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산업 전반에서 디저트의 위상이 ‘F&B의 한 품목’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하는 핵심 IP(지식재산권)’로 격상되고 있다. 장기화된 고물가 속에서 실속형 소비를 공략하는 대형마트의 베이커리 강화 전략과,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패션 브랜드의 이종 결합 사례는 모두 ‘디저트’라는 매개체를 통해 리테일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제 디저트는 단순한 식후경이 아닌, 고객의 동선과 취향을 설계하는 유통사의 핵심 전략 자산이다.
유통 플랫폼이 디저트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은 철저히 ‘대중화’와 ‘속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세계푸드(대표 임형섭)가 운영하는 이마트·트레이더스 베이커리는 SNS발 유행 아이템을 기민하게 상품화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두바이 초코 크로아상’과 ‘버터떡’처럼 화제성이 검증된 아이템을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해 가격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

실제 수치는 이러한 전략의 유효성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이마트 베이커리의 케이크 매출은 전년 대비 24% 신장했으며, 특히 1만 원 이하 ‘미니 케이크’ 매출은 무려 78% 급증했다.
이는 디저트 소비가 특별한 날의 ‘이벤트성 구매’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일상적 취식’으로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음을 의미한다. 트레이더스 베이커리의 올해 1분기 매출이 15% 증가한 성과는 유통 플랫폼이 트렌드 디저트를 가장 빠르게 대중화하는 ‘수요 흡수 채널’로 기능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디저트의 영향력은 F&B를 넘어 패션 영역으로도 침투하고 있다. 형지I&C의 남성복 브랜드 ‘본(BON)’과 수제 아이스크림 브랜드 ‘글라쇼(Glacechaud)’의 협업 사례는 브랜드 리브랜딩과 타깃 확장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서 디저트를 활용한다. 단순히 로고를 박는 수준을 넘어 아이스크림의 시각적 요소(컬러, 텍스처)를 패션 아이템의 디자인 모티프로 치환한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협업은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와 하이진닷컴을 통해 초기 화제성을 확보한 뒤,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에서 ‘착용과 시식’을 결합한 복합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를 취한다. 이는 패션 브랜드가 가진 정적인 이미지를 디저트의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보완하여 잠재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브랜드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고도의 마케팅 공학이다.

유통 거점별 특성에 맞춘 ‘디저트 큐레이션’ 역시 시장 재편의 핵심 축이다. 한화커넥트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은 여행객과 이동객의 특성을 반영해 ‘장소 단독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정선 녹의 ‘서울인절미 찹쌀떡’이나 테라로사의 ‘플랫폼 서울 블렌드’는 서울역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수성과 희소성을 디저트와 결합해 구매 명분을 제공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인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은 일리카페와의 협업을 통해 K-헤리티지를 가미한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이며 ‘초경험’ 전략을 구사한다. 흑임자 다식 샌드나 금귤 정과 등 한국적 미감을 프렌치 스타일로 풀어내어, 가심비를 추구하는 하이엔드 소비층과 외국인 관광객을 동시에 흡수하는 구조다.

현재 리테일 F&B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 ‘마트 베이커리’와 취향과 경험을 판매하는 ‘브랜드 협업’ 모델로 양분되고 있다. 유통사와 브랜드사 모두에게 디저트는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최적의 도구다.
향후 리테일 기업들은 자사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디저트를 어떻게 ‘IP화’ 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신세계푸드가 자체 제조 역량을 통해 유통 물량을 최적화하고, 패션 브랜드가 디저트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처럼, 디저트를 매개로 한 업종 간 경계 허물기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결국 데이터 기반의 기민한 트렌드 포착과 이를 공간·제품과 연결하는 ‘기획의 정교함’이 리테일 F&B 경쟁력의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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