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재산리, 해발 700m의 높은 산자락에는 특별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탁 트인 산세와 맑은 공기가 어우러진 이곳은 단순한 농장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공존하는 복합 공간이다.

약 3,500평 규모의 부지에는 민박과 카페를 비롯해 사과 과수원, 상추 재배 시설, 굴비 덕장이 함께 조성돼 있다. 이곳은 정용권 대표가 생활하는 터전이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작업실이며, 방송 촬영과 기업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용구니아지트’이다. 한때 산악 전문 사진가이자 드론 촬영 전문가로 국내외를 누볐던 정 대표는 이제 평창에서 새로운 삶을 써 내려가고 있다.

히말라야와 백두대간을 누비며 카메라를 들었던 그는 지금은 흙을 일구고 작물을 키우는 농부가 됐다. 스스로를 ‘아직도 배워가는 어설픈 농부’라고 표현하지만, 그의 하루는 누구보다 치열하다. 정 대표는 “농사라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고, 직접 키운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보람입니다. 상추와 굴비에 이어 최근에는 사과 재배까지 시작하며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용권 대표가 평창에 정착한 뒤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민박 운영이었다. 이후 지인의 권유로 상추 농사를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농업에 발을 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평창에서 고추장 굴비를 맛본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떠올렸다.

◇ 평창 골바람 맞은 최고의 맛… 굴비 맛 1등 공신 ‘비닐하우스 돔’
‘바다가 아닌 해발 700m 산중에서 굴비를 말리면 어떤 맛이 날까.’ 호기심에서 시작된 실험은 곧 현실이 됐다. 대관령 특유의 차가운 바람과 큰 일교차를 활용해 굴비를 건조한 결과, 비린내는 줄고 담백한 풍미는 살아난 새로운 스타일의 굴비가 완성됐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평창 700굴비’다.
정 대표는 “대관령과 용평 일대에는 황태 덕장이 많습니다. 황태가 이 환경에서 최고의 맛을 내듯 굴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비닐하우스 형태의 돔 덕장은 외부 환경을 적절히 조절해 주면서도 자연 바람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굴비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시험 삼아 100마리만 건조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듬해에는 2만 마리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준비한 물량이 빠르게 완판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올겨울에도 덕장 두 곳에는 각각 5,000마리씩, 모두 1만 마리의 굴비가 걸릴 예정이다. 해발 700m의 혹독한 자연환경이 최고의 숙성 조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곳은 서울 관악산보다도 높은 해발 700m입니다. 겨울이면 기온이 영하 10도에서 많게는 영하 25도까지 떨어지고, 강한 골바람과 폭설이 이어집니다. 굴비는 약 70일 동안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며 천천히 숙성되고, 그 과정에서 특유의 깊은 맛과 식감이 만들어집니다”라고 말했다.

◇ 히말라야 12곳 누비던 산악 영상 전문 아웃도어맨…제2의 인생 시작
지금은 농부로 알려져 있지만 정용권 대표의 첫 번째 인생은 산과 함께했다. 지난 1996년 디지틀조선일보 영상제작부 카메라 감독으로 활동하던 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악부 창립 30주년 기념 히말라야 아마다블람 원정대에 촬영감독으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산악 영상 전문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SBS 다큐멘터리 ‘히말라야 사나이’ 시리즈를 통해 마나슬루를 비롯한 히말라야의 거대한 자연과 산악인들의 치열한 도전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등반가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1998년에는 조선닷컴 히말라야 원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프로젝트를 맡았고, 1999년에는 KBS ‘일요스페셜’ 백두대간 종주 촬영팀에 참여해 57일간 백두대간 전 구간을 함께 완주했다. 2003년에는 박영석 대장의 북극 원정을 동행하며 영하 50도의 극한 환경 속에서 생존과 도전의 의미를 몸소 경험했다.

정용권 대표는 “수많은 산을 오르내리며 얻은 가장 큰 자산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결국 길이 열린다고 믿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도 그 경험 덕분입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사과 재배다. 3,500평 규모의 부지에 사과 부지는 약 1,200평 규모로 500주의 사과나무 4종류를 심고 본격적인 과수 농업에 나섰다. 평창의 큰 일교차와 청정 자연환경은 당도 높은 사과 생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는 꾸준한 관리와 재배 기술을 바탕으로 품질 좋은 사과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 대표는 “올가을에는 만족할 만한 품질의 사과를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굴비뿐 아니라 사과 역시 ‘용구니아지트’를 대표하는 특산물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애플선셋 카페’ 오픈…편안한 휴식과 행복을 주는 ‘핫 플레이스’로
‘용구니아지트’는 농장만 있는 공간이 아니다. 방문객들이 자연 속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민박과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새롭게 오픈한 ‘애플선셋(applesunset) 카페’는 현재 정 대표의 둘째 아들이 도맡아 운영 중이다.
민박은 숙박객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롭게 머물 수 있으며, 객실에는 2,000장이 넘는 LP 음반이 비치돼 있어 취향에 맞는 음악을 감상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러한 감성적인 분위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크리스마스 시즌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정 대표는 “평창역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라 접근성이 좋고, 편의점도 가까워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자연 속에 있지만 불편하지 않은 휴식 공간을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용권 대표는 농사를 짓고 민박과 카페를 운영하면서도 여전히 카메라와 함께 하고 있다. 영상 제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유튜브와 SNS를 통해 평창의 사계절과 농장의 일상, 굴비와 사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록하며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에게 ‘용구니아지트’는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머물며 쉼과 행복을 나누는 공간이자,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무대다.
정 대표는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이 잠시라도 일상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자연이 주는 여유와 따뜻한 추억을 선물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누구든 부담 없이 편하게 찾아오셨으면 합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SSF샵-로고[1]](https://tnnews.co.kr/wp-content/uploads/2025/08/SSF샵-로고1.png)


![네이버볼로그[1]](https://tnnews.co.kr/wp-content/uploads/2025/08/네이버볼로그1-300x133.jp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