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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4월 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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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트렌드 수명 ‘6개월’의 벽…두쫀쿠·버터떡·창억떡 그 다음은?

마이크로 트렌드의 기업화가 초래한 리테일 생태계의 명암

최근 F&B 시장에서는 트렌드의 수명 주기가 과거 2~3년 단위에서 3~6개월 단위로 급격히 단축되고 있다.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 버터떡, 창억떡 등 특정 카테고리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된 후, 채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소멸하거나 재고로 남는 경우가 빈번해 저가 경쟁 시장으로 편입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는 단순한 소비자 취향의 변화가 아니라, SNS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트렌드가 대형 유통사의 기민한 추격 전략과 맞물리며 발생한 리테일 구조 변화의 결과물이다. 이제 F&B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의 영역에서 ‘휘발성 콘텐츠’의 영역으로 이동하며 이는 제조사와 유통 플랫폼 모두에게 수익 구조 재편을 강요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신규 인기 디저트 ‘두쫀쿠’와 ‘버터쫀득모찌'(사진 이디야커피)

 ‘스몰 브랜드’의 발굴과 대기업의 ‘속도전’이 만든 시장 왜곡
과거 F&B 트렌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기획이나 대기업의 신제품 출시를 통해 상향식(Top-down)으로 형성됐으나, 현재는 소상공인이나 로컬 맛집 중심의 하향식(Bottom-up) 변화가 지배적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기반으로 한 ‘희소성 마케팅’이 소규모 매장의 매출을 견인하면,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춘 대형 유통사가 이를 즉각적으로 포착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식품관의 팝업스토어 교체 주기는 1~2주 단위로 짧아졌고 이는 트렌드의 확산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가속화하는 핵심 동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자본력과 인프라는 트렌드의 ‘대중화’와 동시에 ‘가치 하락’을 불러온다. 편의점 업계는 2023년 이후 트렌드 상품의 상품화 기간(Concept to Shelf)을 평균 1~2개월 수준으로 단축했다.

‘GS25’와 ‘CU’가 선보인 창억떡, 두쫀쿠 등 응용 상품들은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시장 규모를 키웠으나, 이는 동시에 원조 브랜드가 가진 희소 가치를 빠르게 잠식한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원재료 수급을 독점하거나 유사 제품을 저가에 대량 공급하면서, 트렌드를 선도했던 소상공인들은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도 전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시장에서 퇴출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전국 이마트 베이커리에서 선보인 ‘고메 버터떡’ (사진 신세계푸드)

플랫폼 권력의 이동과 리테일 전략의 재편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유통 플랫폼의 수익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커머스의 강세 속에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은 ‘집객(Traffic)’을 위한 수단으로 F&B를 활용한다.

특정 디저트가 유행하면 해당 품목의 마진보다는 그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유입되는 유동 인구와 그들이 타 매장에서 소비하는 연관 구매 매출에 집중하는 것이다. 2023년 주요 백화점의 식품 부문 매출 성장률이 평균 10%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F&B 브랜드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은 플랫폼이 트렌드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사례를 봐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일본의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지역 기반의 작지만 강력한 F&B IP를 발굴해 PB 상품화하는 전담 팀을 강화했고, 이는 단순 납품을 넘어 IP 자체를 유통사가 장악하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파리바게뜨 ‘버터쫀떡’ (사진 파리바게뜨)

국내에서도 대형 마트와 편의점이 자체 브랜드(PB)를 통해 유행 품목을 즉각 생산하면서, 시장은 ‘창의적 기획자’와 ‘효율적 복제자’ 간의 비대칭적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를 20~30% 이상 절감하며 시장을 장악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F&B 시장의 다양성을 해치고 트렌드 소멸 속도를 높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에 소상공인과 중소 브랜드는 단순 제품 트렌드에 편승하기보다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과 D2C(소비자 직접 판매)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유통 대기업의 복제 전략에서 자유로우려면 물리적 제품을 넘어선 팬덤 기반의 커뮤니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 리테일의 승부처는 ‘누가 더 빨리 유행을 복제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트렌드의 유효기간을 조절하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가’에 달려 있다.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위해 트렌드를 소모하는 현재의 방식은 시장 전체의 피로도를 높이고 소비자의 변덕을 가중시킬 뿐이다. 이제는 유통 플랫폼과 제조사가 협업하여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콘텐츠 기획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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