 문양, 의식주에서 발견되는 구조와 상징물들을 각국의 독특한 문화와 믹싱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바틱 소재를 적용한 것이 그 사례다.
황 대표는 디자인할 때 이것만은 반드시 고수하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편리함’과 ‘실용성’을 꼽았다. 그녀는 “’자주 입는 옷이 좋은 옷’이라는 철학을 고수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용성이에요. 아무리 눈으로 보기에 아름다워도 세탁과 관리가 불편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실사용자의 사용성을 반드시 고려해 옷을 만듭니다. 보기에도 좋고 편하기도 한 옷이 사실 가장 만들기 어려워요. 보온, 세탁 방식, 착용 과정, 체형 등 따져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행용 상품이라면 캐리어에 넣어도 잘 구겨지지 않는 소재를 적용하고 있어요. 한복의 착장 방식을 모르는 외국인도 입을 수 있도록 지퍼나 단추를 활용해 원터치로 입을 수 있도록 개폐 장치를 앞쪽으로 전환시킨 원피스도 개발했습니다. ‘내가 입을 수 없고 자주 손이 가지 않는 의상’은 절대 만들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글로벌 무대에서 K-브랜드로 서기 위한 필요조건에 대해 ‘코리아 시크(Korean Chic)’라는 하나의 독자적인 패션 장르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일본, 중국의 디자이너들처럼,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대표적으로 연상되는 미감, 시그니처 디테일 등을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K-브랜드로서 필요조건은 ‘문화적 포용력과 다양성’을 갖추는 것
또 하나의 필요조건으로 ‘문화적 포용력과 다양성’을 얘기했다. 아시아권이 아닌 다양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대응하는 사이즈 인클루시브를 만들거나, 종교적 이유로 신체를 가리거나 동물 문양 패턴 등을 기피하는 아랍권 문화를 참고로 한 텍스타일 개발에 대해서도 눈 여겨 보고 있는 중이다.
‘리슬’은 한복 브랜드이지만, 젊은 조직으로 구성돼 있고 디지털 활용에 적극적이다. 협업 툴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제조 일정 관리, 클라우드 방식의 업무 데이터 사용 등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도입해 디자인 초안을 빠르게 확인하며 개발 리드 타임을 줄이는 등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데 현재 리슬에서 슬랙, 구글, 먼데이, 클로드, 파이어플라이, 챗GPT, 미드저니,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의 AI툴을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한 자체 미디어로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리슬’의 글로벌 계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체코, 인도네시아, 뉴욕 등 한류 팬덤이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강연, 전시 같은 행사에 참여하며 현지와의 접점을 만들고, 이때 만든 관계를 SNS를 통해 지속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3년 넘게 매일 SNS로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 황이슬 대표는 “하루를 미루면 계속해서 미뤄지기 때문에, 나와의 약속이기도 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기다려주는 팬들을 떠올리며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어요(웃음). 연중 1회는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커뮤니티 행사(소모임)도 진행하고 있죠. 단순한 판매자를 넘어 한복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려 노력합니다”라고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얘기했다.
다가올 2026년, ‘리슬’이 코리아 시크를 대변하는 한국의 간판 브랜드로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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