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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4월 1, 2026
HomeExclusive‘K-슈즈의 미학으로 글로벌 시선 사로잡다’ 42년 역사 ‘홍콩 APLF 수상’ 쾌거

‘K-슈즈의 미학으로 글로벌 시선 사로잡다’ 42년 역사 ‘홍콩 APLF 수상’ 쾌거

유통 전문지 기자로서 수많은 브랜드를 만나다 보면, 단순히 ‘예쁜’ 신발을 만드는 곳과 신발에 자신만의 ‘철학’을 심는 곳의 차이를 본능적으로 느끼게 된다.

지난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홍콩 컨벤션 & 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죽 및 패션 소재 전시회 ‘홍콩 APLF 2026’은 그 차이를 분명히 보여준 무대였다. 1984년에 시작되어 4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전시회에서, 한국의 프리미엄 슈즈 브랜드 ‘엘노어(ELNORE)’가 ‘올해의 최고 디자인 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패션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번 수상은 하이서울쇼룸 통합 부스로 함께 참가한 가방 브랜드 ‘소마르(SOMAR)’의 수상과 함께 단일 국가에서 두 개 부문을 동시에 석권한 첫 기록이라는 점에서, K-패션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또 하나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전시의 열기가 한창인 현장에서 엘노어의 김미혜 디자이너 겸 대표를 만나, 그녀가 빚어내는 슈즈의 철학과 글로벌 비전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엘노어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독창적인 굽(Heel)’ 설계 있다. 특히 ‘마제스티(Majesty) 힐’은 도자기를 구겼을 때 나타나는 유려하면서도 비정형적인 형상을 슈즈의 뒷굽에 투영한 하나의 작품이다.

◇ 도자기 빚듯 예술을 신다…‘마제스티 힐’에 열광한 글로벌 바이어
전시장 내 하이서울쇼룸 통합 부스에서 만난 김미혜 대표의 표정에는 피로함 대신, 완벽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은 창작자 특유의 당당함이 서려 있었다. 그녀는 “당당하고 멋진 제 모습, 그리고 완벽한 결과물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껴요”라며 인터뷰의 말문을 열었다. 이번 APLF 2026에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디자인상을 수상하게 된 핵심 동력은 바로 엘노어만이 가진 ‘독창적인 굽(Heel)’ 설계에 있었다.

수상의 주역인 ‘마제스티(Majesty) 힐’은 도자기를 구겼을 때 나타나는 유려하면서도 비정형적인 형상을 슈즈의 뒷굽에 투영한 작품이다. 기존의 정형화된 굽 형태를 탈피해 마치 하나의 조각품을 보는 듯한 예술적 영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엘노어의 로고를 타워 형태로 형상화해 자체 개발한 ‘로고 타워 힐’ 역시 기능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이 두 가지 힐이 엘노어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 ‘두칸(DOUCAN)’과 협업하여 탄생한 ‘아테나(Athena)‘와 ‘미네르바(Minerva)’ 라인은 예술적 깊이를 더하며 글로벌 바이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문 기자의 눈에도 그간 엘노어의 제품들은 단순한 소모품이 아닌, 여성의 발끝에서 완성되는 하나의 ‘움직이는 오브제’처럼 다가왔다. 김 대표는 “심사위원
들이 저희가 자체 개발한 힐에 대해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셨다”며 기술력과 디자인의 조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1984년에 시작된 42년의 전통의 홍콩의 ‘APLF 2026’ 전시회에서 ‘엘노어(ELNORE)’가 슈즈 브랜드로 ‘올해의 최고 디자인상’을 수상해 글로벌 바이어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왼쪽부터 김미혜 엘노어 대표, 홍재희 하이서울쇼룸 대표, 김아라 소마르 대표)

◇ 실용과 예술 아우른 ‘투 트랙 전략’, 전시회 현장 ‘뜨거운 열기로 가득’
엘노어의 강점은 예술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미혜 대표는 시장의 요구를 읽는 트렌디한 라인업 구성을 통해 브랜드의 자생력을 확보해왔다. 엘노어는 대중적인 디자인의 ‘에브리데이(Everyday)’ 라인과 브랜드의 독창성을 극대화한 ‘메모러블(Memorable)’ 라인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이번 전시에서 에브리데이 라인의 신제품인 ‘노타(Knota)’와 ‘볼드 리들리(Bold Ridley)’ 샌들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아시아권 바이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흥미로운 점은 국가별로 뚜렷하게 엇갈린 반응이었다. 김 대표는 “러시아 시장의 경우 저희의 메모러블 라인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가격 대비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베트남 바이어들과의 밀도 있는 상담이 이어졌으며, 특히 한 중국 대형 바이어는 오전에만
부스를 세 차례나 다시 찾아 특정 모델을 직접 착용해보는 등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해당 바이어는 엘노어의 창업 배경과 생산 공정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력 의지를 불태웠다.

엘노어는 대중적인 디자인의 ‘에브리데이 (Everyday)’ 라인과 브랜드의 독창성을 극대화한 ‘메모러블(Memorable)’ 라인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제품군을 전개한다.

과거 K-패션이 인종별 발 모양에 따른 ‘사이즈 저항’에 부딪혔던 것과 달리, 이제는 높아진 K컬처의 위상 덕분에 바이어들이 먼저 디자인과 기능성의 조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이다. 그녀는 “예전에는 사이즈 문제로 바이어들이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능성과 디자인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적극적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생생히 전했다. 이러한 반응은 향후 엘노어가 어떤 글로벌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할지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 ‘완벽한 결과물이 주는 당당함’, K-컬처 ‘글로벌 슈즈 하우스‘ 목표
인터뷰 내내 느낀 김미혜 대표의 가장 큰 자산은 제품에 대한 타협 없는 태도였다. 그녀는 이번 수상이 “우리가 추구해온 디자인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받은 계기”라며, 더욱 견고한 디자인 철학을 다져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단독 부스가 아닌 서울시가 운영하는 하이서울쇼룸 통합 부스를 통한 참가는 오히려 다른 유망 브랜
드들과 시너지를 내며 한국 패션의 저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기회가 되었다.

하이서울쇼룸을 위탁 운영하는 제이케이디자인랩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엘노어가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되어주었다.

김 대표는 이번 전시를 “코로나 이후 정말 오랜만에 참가한 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첫날부터 북새통을 이룬 부스 분위기 덕분에 K-패션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당장 눈앞의 수주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이번 전시에서 얻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신중하게 소통
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미혜 대표는 엘노어를 통해 K-슈즈 브랜드를 넘어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글로벌 슈즈 하우스’로 성장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다.

“더욱 노력해서 다음 도전에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녀의 다짐에서, 단순한 슈즈 브랜드를 넘어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글로벌 슈즈 하우스’로서의 엘노어의 미래가 선명하게 그려졌다.

김미혜 대표와의 대화는 패션이 단순한 장식을 넘어, 한 개인의 당당함을 완성하고 정체성을 표현하는 강
력한 도구임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도자기를 빚는 장인의 마음으로 굽 하나하나에 혼을 담는 그녀의 열정이 계속되는 한, ‘엘노어’의 길은 곧 K-슈즈가 패션계에 남기는 또 하나의 아카이브가 될 것이다. 10년 뒤에 우리는 아마도 파리와 밀라노, 뉴욕의 거리를 누비는 ‘마제스티 힐’을바라보며 이번 수상이 K-패션 분야에서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음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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