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2월 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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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주방들을 거쳐온 만큼, 최상의 맛을 선보이겠습니다”

흑백요리사 시즌2에서 쓰리스타 킬러로 활약한 안진호 셰프. 그가 보여준 당돌함과 요리에 대한 도전정신은 흑백요리사 종영 이후에도 여전히 뜨겁게 유지되고 있다.

요리계의 하버드라고 불리는 뉴욕 ‘CIA 요리학교’ 출신의 안진호 셰프는 ‘퍼셰(per se), 모수(mosu), 무슈 벤자민(monsieur Benjamin)’ 등 미쉐린 3스타를 보유한 셰프들과 함께 최고의 주방을 거쳐왔다. 그런 그가 흑백요리사 시즌2에서 보여준 완성도 높은 디시들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안진호 셰프가 선보인 ‘오징어먹물리소토’와 ‘우설 스테이크’는 안성재 셰프의 호평을 이끌며 뛰어난 요리 실력을 증명했고, 많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로 임팩트 있는 장면을 연출한 대표 메뉴이기도 하다.

안진호에서 쓰리스타 킬러가 되기까지의 여정. 그리고 흑백요리사2 종영 이후 안진호 셰프의 행보를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을 대신해 테넌트뉴스에서 그를 만나봤다.

◇ 안진호 셰프, 미쉐린 3스타 ‘퍼셰(per se)’에서 완성된 요리사
안진호 셰프는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요리에 대한 호기심이 풍부하고 음식 탐구를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당시 한국조리과학고 진학을 희망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수능을 치룬 20살, 그는 ‘세계 최고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다’는 집념 하나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미국 유학을 결심했다.

그는 “유학을 결심한 건 당대 세계 최고 요리사인 토마스 켈러 셰프님을 알고 난 뒤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어요. 그렇게 미쉐린 3스타인 ‘퍼셰(per se)’ 레스토랑의 일원이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라며 당시 품었던 꿈을 상기했다.

‘토마스 켈러’ 셰프는 미쉐린 3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 2곳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셰프다. 그가 운영하는 ‘프렌치 런드리와 퍼셰’에서는 수많은 스타 셰프를 배출했고 그만큼 셰프 지망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전설적인 존재다. 안진호 셰프 또한 그가 가진 요리 노하우를 체득하고 싶었던 것이다.

안진호 셰프는 뉴욕의 미쉐린 3스타 ‘퍼셰’에서 6년 간 근무했다.

그렇게 안 셰프의 간절함과 노력은 뉴욕 맨해튼 소재의 ‘CIA 요리학교’ 진학을 시작으로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CIA 요리학교 재학 당시 ‘퍼셰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했고, 세계 최정상급 파인다이닝 무대에 성공적으로 입성하게 된다.

다만 그 여정은 당연히 만만치 않았다. 특히 퍼셰는 메뉴가 주기별 바뀌는 다른 레스토랑과는 다르게 매일 메뉴가 바뀌는 시스템으로 레스토랑 영업시간이 끝나면 직원들은 새벽까지 다음 날 메뉴에 대해 곧바로 상의했어야 했다.

안 셰프는 “만약 오늘 당근 샐러드가 나가면 내일은 오이 샐러드, 모레는 호박 샐러드로 새롭게 구상했어야 했어요”라며 “오전 10시부터 새벽 3-4시까지 매일 그런 일상을 보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일상을 지내며 3주 만에 9kg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던 안 셰프는 그럼에도 보람찬 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프를 절대 먹지 않는다던 손님이 제가 만든 브로콜리 스프를 드시고는 식사 내내 스프 얘기만 하셨고, 직접 저에게 100달러의 팁까지 전달해 주셨어요. 아직도 그 100달러를 보관하고 있습니다”라고 당시의 소중한 기억을 설명했다.

그렇게 약 6년간 퍼셰에서 안진호 셰프는 수셰프에 버금가는 업무를 도맡아 하면서 퍼셰의 핵심 멤버로 자리했다.

안진호 셰프는 “퍼셰에서 일하면서 저는 요리사로서 마음가짐, 요리 스킬, 수백 개의 레시피 등, 토마스 켈러 셰프님의 노하우를 몸으로 익혔습니다”라며 “안진호라는 셰프를 만들어준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경험입니다”라고 퍼셰에서의 경험을 강조했다.

◇ ‘어머니의 배려’…안진호 셰프의 삶에 새로운 원동력이 되다
퍼셰에서 5년 차가 됐을 때 안진호 셰프는 아버지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엄마가 많이 아프다. 더이상 널 못알아 볼 수도 있으니, 이제 엄마한테 인사하러 와라” 그가 들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어머니가 위독한 상태임을 직감했다.

안진호 셰프의 어머니는 혼자 타국에서 고된 유학 생활을 이어가던 아들에게 혹여나 방해가 될까 끝내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당시 안 셰프는 퍼셰에서의 커리어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5년 차에 한국행을 결정해야 했다. 비자 문제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안고 있는 부담이 따르는 선택이었지만 뒤늦게 어머니의 병을 알게 된 그는 병원 한 번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는 자책과 밀려드는 슬픔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진호 셰프는 “출발 전에 극적으로 수술이 잘됐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지만 제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다시 1주에서 2주 정도 밖에 안 남았다고 전해들었어요. 그리고 2주 뒤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다시 미국으로 가게 됐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짧게 설명했다.

퍼셰로 다시 복귀했지만, 그는 정상적인 상태로 업무에 임하기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의지했던 헤드셰프마저 떠나고,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그는 코리 리 셰프가 운영하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베누’로 이직 준비에 나서며 퍼셰를 그만두게 됐다.

그는 “지금 돌이켜 보면 요리사를 괜히 했나 싶을 정도로 후회했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 때마다 어머니가 저를 위해 배려하면서 버틴 힘든 시간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임했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며, 그의 말에서 셰프로서의 삶을 지속해온 이유엔 항상 어머니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 코리 리 셰프의 손길, 그리고 ‘쓰리스타 킬러’의 탄생
마음을 추스린 2019년, 안진호 셰프가 한국으로 잠시 돌아오자마자 코로나가 터지면서 미국부터 한국까지 모든 외식업계가 정체돼 이직이 확정된 ‘베누’로 가는 계획도 무산됐다. 약 반년 정도 휴식기를 보낼 때쯤 지인의 권유로 안성재 셰프의 ‘모수’에 합류하게 됐고, 같은 파인다이닝 업계이자 ‘베누’ 출신인 안성재 셰프와 약 7개월간 함께했다. 그는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의 요리 방향성을 더욱 또렷하게 찾아나가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렇게 모수에서의 짧은 시간이 지나고, 비슷한 시기에 베누의 ‘코리 리 셰프’가 한국에 프렌치 레스토랑인 ‘무슈 벤자민’ 오픈을 준비하며 안진호 셰프에게 오픈 멤버로 헤드 셰프를 제안했다. 안 셰프는 코리 리 셰프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동반됐지만, 그간 자신의 요리 색깔을 찾아 나섰던 안 셰프는 고민 끝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무슈 벤자민’ 헤드 셰프로서 임했던 순간이 오너 셰프로 나아가는 데 가장 필요했던 또 하나의 배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슈 벤자민에서의 3년 동안 매장의 오픈과 클로징을 모두 겪으면서 오너 셰프로 나아가는 과정, 실질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방식을 많이 배웠어요”라며 값진 경험이었음을 밝혔다.

이후 흑백요리사 시즌2 출연 제의를 받은 안진호 셰프는 무슈 벤자민의 운영 중단으로 다시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서던 차에 출연을 결심했고, 쓰리스타 킬러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것이 다. “실은 흑백요리사 시즌1도 제안 받았어요. 다만 당시 코리 리 셰프님의 이름을 걸고 참가하기엔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라며 비하인드 일화를 설명했다.

안진호 셰프가 ‘쓰리스타킬러’라는 강렬한 닉네임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우연이 결코 아니었다. 요리사의 꿈을 품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타국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지냈던 그 과정의 결실이다.

미국 생활 도중 어머니와의 이별을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는 누구보다 힘든 시간 을 보냈을 어머니를 떠올리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아왔다. 어머니의 배려가 미우면서도 또 한편으론 헤아려질 때쯤 안진호 셰프가 요리사의 길을 걷는 이유가 됐고, 그간의 고난과 슬픔, 땀과 헌신의 시간들이 한데 모여 지금의 쓰리스타 킬러가 만들어진 것이다.

매번 새로운 도전에 과감히 투자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천천히 쌓아온 안 셰프는 또 하나의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현재 그는 오는 9월 개인 레스토랑 오픈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흑백요리사에서 선보였던 오징어먹물리소토와 우설을 활용한 메뉴 역시 한층 발전된 형태로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요리사의 숙명은 결국 가장 맛있는 요리를 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마스 켈러, 안성재, 코리 리 셰프님들께 배운 12년을 잘 녹여낸다면 이번 도전은 더욱 값진 결과를 만들어내 모두에게 보답하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자신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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