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생산 현장의 8시간 초과 야간 근무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27일 전격 발표했다. 이는 지난 25일 대통령이 직접 SPC 공장을 방문해 장시간 근무에 의한 사고 발생 문제를 강하게 지적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던 ‘밤샘 노동’ 관행을 끊어내겠다는 선언이지만, 노동계는 과거에도 유사한 약속이 있었다며 실질적인 이행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SPC ‘인력 확충, 생산라인 전면 재편… 10월부터 시행’
SPC그룹은 이날 긴급 개최한 대표이사 협의체 ‘SPC 커미티’를 통해 근무제 개편을 포함한 생산 시스템 전면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고 선언하면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SPC는 필수 품목 외 야간 생산 최소화, 인력 충원을 통한 근무조 개편, 생산량 조절 및 라인 재편 등을 통해 8시간을 초과하는 야간 연장근무를 원천적으로 없앨 계획이다. 또한 주간 근무 시간 역시 점진적으로 줄여나가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로 인한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번 개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며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되는 일터를 만들도록 적극적인 개선과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개선안은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거쳐 오는 10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의 경고’가 이끌어낸 변화… 그러나 싸늘한 시선
SPC의 이번 발표는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적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은 정말 바꿔야 한다”며 SPC에서 반복되는 끼임 사망사고의 배경으로 장시간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최고 권력자의 질타에 즉각적인 개선안이 나온 것을 두고, 정치권과 사회의 압박이 기업의 경직된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2022년 10월 평택 SPL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직후, 허영인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며 안전 경영 강화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산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장시간 야근 제한이라는 방향 자체는 환영하지만, 과거의 약속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수포로 돌아갔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번 발표가 대통령 방문에 따른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노동 강도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진정한 작업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SPC의 이번 선언은 또다시 ‘진정성’을 시험받게 됐다. 인력 충원과 생산량 조절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실제로 이행해 ‘결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발표 역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에 그쳤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월급만 깍일 듯 ..
의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