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9월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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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2021년 ‘코로나 위기 무색’ 매출 1조 클럽 11개로 증가

명품, 아웃도어, 골프 덕에 고성장, 신세계 강남점 3년 연속 2조 매출

코로나 확산으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백화점만큼은 2021년도에 밝은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국내 주요 백화점 70곳의 매출을 확인한 결과 11곳에서 1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고른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 강남점이 2조4939억9600만원을 기록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고, 이어 롯데 잠실(월드타워 포함)이 1조7973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롯데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 현대 판교, 신세계 대구, 현대 무역, 현대 본점, 롯데 부산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신세계 본점이 1조를 돌파했다.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을 합산한 전체 매출도 33조 9926억 7400만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찍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전체 32개 지점 가운데 6개를 빼곤 성장했다. 2020년에는 반대 상황이었지만 1년 만에 반등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롯데 본점은 조만간 전면 리뉴얼 공사가 모두 완료되면 신세계강남점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조사한 백화점 70개 중에서 전년대비 매출 하락을 기록한 곳은 단 9곳에 불과했다. 2020년 매출 조사에서는 67개 매장 중에서 단 8곳만 전년보다 성장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이다.

매출 성장세는 신세계, 갤러리아, 현대백화점 순으로 높았다. 신세계는 전국 13개 점포 합산 매출이 전년 대비 28.7% 증가한 9조6360억원, 갤러리아 5개 점포는 27.1% 증가한 2조854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갤러리아 광교는 전년 대비 60.9%나 성장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와 갤러리아는 주력 판매군이 명품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더현대서울 오픈 효과 등으로 23.7%라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롯데는 가장 많은 점포수에 힘입어 전체 매출 10조원을 넘기는 유일한 기업이 됐지만 성장률에서는 12.7%에 그쳤다. 특히, 백화점 중 가장 많은 6곳이 전년보다 매출이 떨어졌다. 그 다음 AK플라자는 5.2% 상승한 1조 14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로 출점한 백화점들은 나름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더현대서울은 출점 첫해 6637억원 매출을 거뒀고, 8월 오픈한 신세계 대전점과 롯데 동탄점도 각각 3068억원, 23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 오픈한 백화점 3사의 신규 지점은 코로나펜데믹 환경 속에서도 선전했다. 신세계 대전의 아트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오픈해 약 3천6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 상승에는 보복소비 영향이 컸다. 2020년 코로나 확산과 거리두기로 외부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됐지만,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백화점이 믿을 수 있는 물품 구매처로 인식되면서 명품을 비롯한 고가 제품 구입에 최적의 장소로 인식된 영향도 크다.

특히 명품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보다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품목 중 하나이다. 이런 특수성으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의 주요 명품들의 신제품이 나오거나 할인행사가 열리면 ‘오픈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하늘길이 막힌 영향도 있다. 사람들이 여행 등 해외로 이동이 쉽지 않게 되자 여행지에서 썼던 비용을 국내로 돌렸다.

2021년 오픈한 백화점 3사의 신규 지점은 코로나펜데믹 환경 속에서도 선전했다. 롯데 동탄점은 지난해 8월 오픈해 약 2천35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 백화점, 명품을 필두로 아웃도어ㆍ골프가 전체 성장에 기여
명품과 함께 백화점 실적을 견인한 품목은 아웃도어이다. 코로나로 실내 활동이 원활하지 않자 사람들이 등산 등 외부활동으로 눈을 돌린 탓이다.

지난해 4/4분기 품목별 세부 내역이 정확하 게 나오지는 않아 3분기까지의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백화점의 유통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큰 성장세를 보였다. 아웃도어 1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1월부터 9월까지 매출 실적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성장세를 보였다.

갤러리아 명품관
롯데 부산본점
현대 무역센터점
신세계 대구점

 

현대 본점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그 어느 때 보다 주요 지점 매출이 급성장해 신규로 매출 1조 클럽에 신세계 대구점, 현대 본점과 무역센터점, 갤러리아 명품관, 그리고 롯데 부산본점 등이 합류했다.

주요 점포별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 목동점은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아웃도어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블랙야크’가 65.8%, ‘노스페이스’가 48.6%, ‘K2’가 37%, ‘내셔널지오그래픽’이 35.3% 등으로 성장했다. 매출은 16억2,200만원을 기록한 ‘디스커버리’가 가장 높았고, ‘네파’ 15억1,800만원, ‘블랙야크’가 14억5,300만원을 찍었다.

롯데 본점은 밀레의 성장이 눈에 띈다. K2, 네파, 코오롱스포츠,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전년보다 못미치는 성적표를 들었지만 밀레는 전년대비 71%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외에도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도 각각 16.6%, 12.2% 성장을 기록했다.

롯데 잠실점에서는 ‘밀레’ 139.9%, ‘노스페이스’ 40.2%, ‘디스커버리’ 33%, ‘K2’ 22.9%를 기록했다. 다만, ‘네파’, ‘코오롱스포츠’,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전년보다 뒷걸음질 쳤다.

또한 골프 시장의 활황세가 백화점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차별화된 소재와 고급스러운 브랜드를 찾는 골프 마니아의 니즈와 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일치하면서 골퍼들이 백화점으로 몰려든 것이다. 특히 신세계 강남점은 백화점 가운데 골프 브랜드 매출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난해 입점 브랜드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골프 브랜드의 백화점 매출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오픈한 백화점 3사의 신규 지점은 코로나펜데믹 환경 속에서도 선전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2월 오픈해 약 6천63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코오롱FNC의 지포어는 지난해 10월 신세계 강남점에서 월 10억원대를 달성하는 매출 기염을 토했다. 이는 지금까지 골프 분야 패션 부문에서 백화점 매출 역사상 전례없는 수치로 보고 있다. 지포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브랜드는 PXG이다. PXG가 달성한 10월 한달간 매출 7억8000만원대도 충분히 놀랄만한 수치다.

3위는 6억8000만원 매출의 타이틀리스트, 4위는 제이린드버그 5억4000만원, 5위는 마크앤로나 4억8000만원이다. 이처럼 신세계 강남점에서는 전체 21개 골프 브랜드 가운데 월 4억원대 이상 매출을 달성해야 겨우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골프 브랜드 매출이 높게 나온다.

신세계 강남에 이어 골프 브랜드 매출이 높은 백화점으로는 롯데 잠실점, 현대 무역센터, 판교 등의 지점이 있다. 한편, 지난해 백화점들의 패션 카테고리 가운데 영패션, 여성패션, 남성스포츠 분야는 기대만큼의 성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 신세계 강남점 3년 연속 2조 돌파,롯데 잠실점 다음 목표 2조 매출
지난해 백화점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곳은 신세계 강남점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9년 업계 최초로 2조원 시대를 연 후 3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는 이유는 입지적 유리함도 한몫했다. 서울 반포라는 부촌에 위치해 흔히 말해 ‘큰손’ 고객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이들을 잡기 위해 신세계 강남점은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을 선제적으로 유치해 효과를 봤다. 특히,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 면적은 모객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명품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매출 3조원을 돌파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 강남점에 이어 곧 2조 매출을 돌파할 곳으로 주목되는 곳은 롯데 잠실점이다. 롯데 잠실점은 올해 1조797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2.1% 성장했다. 잠실점 역시 입지적 장점이 성장으로 이어진 곳으로 꼽힌다. 최근 잠실점은 강남권에 거주하는 사람들 외에도 송파, 강남, 위례, 하남 등 경기도권 거주 고객들도 유입되고 있다. 고객 유입 경로가 넓은 것은 롯데 잠실점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롯데월드타워가 붙어 있다는 점은 즐길 거리의 강점을 지녔다고 분석할 수 있다.

올해 신규 출점한 곳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2월 여의도에서 문을 연 더현대서울은 신규출점 점포임에도 6637억원이라는 성적표를 들었다. 서울에서 가장 넓은 백화점 면적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콘셉트 등은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의 발길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점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롯데는 2020년에 비해서는 성장했지만 다른 업체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가장 많은 점포수를 가져 백화점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외형 매출을 올렸지만 역성장한 점포도 가장 많을 정도로 부침이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경쟁사의 출점 영향을 받아 매출이 하락한 곳도 눈에 띈다. 더현대서울의 출점으로 롯데영등포점은 전년대비 6.4% 하락한 3299억원을 기록했고, 신세계art&Science의 출점 영향을 받은 롯데대전점은 전년대비 9.8% 하락한 18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명품 의존도 높은 백화점, 수익구조 다변화 숙제

롯데 동탄점 돌체앤가바나
신세계 대전점 셀린느, 발렌시아가
신세계 대전점 코치
더현대서울 몽끌레르
더현대서울 불가리. 롯데 동탄점, 신세계 대전점, 더현대서울 2021년 백화점 성장에 명품을 필두로 골프, 아웃도어브랜드들이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을 견인한 품목은 단연 명품이었다. 막힌 해외여행으로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창구가 백화점밖에 없는 상황이 전체 매출 성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올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점포 역시 3대 명품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롯데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 현대 판교점, 신세계 대구점, 현대 무역센터점, 현대 압구정본점, 롯데 부산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신세계 본점(이상 매출 순) 중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을 갖춘 점포는 7곳에 달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매출 발생 편중이 백화점들의 성장에는 한계로 부딪힐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매출에 비해 마진이 적은 명품의 한계성으로 결국 명품 브랜드만 키워주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현재 해외여행이 막혀 명품 쇼핑이 국내로 집중돼 이들을 유치한 국내 백화점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다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 직접적인 수익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주요 백화점 지점별 2021년 매출 현황(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 등 70개점 기준)

올해 백화점들이 뷰티와 프리미엄 패션을 주요 전략 품목으로 내세운 것도 명품의 이러한 한계성에 기인한다. 명품의 마진이 낮은데 반해 나머지 패션 영역은 평균적으로 30%, 뷰티 역시 이에 준하는 마진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시행된 백화점 업계의 인사 개편도 이러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 출신의 패션 전문가 정준호 부사장을 사업 대표로 선임했다. 정 부사장은 1987년 신세계백화점 입사 후 2017년까지 30년간 신세계에 몸담은 ‘신세계맨’이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 날에서 근무하며 몽클레어, 크롬하츠, 어그 등의 해외 패션 브랜드를 국내로 들여 크게 성공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손영식 대표를 앉혔다. 손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 입사 후 신세계 상품본부장, 신세계 패션본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신세계면세점 대표 시철 3대 명품(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을 유치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판교점이 1조 2400억원이 넘는 매출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23% 이상 매출이 신장한 결과 덕분이다.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사장 체제로 계속 운영된다. 김 사장 역시 패션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현대백화점 입사후 목동점 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쳐 2012년부터 한섬 대표이사를 맡아 패션 사업을 총괄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한섬 대표에 박철규 사장을 새로 앉혔다.

경쟁사인 삼성물산 출신으로 제일모직에서 해외상품사업부장과 패션부문 패션사업 2부문장을 거쳐 2015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을 맡았다.이 같은 인사를 통해 보더라도 백화점 업계의 주력사업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뷰티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신세계는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SI)를 통해 뷰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도소매 업체 ‘퍼셀’을 설립하고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24억원을 출자해 36.92%의 지분을 보유했다.

대표이사는 서민성 백화점 코스메틱 팀장이 맡았다.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생산방식) 외사 코스맥스도 9억원을 투자해 지분 13.85%를 획득했다. ‘퍼셀’은 법인 등기에 화장품 및 화장용품 제조 및 도소매업, 화장품 및 헤어 관련 판매 및 수출입업, 건강기능식품 판매 및 수출입업, 면세 판매업, 전자상거래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등록했다. 이를 통해 신세계가 향후 화장품 사업을 확장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신세계가 자체 편집숍 ‘시코르’의 온라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볼 때 그룹 관계사인 퍼셀 또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사업에 집중해 온오프라인을 모두 키우려는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롯데는 지난해 롯데온을 통해 ‘롯데온 뷰티 어워드’를 발표하며 뷰티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바이오랜드 2명을 상무로 승진시키며 뷰티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2020년 8월 인수한 현대바이오랜드는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올해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대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더구나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패션 브랜드 한섬은 초고가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런칭하고,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클린젠코슈메슈티칼 지분 51%를 인수하는 등 뷰티 비중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 내에는 화장품 원료사, 브랜드, 유통 등이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가 완성됐다.

업계 관계자는“명품으로 인한 백화점의 호황은 불안한 요소를 분명히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이 불안 요소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카테고리를 놓고 고민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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