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 상권의 공실률이 8.5%로 낮아지며 임대차 시장이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씀씀이도 커지면서 명동과 강남 등 주요 상권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서울 리테일 마켓비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6대 가두상권의 평균 공실률은 8.5%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번 회복세를 이끈 건 외국인 관광객이다.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1071만명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에만 약 595만명이 다녀갔다. 더 눈에 띄는 건 씀씀이다. 외국인의 신용카드 소비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8% 급증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의 고환율을 유지하면서 한국 여행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데다, 예전처럼 단체관광객이 면세점에서 몰아서 쇼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뷰티·패션·의료·웰니스 등을 개별적으로 즐기는 소비로 바뀐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상권별로는 명동이 가장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다. 명동의 공실률은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떨어진 4.4%로, 6개 상권 중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국어 서비스와 세금 환급(택스리펀)을 갖춘 대형 약국과 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들어선 결과다.
강남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공실률은 12.8%로 여전히 다른 상권보다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1%포인트나 낮아지며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한남·이태원 상권의 공실률은 7.0%로 한 자릿수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홍대(10.4%)와 청담(11.9%)은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성수 상권은 유일하게 공실률이 오른 곳이다. 2분기 공실률은 4.5%로 전 분기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상권 침체의 신호로 보지 않는다. 그동안 짧게 열었다 닫는 팝업스토어 위주였던 성수가, 브랜드들이 세계관과 경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대형·상설 플래그십 매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변화라는 설명이다. 매장을 더 크고 완성도 높은 공간으로 옮기는 브랜드가 늘면서 공실이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체험형 리테일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구매력을 갖춘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올 2분기에는 명동에 라네즈 플래그십 매장과 재단장한 유니클로가 문을 열었고, 강남에는 데카트론이, 성수에는 올리브영 뷰티맨션이 들어섰다. 도산공원에는 브로슈워커가 자리 잡았다. 이 밖에 한남에는 마시모두띠, 청담에는 폴로 랄프로렌과 롤렉스 등 글로벌 최상급 브랜드들의 신규 출점도 속속 예정돼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윤화섭 리테일 임대총괄 상무는 “개별 관광객 중심의 소비 구조 변화와 고환율 호재가 맞물려 외국인 소비력이 크게 향상되었다”며 “이에 발맞춰 브랜드들 역시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상권 내 핵심 랜드마크 자산을 확보해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는 대형 플래그십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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