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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PB, 입점 브랜드와 상호 보완 효과 실증

동국대·전남대 연구팀, 소비자 구매 이력 추적 결과…베이직 상품군 '믹스앤매치' 시너지 확인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의 자체 브랜드(PB) 영역 확장을 둘러싸고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의 이해 상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무신사(대표 조만호 조남성)는 이러한 시장의 우려 속에서 자체 브랜드와 입점 브랜드의 상생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한 학술적 검증을 진행했다. 유통업계에서는 PB 상품이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의 매출을 잠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으나, 실제 소비자 행동 데이터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최근 패션 대중의 소비 행태는 단일 브랜드에 종속되기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조합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시장에서는 저렴하고 기본적인 의류를 바탕에 두고 독창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섞어 입는 ‘믹스앤매치(Mix & Match)’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소비자 행동 변화는 플랫폼 내 상품 소비 방식을 보다 다차원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된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단순한 마진 확보 수단이 아닌, 플랫폼 전체의 트래픽을 유도하는 앵커 상품으로 포지셔닝해 왔다. 기본물 중심의 PB 상품군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이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디자이너 브랜드로 분산시키는 전이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이는 독점적 경쟁을 지양하고 생태계 전반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플랫폼 설계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동국대학교 이유석 교수와 전남대학교 김종대 교수 연구팀은 ‘2025 무신사-동국대 산학협력 연구’를 통해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미시적 데이터로 입증했다. 연구진이 소비자의 장바구니와 구매 이력을 순차적으로 추적한 결과, 무신사 스탠다드의 누적 구매 횟수와 금액이 많을수록 다음 거래에서 입점 브랜드를 선택하는 확률과 지출 비중이 동반 상승했다.

특히 PB 제품과 함께 가장 많이 묶음 구매된 의류 브랜드의 95% 이상이 스타일이 겹치는 베이직 및 SPA 성향의 입점 브랜드로 나타났다. 이는 거시적 거래액 상관관계만 확인했던 2024년의 선행 연구 결과에서 한 단계 나아가, 개별 소비자의 실질적 구매 전이 효과를 정밀하게 규명한 성과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증 결과가 플랫폼 PB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프레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연구를 주도한 이유석 교수는 치열한 유통 환경에서 플랫폼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PB 운영은 필연적이며, 관건은 유입된 수요를 입점 브랜드로 연결하는 ‘촉발제 역할’의 설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는 PB를 활용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고도화된 상생 모델 구축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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