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aily NewsF&B초고가 희귀 와인부터 각인 위스키까지, 명절 주류 시장 바꾼다

초고가 희귀 와인부터 각인 위스키까지, 명절 주류 시장 바꾼다

가격대별 대량 구성 벗어나 희소성·직거래·체험형 공간 결합한 리테일 큐레이션 부상

국내 명절 주류 선물 시장의 거래 축이 기존의 일률적인 가격대별 대량 세트 구성에서 벗어나 수집 가치와 취향, 현장 체험을 강조하는 세분화된 큐레이션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 일반 소비재의 구매 지형이 실속형으로 재편되는 반면, 주류 영역에서는 개별 취향을 정밀하게 반영한 초고가 파인 와인(Fine Wine)과 맞춤형 위스키, 모던 스타일 사케로의 양극화 소비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주류 전문관과 주요 백화점은 단독 소싱 인프라와 직거래 망을 전면에 배치하며 프리미엄 주류 카테고리를 오프라인 상권의 핵심 앵커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주류 선물 시장에서 획일화된 브랜드 세트의 판매력이 약화된 배경에는 주류 소비층의 지식 수준 향상과 취향의 다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대중적인 와인과 위스키가 일상적인 유통 채널을 통해 널리 보급되면서, 명절과 같은 특수 시즌에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 빈티지나 소량 생산 와인, 혹은 받는 이의 이름을 새긴 커스텀 제품처럼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닌 주류가 선호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리테일 기업들의 매장 운영 및 소싱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매대에 단순 진열해 판매하는 기존 유통 방식으로는 시음 적기와 보관 상태에 민감한 프리미엄 주류 구매층을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통사들은 전문 와인 셀라 구성을 고도화하고, 매장 내 유료 시음 전용 공간(Tasting Tap)이나 와인 클래스를 배치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체험형 유통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류 시장의 세분화 흐름은 주요 리테일 기업들의 이번 명절 상품 기획 데이터에서 명확히 입증된다. 롯데마트의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는 올 추석 400여 종의 주류 선물을 선보이며 희소성과 맞춤형 서비스, 카테고리 다변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보틀벙커 추석 주류 선물세트 홍보 이미지(제공 롯데마트)

국내 소량 입고되는 희귀 샴페인 ‘자크셀로스 섭스탕스(199만 원)’와 ‘자크셀로스 VO(149만 원)’를 한 자릿수 물량으로 확보했으며, 보르도 1등급 와인인 ‘샤또 무똥 로스췰드 2016(179만 원)’과 ‘샤또 마고 2016(159만 원)’ 등 독점성을 띤 하이엔드 라인업을 배치했다. 동시에 스테디셀러 위스키인 ‘조니워커 블루(26만 8,000원)’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병 표면에 문구를 새겨주는 무료 각인 프로모션을 전점에서 진행해 기성 제품에 커스텀 가치를 부각시켰다.

보틀벙커는 최근 페어링 트렌드와 일본 여행 증가로 수요가 급증한 사케 카테고리도 대폭 강화했다. 연간 사케 매출 신장률이 2024년 7.6%, 2025년 8.5%로 지속 성장함에 따라 올해 추석 사케 품목 수를 전년 대비 51.5% 늘려 총 20여 종의 라인업을 운영한다.

일본 현지 인기 브랜드인 ‘유키노마유 준마이다이긴죠(6만 2,800원)’ 등을 도입해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잠실 보틀벙커 비스트로에서는 캘리포니아 주요 산지 와인 50여 종을 유료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 탭’과 전용 페어링 푸드, 와인 클래스를 운영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하우스오브신세계 와인셀라의 소싱 역량을 집약해 단독 컬렉션과 희귀 와인 중심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200여 개 생산자, 1,500여 종의 피노 누아 컬렉션을 바탕으로 ‘미쉐린 그레이프’ 최고 등급인 3 Grapes 생산자 9곳의 와인을 모두 갖췄다.

수석 컬렉터를 겨냥해 ‘도멘 르로아 끌로 드 부조 GC 98(2,150만 원)’, ‘도멘 아르망 루쏘 샹베르땅 GC 00(1,500만 원)’,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 로마네 생 비방 GC 98(1,494만 원)’ 등 초고가 부르고뉴 컬렉션을 제시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하우스오브신세계 와인셀라

또한 전 세계 화이트 와인의 정점으로 꼽히는 몽라셰 그랑 크뤼 와인을 집중 모은 ‘몽라셰 컬렉션’을 통해 ‘도멘 장 샤르트롱 몽라셰 그랑 크뤼 23(385만 원)’, ‘도멘 르플레브 바타르 몽라셰 그랑 크뤼 00(370만 원)’ 등을 단독 기획했다.

특히 생산자 셀러에서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들여오는 ‘엑스 셀라(Ex-Cellar)’ 컬렉션을 통해 리베르 파테르, 할란, 시네콰 논 등 해외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희귀 와이너리와의 직거래 물량을 선별함으로써 제품의 신뢰도와 정통성을 확보했다.

주류 전문 매장과 백화점이 주도하는 하이엔드 큐레이션 전략은 단순한 시즈널 매출 증대를 넘어 리테일 기업의 고객 1인당 평균 결제 단가를 올려주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검증된 프리미엄 주류 및 단독 소싱 라인업은 유통 채널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이나 일반 유통 채널이 대체할 수 없는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쟁력을 제공한다.

앞으로 주류 유통 시장에서는 단순히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해 정가에 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와이너리와의 직거래 네트워크(Ex-Cellar)를 확장하고 오프라인 매장 내 시음 인프라와 커스텀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큐레이션 역량이 핵심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유통사와 브랜드는 세분화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식 페어링과 수집 가치를 충족시키는 특화 상품을 지속 발굴해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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