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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생존 전략 된 ‘이종 협업’…경험 소비 공략

국내 유통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오프라인 기반 리테일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상품(Product) 중심에서 공간과 경험(Experience)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의 이색 협업이 단순 화제성 확보나 단기 판촉 목적에 머물렀다면, 최근의 이종 산업 간 컬래버레이션은 리테일 구조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D2C 활성화와 플랫폼 다각화를 통한 유통 구조 효율화
리테일 시장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특히 F&B 콘텐츠는 소비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방문 목적성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패션·슈즈 브랜드들이 로컬 브루어리나 디저트 브랜드와 협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 내 F&B 결합형 팝업스토어는 일반 매장 대비 체류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이는 연계 상품의 구매 전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진=리프(REEF))

이종 협업은 유통 채널 다각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브랜드들은 자사몰(D2C)과 무신사, 29CM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협업 컬렉션을 먼저 공개한 뒤 이를 오프라인 팝업이나 백화점 거점 매장으로 연결하는 O4O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채널별 특성에 맞춘 단계적 론칭 방식은 초기 마케팅 비용과 재고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특정 유통망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비치 슈즈 브랜드 리프(REEF)는 최근 부산의 대표적인 로컬 수제맥주 브랜드 고릴라 브루잉과 손을 잡고 차별화된 오프라인 캠페인을 진행한다. 리프의 시그니처 모델인 패닝(FANNING)은 아웃솔에 보틀 오프너가 내장된 독창적인 제품으로, 이를 직관적으로 인지시키기 위해 고릴라 브루잉 해운대 비치점에 전시 및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오는 5월 30일 개최되는 오프닝 팝업 파티에서 한정판 협업 수제맥주를 처음 공개하고 6월 한 달간 소비자가 신발 밑창의 오프너로 맥주를 직접 개봉하는 역동적인 기믹을 제공함으로써, 서프 문화라는 고유의 헤리티지를 유통 공간 내에 안착시키는 전략이다. 해당 라인업은 자사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슈마커, 무신사, 롯데백화점 잠실점 팝업 등 온·오프라인 전방위 채널을 통해 유통된다.

(사진=형지I&C ‘본(BON’)

형지I&C가 전개하는 프렌치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 본(BON) 역시 프리미엄 수제 아이스크림 브랜드 글라쇼(Glacechaud)와의 협업을 통해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지난 4월 공개된 협업 컬렉션은 글라쇼의 시그니처 메뉴 색감을 스트라이프 패턴과 컬러믹스로 재해석한 의류 및 잡화 3종으로 구성됐다. 본(BON)은 공식 온라인몰과 무신사에 제품을 선공개하며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어 상품 착용과 아이스크림 시식이 동시에 가능한 복합 팝업 스토어를 개설했다.

취향의 파편화가 가져온 리테일 플랫폼의 재편
이러한 시장 변화는 대량 생산과 대규모 유통망에 의존하던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소비자의 취향이 극도로 세분화되는 ‘마이크로 트렌드’ 시대에 리테일러들은 자사 상품만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종 산업 간 컬래버레이션은 서로 다른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고, 이종의 핵심 타깃층을 상호 흡수하는 ‘교차 마케팅’의 극대화된 형태다.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매장 인프라를 단순 상품 진열대에서 가변적인 팝업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이 고정 테넌트를 줄이고 분기별, 혹은 월별로 교체되는 이색 협업 공간을 전면에 배치하는 구조적 변화가 이를 증명한다. 결국 이종 결합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유통 플랫폼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고 입점 브랜드의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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