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의 지형도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과거 백화점의 권위를 상징하던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은 이제 ‘누가 더 힙한 K-브랜드를 먼저 입점시키느냐’는 콘텐츠 큐레이션 전쟁으로 전환됐다. 소비 침체 속에서도 MZ세대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은 샤넬 오픈런이 아닌, 온라인에서 팬덤을 쌓은 신진 브랜드와 캐릭터 IP(지식재산권) 팝업스토어다.
2025년 1분기 기준, 주요 백화점 3사의 팝업스토어 운영 횟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증가했다. 특히 팝업스토어는 이제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백화점 전체 매출의 15~20%를 직·간접적으로 견인하는 핵심 테넌트로 안착했다.
최근 성수동과 한남동에서 급성장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르디 메크르디’, ‘세터’ 등은 백화점 입점과 동시에 동일 조닝 내에서 상위권 매출을 기록하며 효자 종목으로 등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명품이 집객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SNS에서 화제가 되는 테넌트 하나가 수만 명의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 ‘K-리테일’의 글로벌화
2025년은 외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회복의 정점을 찍는 해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은 이미 400만 명을 넘어섰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쇼핑 리스트다. 면세점 화장품 대신 명동과 잠실, 여의도의 백화점에서 한국 MZ세대가 입는 옷과 먹는 디저트를 구매하는 ‘로컬 경험’ 소비가 주류가 됐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3월까지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사 기준 10%를 돌파했으며, 더현대 서울은 무려 15%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외국인 전용 라운지를 확대하고, 글로벌 결제 시스템과 택스 리펀드(Tax Refund) 서비스를 강화하며 ‘K-쇼핑 성지’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공간 혁신 경쟁, ‘물건 말고 경험을 판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최근 8층 ‘뉴 스트리트’에 이어 9층과 10층을 아우르는 초대형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통해 식품관의 격을 높였다. 롯데백화점 역시 본점과 잠실점을 중심으로 대형 IP 콜라보레이션을 정례화하며 ‘콘텐츠 백화점’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매장 리뉴얼을 넘어 리테일의 정의를 바꾸고 있다. 2025년의 백화점은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MZ세대가 자신들의 취향을 확인하고 인증하는 ‘문화 거점’으로 진화했다.
2025년 하반기 이후 유통업계는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테넌트 추천 서비스와 함께, 국내에서 검증된 K-테넌트를 해외로 직접 수출하는 전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형 복합쇼핑몰 모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 유통사의 해외 영토 확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래 유통 시장의 승자는 ‘누가 더 빠르게 변화하는 MZ세대의 취향을 데이터로 읽어내고, 이를 오프라인 공간에 감각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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