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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외식 프랜차이즈, 양적 확장 내려놓고 ‘글로벌 표준화’로 질적 전환

K-푸드 열풍이 일시적 신드롬을 넘어 글로벌 상권에 정착하면서 국내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해외 확장 방정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진출 국가 수나 단기 매장 출점 실적이 프랜차이즈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지표로 활용됐으나, 현지 공급망 구축 실패와 들쑥날쑥한 매장 관리로 브랜드 자산이 훼손되는 부작용이 지속해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외식 유통 업계는 단순한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양하고, 본사 주도의 엄격한 글로벌 운영 표준을 이식해 안정적인 로열티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내실 경영 체제로 선회하고 있다.

국내 외식 시장에서 검증된 프랜차이즈 모델이 해외 시장에서도 동일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본사의 브랜드 운영 체계가 표준화되어야 한다. 해외 마스터 프랜차이즈(MF) 파트너사의 역량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식자재 조달부터 매장 동선, 위생, 인력 운영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구조적 장치가 필수가 됐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은 현지 유통 인프라가 미흡하거나 파트너사의 품질 관리가 미달할 경우 사업권을 회수하는 강도 높은 결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종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는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의 중심을 매장 수 확대에서 국내와 동일한 고객 경험 구현으로 옮겼다.

맘스터치 글로벌 표준화 매뉴얼북 3종(제공 맘스터치앤컴퍼니)

맘스터치는 매장 운영, 매장 디자인, 사업 구조의 3개 영역을 체계화한 글로벌 표준 매뉴얼북을 구축하며 사업 전 과정의 표준작업절차(SOP)를 명확히 했다. 계육의 입고부터 가공, 콜드체인 유통, 피크타임 동선 관리에 이르는 글로벌 SCM 및 QSC 기준을 정립한 결과, 현지 기준 미달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라오스 진출 당시 본사의 자체 품질 기준을 미충족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공급업체를 거래에서 제외했으며, 태국 시장에서는 기존 파트너사의 운영 수준 하락에 따라 MF 계약을 권유 회수하고 싱가포르 페어프라이스 그룹을 신규 파트너로 선정해 사업 구조를 다시 재정비했다. 직진출한 일본에서는 시부야, 하라주쿠 등 5개 매장을 운영하며 구글 평점 4.2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으며, 이러한 검증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신규 시장과의 MF 계약을 확장 중이다.

디저트 전문 프랜차이즈 설빙 역시 핵심 거점 확보와 표준화된 메뉴 운영을 결합한 스케일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설빙은 미국 가맹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등 주요 지역에 5개 매장을 안착시켰으며 연내 30여 개의 신규 가맹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 애리조나 템피 레이크하우스점과 태국 방콕 센트럴 노스빌점 등 대형 쇼핑몰 및 주요 상권 거점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지는 한편, 한국 시그니처 메뉴와 현지화 메뉴를 결합한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시장 내 논데어리(Non-Dairy) 빙수 개발과 동남아 시장 내 1인용 설빙 라인업 도입 등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메뉴 고도화가 해외 시장 연착륙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리안 디저트 카페 설빙이 태국 논타부리에 오픈한 ‘센트럴 노스빌점’ 매장 현장(제공 설빙)

외식 기업들의 글로벌 표준화 및 메뉴 고도화 전략은 유통 구조적 관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변화를 시사한다. 해외 가맹 사업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리스크인 자질 미달 파트너사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과 물류망 단절을 차단하는 통제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매장 출점에 따른 일회성 마스터 프랜차이즈 가맹비 수취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SCM 공급 매출과 안정적인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하는 자산 효율적(Asset-light) 모델로의 진화다.

글로벌 리테일 상권에서도 검증된 QSC 매뉴얼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K-외식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테넌트 유치가 중요한 해외 대형 쇼핑몰과 디벨로퍼들은 일시적 트렌드에 기댄 브랜드보다 본사의 운영 통제력이 입증된 프랜차이즈를 우선 배치하는 추세다. 이는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초기 리스크를 대폭 낮추고 글로벌 대형 유통 파트너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결국 K-외식 프랜차이즈의 성패는 현지 상권의 변동성 속에서도 본사의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퀄리티를 얼마만큼 균일하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글로벌 표준 매뉴얼 확립과 품질 중심의 타협 없는 파트너십 관리는 해외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분기점이 될 것이다. 향후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외식 브랜드와 유통사들은 무분별한 매장 확대에 앞서 타협 없는 QSC 기준과 콜드체인 기반의 SCM 인프라를 먼저 설계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인 로열티 수익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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